정치는 어렵고 선거는 복잡하다. 손안의 정보는 넘쳐나지만, 무엇이 진실인지 어떤 공약이 내 일상을 바꿀 실마리가 될지 가려내기란 결코 쉽지 않다.
[청년 정치 | 뉴권자 플레이 매뉴얼]은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한다. 여기서 ‘뉴권자(New+유권자)’는 단순히 처음 투표권을 얻은 청년 세대만을 뜻하지 않는다. 정치에 관심은 있으나 갈 길을 잃었던 이들, 선거를 줄곧 타인의 이벤트로 여겨왔던 이들, 그리고 이제 막 자신의 삶과 정치의 연결고리를 감각하기 시작한 모든 ‘새로운 유권자’를 향한 초대장이다.
본 기획은 팬덤과 알고리즘, 마타도어가 뒤섞인 혼탁한 선거 환경 속에서 청년의 시각으로 정보를 해독할 수 있는 ‘현실형 선거 가이드’를 지향한다. 단순히 후보자의 이름과 나열된 공약을 전달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유권자에게 실제로 필요한 ‘판단의 무기’를 제공하고자 한다.
이 기획의 목적지는 투표 당일의 선택 그 너머에 있다. 한 표를 던지는 찰나의 순간이 아니라 그 투표가 투표함 밖에서 어떻게 우리의 삶으로 이어지는지를 탐색한다. ‘뉴권자 플레이 매뉴얼’은 청년 유권자들이 능동적인 정치 플레이어로 서기 위한 가장 확실한 공략집이 될 것이다.
선거철이 되면 유권자들은 수많은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누구를 뽑을지 고민하는 과정에서 어떤 이는 정당을 기준으로 판단하고, 어떤 이는 후보 개인의 능력과 이미지에 주목한다. 또 어떤 경우에는 특정 정치인을 중심으로 형성된 ‘라인’이나 정치 세력을 따라 투표가 이뤄지기도 한다.
오늘날 정치 환경은 과거보다 훨씬 복잡해졌다. 정당의 이념과 정책만으로 표심이 움직이던 시대에서 벗어나 후보의 이미지와 말 한마디, 정치적 진영 구도는 물론 특정 정치인을 중심으로 한 팬덤까지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SNS와 유튜브 중심의 정치 콘텐츠 소비가 확대되면서 이러한 경향은 더욱 강화되는 모습이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정당 투표’, ‘인물 투표’, ‘라인 투표’라는 세 가지 방식이 동시에 작동하고 있다. 그 배경에는 특정 정치인과 정치 세력에 대한 강한 지지, 그리고 팬덤 정치의 확대가 자리하고 있다. 각각의 방식은 선거에서 지지층을 결집하고 정치적 선택을 돕는 나름의 합리성을 지니고 있지만, 정책과 공약에 대한 검증보다 진영 논리와 인물 중심의 판단을 강화할 수 있다는 부작용도 안고 있다.
실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난 5월 24일부터 25일까지 실시한 제2차 유권자 의식조사에서는 유권자들이 후보 선택 기준으로 ‘정책·공약’을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구 시·도의원과 구·시·군의원 선거에서는 ‘정책·공약(27.8%)’, ‘능력·경력(25.8%)’, ‘소속 정당(24.7%)’ 순으로 응답이 높았다. 비례대표 정당 선택 기준은 ‘정당의 정책·공약(27.4%)’, ‘비례대표 후보자의 능력·경력(27.1%)’, ‘후보자의 소속 정당(23.4%)’, ‘정당의 이념(13.3%)’ 순으로 조사됐다.
조사 결과만 놓고 보면 정책과 공약이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능력·경력과 정당 역시 비슷한 수준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유권자의 선택이 단일 기준이 아닌 복합적인 요소에 의해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 정치 현장에서는 정당의 이념과 이미지, 후보 개인의 역량과 호감도, 정치적 진영 구도 등이 함께 작용하며 표심을 형성한다.
그렇다면 오늘날 유권자들은 어떤 기준으로 정치인을 선택하고 있을까. 정당과 인물, 정치적 세력 사이에서 흔들리는 시대, 올바른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유권자가 살펴봐야 할 판단 기준을 짚어본다.
Guide 1 | 정당을 보고 선택하는 ‘정당 투표’…안정적 정치인가 맹목적 충성인가
정당 투표는 후보 개인보다 정당의 이념과 정책 방향, 정치 철학을 중심으로 투표하는 방식이다. 유권자는 특정 후보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더라도 해당 정당이 추구하는 가치와 정책 기조를 기준으로 선택을 내리게 된다.
정당 투표의 가장 큰 장점은 정치의 안정성과 책임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이다. 정당은 일정한 이념과 정책 노선을 바탕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유권자 입장에서는 보다 예측 가능한 정치 운영을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정당 중심 정치가 강화될 경우 정책의 일관성과 장기적인 국정 운영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반면 정당에 대한 충성도가 지나치게 강해질 경우 후보 개인의 자질과 도덕성, 전문성에 대한 검증이 소홀해질 수 있다는 한계도 존재한다. 공약과 정책보다 ‘내가 지지하는 정당’이라는 이유만으로 선택이 이뤄질 경우 유권자의 판단 폭이 좁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관련 연구에서도 이러한 경향이 확인된다. 장승진·하상응의 ‘한국 유권자의 정당일체감 : 사회적 정체성인가, 정치적 이해관계인가?’(2022) 연구에 따르면 한국 유권자의 정당일체감은 정책적 판단이나 이해관계보다는 ‘표현적 당파심’의 성격을 강하게 띠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를 두고 유권자가 정책을 비교·평가한 결과보다 특정 정당을 자신의 정체성과 동일시하며 정치적 선택을 내리는 경향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분석했다. 또한 이러한 표현적 당파심은 당파적 편향을 강화하고 한국 정치의 양극화 현상을 설명하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정당 동일시는 정치 참여를 촉진하고 지지층 결집을 이끄는 긍정적 기능도 수행한다. 그러나 정치적 선택이 정책 경쟁보다 ‘어느 편에 속해 있는가’에 의해 좌우될 경우 진영 간 대립이 심화되고 상대 진영에 대한 적대감 역시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실제 선거 때마다 각 정당은 특정 이슈를 전면에 내세워 지지층 결집에 나서 왔으며, 이 과정에서 사회적 갈등과 정치적 논란이 반복돼 왔다. 선거 국면에 따라 유권자의 관심을 끄는 의제도 달라진다. 정권 심판론이 선거를 주도하기도 하고 전임 정부 책임론이나 정치 개혁, 경제 위기 대응 등이 핵심 쟁점으로 부상하기도 한다. 이번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은 내란척결을, 국민의힘은 이재명 정권 심판론을 내세우며 정당이 제시하는 방향성과 정치적 메시지에 공감해 표를 행사할 것을 유권자에게 호소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유권자들은 후보 개인의 공약과 역량을 평가하기보다 자신이 속한 정치적 진영이나 정당의 가치에 따라 투표를 결정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정당 투표가 정치적 안정성과 정책의 연속성을 높이는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반대로 상대 진영에 대한 적대감과 정치적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한국 정치의 거대 양당 중심 구조 속에서 정당 투표 역시 사실상 특정 정당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경향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정책과 이념을 앞세운 소수정당들이 존재하지만 실제 선거에서는 거대 정당 간 경쟁 구도가 부각되면서 정당 투표 역시 이들 양당 위주로 집중되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소수정당에 대한 투표를 ‘사표(死票)’로 보는 인식도 영향을 미친다. 유권자들은 같은 가치와 노선을 공유하는 세력에 힘을 실어주거나 정권 유지·교체라는 정치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당선 가능성이 높은 정당을 선택하기도 한다.
후보 단일화나 정당 간 연대 논의 역시 ‘표의 분산’을 막기 위한 전략으로 등장한다. 결국 유권자와 정치권 모두가 당선 가능성을 고려하면서 정치적 선택이 소수정당보다 1·2위 정당 중심으로 수렴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대학생 A씨(23)는 “후보 개인에 대해 잘 모르더라도 평소 지지하던 정당을 보고 투표한 적이 있다”며 “정책을 하나하나 비교하기 어렵다 보니 정당이 가장 쉬운 판단 기준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나중에 생각해보면 후보의 공약이나 전문성도 함께 살펴봤어야 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덧붙였다.
Guide 2 | 사람을 보고 뽑는 ‘인물 투표’…역량 검증인가, 이미지 소비인가
인물 투표는 정당보다 후보 개인의 능력과 이미지, 리더십, 도덕성 등을 중심으로 선택하는 방식이다. 특히 대통령 선거나 지방선거처럼 후보 개인의 영향력이 크게 작용하는 선거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인물 투표의 장점은 정당 논리에 얽매이지 않고 후보 개인의 실제 역량을 평가할 수 있다는 점이다. 유권자는 정당보다 “실제로 일을 잘할 수 있는가”를 기준으로 보다 직접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다.
그러나 인물 중심의 선택은 동시에 여러 한계를 내포하고 있다. 후보의 외모나 화법, 이미지 메이킹이 과도하게 부각되면서 정책과 전문성에 대한 검증이 충분히 이뤄지지 못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정치가 정책 경쟁이 아닌 ‘이미지 소비’ 중심으로 흐를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한국 정치에서는 이러한 인물 중심 문화가 오랜 시간 반복돼 왔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고졸 출신으로 독학해 사법시험에 합격한 입지전적 서사와 개혁 이미지를 바탕으로 대중적 지지를 얻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박정희의 딸이라는 정치적 상징성과 보수 진영의 대표 주자로서 강한 지지층을 형성했다.
안철수 의원 역시 의사와 기업가 출신이라는 이력, 그리고 ‘새 정치’라는 이미지를 앞세워 정치권에 등장하며 주목을 받았다. 이들 사례는 정당의 이념이나 정책뿐 아니라 후보 개인이 가진 성장 과정과 상징성, 정치적 서사가 유권자의 선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정보사회로의 전환 역시 이러한 흐름을 강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정치 정보가 다양한 채널을 통해 빠르게 확산되면서 정책과 이념보다 정치인의 이미지와 상징성, 메시지가 더욱 쉽게 소비되는 환경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그 결과 정치의 중심이 정당에서 개인으로 이동하는 경향이 점차 뚜렷해지고 있으며 특정 인물을 중심으로 지지층이 결집하는 현상 역시 강화되고 있다. 특히 대중적 인지도와 강한 정치적 상징성을 가진 인물이 거대 정당이나 조직적 지지 기반과 결합할 경우 그 영향력은 더욱 커질 수 있다.
문제는 인물 중심 정치가 과도해질 경우 정치적 선택이 정책과 공약에 대한 평가보다 특정 정치인에 대한 맹목적 추종으로 수렴될 수 있다는 점이다. 유권자의 선택이 정책과 공약, 역량보다 특정 인물에 대한 호감이나 신뢰에 의해 좌우될 경우 정치적 판단 역시 비판적 검증보다 지지와 옹호에 무게가 실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인물 중심 정치가 강화될 경우 그 영향력은 특정 정치인 개인에 대한 선호를 넘어 그를 중심으로 형성된 정치 세력 전체에 대한 지지로 확장되기도 한다. 이른바 ‘라인 정치’가 나타나는 배경이다. 인물 중심 정치는 지지층 결집과 정치 참여 확대라는 긍정적 측면이 있지만 정책과 공약에 대한 평가보다 정치적 충성도와 진영 논리가 우선될 수 있다는 한계도 지적된다.
20대 초반 여성 B씨는 “정당보다 정치인 개인의 이미지나 말에 더 관심이 갔던 적이 있다”며 “SNS나 유튜브를 통해 정치인을 접하다 보니 정책보다 사람 자체에 집중하게 되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Guide 3 | 진영과 세력을 따라가는 ‘라인 투표’…정치적 결집인가, 팬덤 정치의 확장인가
라인 투표는 특정 정치인이나 정치 세력, 계파를 중심으로 형성된 ‘라인(정치적 인맥 및 계파 관계)’을 따라 투표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특정 인물과 가까운 후보라는 이유만으로 지지를 얻거나 정치적 계보와 관계망 자체가 유권자의 판단 기준으로 작용하는 경우다.
한국 정치에서는 오랫동안 특정 정치인을 중심으로 정치 세력이 형성돼 온 영향으로 특정 인물과의 관계가 정치적 정체성을 규정하는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해 왔다. 대표적으로 동교동계와 상도동계, 친노·친문, 친박·친이 등으로 불렸던 정치적 계보와 계파 문화는 특정 지도자를 중심으로 지지 세력이 결집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최근에도 친윤, 친명 등 특정 정치인을 중심으로 한 정치 세력이 형성되면서 정치권에서는 특정 인물과의 관계가 정치적 정체성을 규정하는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유권자의 정치적 선택 역시 정책과 공약보다 특정 정치인이나 정치 세력에 대한 소속감에 영향을 받는 경우가 나타나기도 한다.
정치인의 경우 자신이 속한 정치 세력에 대한 강한 지지층이 형성되면 사회 전체의 공감대를 형성하기보다 지지층이 선호하는 메시지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일 수 있다. 그 결과 정치적 논의 역시 정책 경쟁보다 진영 간 대결 구도로 흐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에는 이러한 정치적 결집이 세대와 성별, 정치적 정체성과 결합하면서 더욱 강한 집단적 투표 성향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청년층에서는 젠더 갈등 이슈가 정치적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변수로 부상하면서 정치적 진영 형성과 결집의 배경으로 작용해 왔다.
2022년 대선은 한국 정치에서 젠더 갈등이 투표 균열로 뚜렷하게 나타난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방송 3사 출구조사에 따르면 20대 남성의 윤석열 후보 지지율은 58.7%에 달한 반면, 20대 여성은 58.0%가 이재명 후보를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성별 표심 분열은 다른 연령대에서는 상대적으로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았다.
2025년 대선에서도 이 구도는 더욱 심화됐다. 방송 3사 출구조사 기준으로 20대 이하 여성의 58.1%가 이재명 후보를 선택한 반면, 20대 이하 남성층에서는 이준석 후보가 37.2%로 가장 높은 지지를 얻었고 김문수 후보가 36.9%로 뒤를 이었다. 같은 세대 안에서도 성별에 따라 정치적 선택이 크게 갈라진 것이다.
이처럼 인물 중심 정치와 팬덤 정치, 그리고 정치적 정체성을 중심으로 한 집단 결집은 세대를 가리지 않고 나타나는 한국 정치의 특징으로 평가된다. 특정 인물이나 정치 세력에 대한 강한 지지가 형성될 경우 유권자의 선택 역시 정책보다 진영과 소속감을 중심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대학생 C씨(23)는 “SNS를 보다 보면 후보의 정책보다 어느 정치인을 지지하는지, 어떤 진영에 속해 있는지가 더 많이 보이는 것 같다”며 “나도 모르게 후보 개인보다 그 사람이 어느 편인지 먼저 보게 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투표할 때는 소속이나 이미지보다 공약과 능력을 따져보려고 노력한다”고 덧붙였다.
Final Manual | 뉴권자 실전 지침 “정당보다 의제, 인물보다 문제를 보라”
정당과 인물, 라인 사이에서 누구를 선택해야 할지 고민하기에 앞서 무엇보다 청년 세대의 정치 참여 특징을 먼저 이해할 필요가 있다.
경희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윤성이 교수는 “어젠다 중심의 이슈 정치가 청년 정치 참여의 가장 큰 특징”이라며 “청년들과 밀접한 의제가 없을 경우 정치적 무관심이 늘어나고 참여가 이뤄지더라도 인물 중심 정치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윤 교수는 청년 유권자들이 정당 간 공방이나 정치인 개인에 대한 호불호보다 자신의 삶과 직결된 문제를 중심으로 정치에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이냐 국민의힘이냐를 따질 것이 아니라 AI로 인해 취업 환경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주거와 노동 문제에 어떤 해법을 제시하는지 질문해야 한다”며 “그 답을 바탕으로 어떤 정당과 후보를 선택할지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지지하는 정당이 집권했고 내가 지지하는 정치인이 당선됐다면 과연 나의 가치와 이익이 제대로 대표되고 있는지 계속 점검해야 한다”며 유권자의 비판적 검증 태도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새로운 유권자인 청년들은 당 이름이나 이미지에만 의존하기보다 후보 개인의 역량과 전문성, 재산·병역·전과 등 공개된 정보를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다. 또한 SNS와 유튜브의 짧은 영상만으로 판단하기보다 다양한 자료와 정보를 교차 검증하는 태도도 중요하다.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인이나 정당의 주장 역시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상대 진영에 대한 혐오나 감정보다 정책과 성과를 기준으로 판단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후보가 자신의 삶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살펴보는 일이다. 청년 일자리와 주거, 교육, 노동 등 자신과 밀접한 문제에 어떤 해법을 제시하는지 확인하고 ‘누구 편인가’보다 ‘무엇을 할 사람인가’를 기준으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
20대 초반 대학생 D씨는 “예전에는 정치 뉴스를 볼 때 어느 당이 이겼는지 누가 더 유명한지만 봤던 것 같다”며 “그런데 취업 전선에 뛰어들어 보니 이제는 후보가 어떤 정책을 내놓는지가 더 중요하게 느껴진다. 정치인을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것보다 내 삶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먼저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정당 투표와 인물 투표, 라인 투표 모두 나름의 장점과 한계를 갖고 있다. 중요한 것은 어떤 방식으로 투표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충분한 정보와 고민을 바탕으로 선택하느냐다. 정당과 인물, 진영과 팬덤이 뒤섞인 정치 환경 속에서 민주주의의 방향을 결정하는 것은 결국 유권자의 한 표다. 누구를 지지하느냐보다 왜 그 선택을 했는지 스스로 설명할 수 있는 유권자, 그리고 자신의 선택을 끊임없이 검증할 수 있는 유권자가 건강한 민주주의의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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