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수출이 반도체 초호황에 힘입어 또 한 번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5월 수출액은 877억 달러를 넘어 월간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무역수지 흑자도 16개월 연속 이어졌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2026년 5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877억5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2% 증가했다. 이는 지난 3월 기록한 종전 최고치(872억 달러)를 두 달 만에 넘어선 수치다.
수출은 지난해 6월 이후 12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올해 3월 처음으로 월간 800억 달러를 돌파한 이후 석 달 연속 800억 달러를 웃돌았다.
특히 5월에는 연휴 영향으로 조업일수가 감소했음에도 일평균 수출액이 42억8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40억 달러를 넘어섰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60.7%에 달했다.
이번 수출 호조를 견인한 것은 단연 반도체였다.
5월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69.4% 급증한 371억5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월간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반도체 수출은 석 달 연속 300억 달러를 넘어서는 등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글로벌 수요 증가의 최대 수혜를 누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중심으로 한 AI 반도체 수요 확대가 이어지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이 한층 강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를 제외한 품목들도 전반적으로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중동 전쟁 장기화로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석유제품 수출은 46.6% 증가한 52억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석유화학 수출 역시 11.1% 늘어난 37억 달러로 집계됐다.
반면 자동차 수출은 조업일수 감소와 국내 부품업체 화재, 중동 지역 물류 차질 등의 영향으로 5.9% 감소한 58억3000만 달러에 머물렀다.
지역별로는 주요 수출시장 대부분에서 증가세가 나타났다.
대중국 수출은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가 세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80.9% 늘어난 189억 달러를 기록했다.
대미 수출 역시 반도체와 컴퓨터, 전기기기 수출 확대에 힘입어 59.1% 증가한 159억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9대 주요 수출시장 가운데 7개 지역에서 수출이 증가하며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속에서도 견조한 흐름을 이어갔다.
수입은 원유와 원자재 가격 상승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8% 증가한 608억 달러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수출 증가폭이 더 크게 나타나면서 5월 무역수지는 269억5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이로써 무역수지는 지난해 2월 이후 16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올해 1~5월 누적 무역수지 흑자는 1019억1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미 기존 연간 무역수지 흑자 최고 기록을 넘어선 수준이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중동 전쟁에 따른 유가 상승으로 수입 부담이 확대됐음에도 반도체를 비롯한 IT 품목과 화장품, 농수산식품 등 소비재 수출이 호조를 보이며 수출 증가세가 더 크게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이어 "중동 전쟁 종전 여부와 미국 관세 정책, 유럽연합(EU)의 철강 수입규제(TRQ) 등 대외 통상환경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며 "정부는 주요국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우리 기업들의 통상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안정적인 수출 환경 조성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AI 투자 확대에 따른 반도체 수요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중동 정세와 글로벌 통상 갈등이 하반기 수출 흐름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폴리뉴스 김지혜 기자]
Copyright ⓒ 폴리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