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코리아=김동환 기자] 경기도 이천은 쌀과 도자기의 도시로 익숙하지만, 최근 여행의 폭이 한층 넓어지고 있다. 예스파크에서 도자 문화를 보고, 설봉도자둘레길을 따라 걷고, 농촌마을에서 로컬 체험을 즐기며, 온천과 미술관, 감성 공간까지 즐길 수 있다. 걷고 만들고 먹고 쉬는 체험형 힐링 여행지로 이천의 매력이 확장되고 있다.
도자 여행|106만 명 찾은 이천도자기축제, 예스파크 전체가 축제장으로
이천 여행의 중심에는 도자기가 있다.'제40회 이천도자기축제(4.24~05.05)'는 12일간 약 106만 명이 다녀간 것으로 자체 추산되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빅데이터 분석 결과 관외 방문객도 지난해보다 26.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천의 도자 문화가 지역 안의 축제를 넘어 외부 여행객을 끌어들이는 핵심 콘텐츠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올해 축제의 가장 큰 변화는 예스파크 마을 전체를 축제 공간으로 확장했다는 점이다. 전통적인 도자 판매와 전시 중심의 축제에서 벗어나, 마을을 거닐며 도자 문화를 체험하는 체류형 축제로 방향을 넓혔다. 특히 예스파크 회랑거리 약 1㎞ 구간, 영광갤러리부터 우리손길 공방까지를 판매존으로 확대 운영한 것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예스파크 안에서도 상대적으로 주 행사장과 거리가 있던 별마을과 가마마을도 축제 동선에 포함됐다. 예스파크 갤러리 투어, AI 전시, 명장의 작업실, 40주년 아카이브관 등 전시·판매·체험·먹거리·산책 동선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면서 마을 전체가 하나의 축제장이 됐다.
걷기 여행|예스파크와 사기막골 잇는 ‘설봉도자둘레길’
축제가 끝난 뒤에도 이천의 도자 여행은 이어진다. 이천시는 도자예술마을 예스파크와 도자 전통시장인 사기막골, 설봉공원을 잇는 ‘설봉도자둘레길’ 산책을 즐겨도 좋다. ‘흙의 숨결, 예술이 피어나는 길’을 주제로 한 이 길은 이천의 도자 정체성과 자연을 함께 경험할 수 있는 문화·예술형 도보 여행길이다.
설봉도자둘레길은 설봉산에서 사기막골 전통시장, 수남리 마을을 지나 학암천을 따라 이천 도자예술마을 예스파크까지 이어지는 약 8㎞ 산책로다. 걷는 동안 도자 전통시장과 마을길, 하천변 풍경, 예술마을을 차례로 만날 수 있어 이천만의 특색 있는 걷기 여행지로 주목받고 있다.
설봉도자둘레길은 걷는 즐거움만 있는 길이 아니다. 도예 체험, 도자 전통시장 탐방, 예술작품 감상 등 이천의 지역적 특색이 담긴 콘텐츠를 함께 즐길 수 있다. 도자기를 사는 여행에서 도자 문화를 걷고 체험하는 여행으로 확장한 셈이다.
자연·역사 여행|산수유마을과 영원사에서 만나는 이천의 시간
이천의 자연 감성은 백사면 도립리 이천산수유마을에서 선명하게 드러난다. 봄이면 마을 전체가 노란 산수유꽃으로 물드는 곳이다. 이천산수유마을은 조선 중종 시절 기묘사화를 피해 낙향한 선비들이 육괴정이라는 정자를 짓고 산수유나무를 심은 데서 시작된 것으로 전해진다.
원적산 자락의 돌담길을 따라 걸으면 산수유나무 군락이 이어진다. 가지 끝마다 작은 꽃을 피운 산수유는 봄에는 노란빛으로 마을을 밝히고, 늦가을에는 붉은 열매로 또 다른 풍경을 만든다. 자연 경관이 아름답고 산책로도 잘 정비돼 있어 가볍게 걷기 좋다. 이곳에서는 산수유를 활용한 쌀 쿠키 체험과 숲 체험 등도 가능해 자연 산책과 체험을 함께 즐길 수 있다.
백사면 송말리에는 원적산 남쪽 기슭을 따라 '영원사'가 자리한다. 영원사는 신라 선덕여왕 7년인 638년 해호 선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유서 깊은 사찰이다. 당시에는 영원암으로 불렸으며, 수마노석으로 조성한 약사여래좌상을 봉안한 사찰로 알려져 있다. 수마노석은 홍·흑·백 세 종류의 빛과 광택을 지닌 석영의 일종이다.
고려 문종 22년인 1068년에는 혜거국사가 중창했다고 전해진다. 이때 심었다는 은행나무가 오늘날까지 남아 사찰의 세월을 전한다. 영원사는 화려한 관광지라기보다 고요한 산사의 분위기 속에서 이천의 역사와 시간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산수유마을과 함께 둘러보면 이천의 자연과 역사성을 한 코스로 묶을 수 있다.
가족 체험|피아뜰·동키스타즈·베리의뜰에서 아이와 보내는 하루
아이와 함께하는 이천 여행이라면 동물 교감과 수확 체험을 넣어볼 만하다.
율면 월포리에 있는 어린이체험동물농장 피아뜰은 화려한 볼거리보다 동물과의 깊은 교감을 지향하는 공간이다. 소수의 동물이 넓고 편안한 환경에서 지내며, 방문객은 동물을 가까이에서 바라보고 교감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피아뜰은 과거 돼지농장에서 시작해 유기된 동물들을 보호하며 지금의 농장으로 이어졌다. 입장료는 동물들의 사료비와 병원비로 사용된다. 주말에는 개별 방문이 가능하고, 평일에는 15인 이상 단체만 이용할 수 있다. 아이들에게는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는 체험 공간이 된다.
호법면 동산리의 동키스타즈는 당나귀와 자연이 어우러진 휴식형 체험 공간이다. 넓은 잔디밭과 들꽃, 상쾌한 바람 속에서 쉬어가거나 다양한 활동을 즐길 수 있다. 느티나무 아래에서 하늘을 바라보고, 오두막 안에서 쉬고, 평상에서 차를 마시는 여유로운 시간이 가능하다.동키스타즈에서는 당나귀와 함께 노는 체험을 비롯해 미니 동물원에서 다른 동물들과 교감하는 활동도 제공한다. 잔디밭에서는 썰매, 축구, 배드민턴 같은 활동도 즐길 수 있다. 사계절마다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 가족은 물론 연인, 친구와 함께 추억을 남기기에도 좋다.
백사면 내촌리의 관광농원 베리의뜰은 딸기 수확 체험이 가능한 공간이다. 농장에 입장하면 딸기 500g을 수확하는 체험을 필수로 진행하며, 2시간 동안 농장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1타임당 최대 10팀으로 제한하고, 팀별 개별 공간을 제공해 여유롭게 체험할 수 있는 점이 장점이다. 셀프 웰컴티도 제공되며 오전과 오후 두 차례 체험 시간이 운영된다. 아이와 함께 방문하기 좋고, 깔끔하게 관리된 시설과 친절한 운영도 좋은 인상을 남긴다.
로컬 감성|자채방아마을에서 만나는 슬로우 라이프
이천의 농촌 감성을 더 깊게 느끼고 싶다면 자채방아마을이 어울린다. 푸른 논밭과 시골 풍경 속에서 도시의 분주함을 잠시 내려놓고 슬로우 라이프를 경험할 수 있는 농촌 체험 마을이다. 최근에는 레트로 감성과 로컬 라이프 트렌드가 맞물리며 MZ세대 사이에서도 감성 여행지로 주목받고 있다.
자채방아마을에서는 전통 방아 체험, 장 담그기, 계절별 농작물 수확 등 농촌 생활을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감성적인 한옥과 사진을 남기기 좋은 공간도 마련돼 있어 단순한 체험을 넘어 추억을 기록하는 여행지로도 활용된다.
먹거리도 자채방아마을의 큰 매력이다. 직접 재배한 게걸무 등 유기농 농산물로 만든 건강한 식사를 맛볼 수 있다. 들기름에 구운 감자, 정성스럽게 끓인 된장찌개, 갓 지은 쌀밥처럼 소박하지만 깊은 맛의 로컬 푸드가 여행의 만족도를 높인다. 이곳에서의 식사는 단순한 한 끼가 아니라 이천의 땅과 농촌의 시간을 함께 경험하는 과정에 가깝다.
웰니스·감성 공간|테르메덴·라드라비 미술관·시몬스테라스
이천 여행에서 온천과 감성 공간도 빼놓기 어렵다. 테르메덴은 이천을 대표하는 온천 휴양 콘텐츠로, 가족 단위 여행객과 휴식을 원하는 방문객에게 잘 맞는다. 도자기와 농촌 체험이 활동적인 여행이라면, 테르메덴은 몸을 풀고 쉬어가는 웰니스 코스가 된다.
라드라비 미술관은 예술 감상과 여유로운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는 공간이다. 이천 여행의 동선에 미술관을 더하면 도자와 농촌 체험 중심의 일정에 문화적 색채가 더해진다. 조용히 작품을 감상하고 쉬어갈 수 있어 연인이나 친구와의 감성 여행에도 어울린다.
시몬스테라스는 브랜드 경험과 감각적인 공간 구성이 결합된 복합문화형 명소다. 사진을 남기고, 전시형 공간을 둘러보고, 카페와 휴식 시간을 즐기기 좋은 장소로 활용된다. 이천 여행이 전통적인 도자와 농촌 체험에만 머물지 않고 젊은 세대가 좋아하는 감성 공간까지 품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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