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게임 '잠수쩔' 사기 피해자는 신고 시 계정이 정지될 수 있는 딜레마에 빠졌다. / AI 생성 이미지
온라인 게임 '메이플 플래닛'에서 벌어진 8만 원 상당의 '잠수쩔 먹튀' 사기. 범행 장면이 담긴 방송 영상과 다수 피해자까지 확보해 처벌은 시간 문제처럼 보이지만, 변호사들은 예상 밖의 '함정'을 경고했다.
사기꾼을 신고하는 과정에서 피해자 자신의 계정이 게임사 운영정책 위반으로 정지될 수 있다는 것이다. 범죄자를 심판대에 세우려는 정의로운 행동이 뜻밖의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수 있는 딜레마를 집중 취재했다.
“돈 받자마자 도주”…명백한 사기, 하지만
“상대에게 10시간의 금액을 선불로 지급했고, 상대는 돈을 받자마자 도주했습니다.” 게임 유저 A씨는 현금 8만 원 상당의 게임머니를 사기당했다.
일정 시간 사냥을 대신해 주는 ‘잠수쩔’을 맡겼지만 돌아온 것은 배신이었다. 심지어 가해자는 수십 명에게 같은 수법을 쓴 상습범으로 추정됐다.
법률 전문가들은 가해자의 행위가 명백한 범죄라고 입을 모은다. 법무법인 강남 류재연 변호사는 “상대방의 행위는 게임 내 서비스(잠수쩔)를 제공할 의사나 능력 없이 게임머니(메소)를 편취한 것으로, 형법 제347조 제1항의 '사기죄'에 명백히 해당합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게임머니 역시 법적으로 보호받는 재산이며, 이를 속여서 빼앗는 행위는 처벌 대상이라는 것이다.
“신고 못 할 줄 알고”…사기꾼이 노린 ‘계정 정지’ 함정
하지만 A씨가 가해자를 고소하는 길은 순탄치 않을 수 있다. 케이앤디법률사무소 한수연 변호사는 피해자가 직면할 수 있는 치명적인 위험을 경고했다.
한 변호사는 “말씀해 주신 사안은 처벌이 되는 사기 사건이나, 문제는 사건 접수 후 게임 위반으로 정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라고 지적했다. 현금이나 다름없는 재화를 주고받는 ‘잠수쩔’ 행위 자체가 많은 게임에서 금지하는 ‘현금 거래’나 ‘작업장’ 행위로 간주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변호사는 이어 “상대방은 이를 악용해 신고하지 못할 것을 염두에 두고 이와 같은 사기행각을 벌인 것으로 보입니다”라고 분석했다. 사기꾼은 피해자가 자신의 계정 정지를 우려해 신고를 꺼릴 것이라는 점까지 계산에 넣고 범죄를 저질렀다는 의미다.
상습범 응징 열쇠, ‘영상 증거’와 ‘공동 대응’
이러한 딜레마에도 불구하고 가해자를 처벌할 방법은 분명히 존재한다. A씨의 경우, 범행 장면이 고스란히 담긴 ‘방송 녹화 영상’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쥐고 있다.
법무법인 도모 고준용 변호사는 “귀하가 보유한 녹화 영상은 범행의 고의성과 가해자의 기망 수법을 입증할 수 있는 매우 강력한 증거가 됩니다”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다수의 피해자가 있다는 사실은 사건의 무게를 더한다. 류재연 변호사는 “상대방이 여러 명에게 사기를 치고 다녔다는 사실은 수사기관이 사건을 단순 소액 사기가 아닌 '상습 사기'로 인식하게 만드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서울종합법무법인 서명기 변호사 역시 “질문 내용처럼 동일한 수법으로 여러 이용자에게 반복적으로 게임머니를 받은 뒤 도주한 정황이 확인된다면, 고의성을 뒷받침하는 사정으로 고려될 수 있습니다”라고 조언했다.
여러 피해자가 증거를 모아 함께 고소하는 ‘공동 대응’이 가해자를 엄벌에 처하게 할 핵심 전략인 셈이다.
Copyright ⓒ 로톡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