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해외투자 규제 강화…AI·첨단기술 해외 유출 차단(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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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해외투자 규제 강화…AI·첨단기술 해외 유출 차단(종합)

연합뉴스 2026-06-02 14:14:3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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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부터 새 규정 시행…위반시 투자 중단·자산 몰수 가능

中연구진 "포괄적 대미 수출 통제 필요" 63개 기술 명단 선정

중국과학기술대에서 실험 중인 로봇 중국과학기술대에서 실험 중인 로봇

[신화=연합뉴스 자료사진]

(베이징·서울=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차병섭 기자 = 중국이 인공지능(AI)·첨단기술·데이터 등의 해외 유출 차단을 위해 대외투자 규제 강화에 나섰다.

2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은 전날 이러한 내용을 담은 '대외투자에 관한 규정'을 공포하고 다음 달 1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34개 조항으로 구성된 새 규정은 기업이나 개인이 해외 투자 과정에서 국가가 제한한 상품·기술·서비스·데이터 등을 당국 허가 없이 해외로 이전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기술 인력을 해외에 파견하거나 외국 기업에 취업시키는 방식으로 제한 대상 기술과 데이터를 우회 이전하는 행위도 금지했다.

처벌 규정도 명문화했다.

당국은 국가가 금지한 투자로 판단할 경우 투자 중단과 자산 처분을 명령하고 불법 수익을 몰수할 수 있다.

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투자액의 최대 1%에 해당하는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싱가포르 연합조보는 중국이 대외투자 위반 행위에 대한 처벌 조항을 명문화한 것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새 규정에는 외국 정부나 기업이 중국 투자에 차별적 제한 조치를 할 경우 중국도 투자 제한과 시장 거래 금지 등 대응 조치를 할 수 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에 따라 해당 외국 기업이나 기관의 중국 내 투자와 시장 거래 등을 제한할 수 있다.

미국이 첨단기술 분야에서 대중 규제를 강화하는 가운데 중국도 국가안보를 이유로 해외 투자에 대한 심사를 강화하는 모습을 보인다.

지난 4월에는 미국 빅테크 기업 메타의 중국계 AI 스타트업 마누스 인수 거래를 불허했다.

중국 상무부는 새 규정에 대해 "중국 투자자와 해외 투자 활동의 합법적 권익을 보호하고 해외에 있는 중국의 이익이 위협받거나 침해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라며 "보호적·방어적 성격을 지니며 정상적인 시장 거래 활동에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이 규정이 높은 수준의 대외 개방과 대외투자의 질적 발전을 촉진하고 투자자와 합법적 권익을 보호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일방주의와 보호주의가 확산하는 국제환경에서 중국 기업에 대한 차별적 투자 제한 조치에 대응하기 위한 법적 장치의 성격도 갖는다고 분석했다.

싱가포르경영대학의 푸팡젠 교수는 연합조보 인터뷰에서 "AI와 첨단기술, 국경 간 데이터 이동과 관련한 투자를 보다 정교하게 관리하려는 조치"라며 "전기차 등 전략 산업의 해외 진출을 제한하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중국정법대 세계무역기구(WTO) 법률연구센터의 스샤오리 주임은 글로벌타임스에 "새 규정은 외국 법인을 활용해 중국 자본이라는 사실을 희석하는 방식의 우회 투자가 불법임을 보여준다"며 마누스 사례를 거론한 뒤 "중국 기업들에 대외투자 관련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는 점을 상기시키는 의미도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과 미국 국기를 배경으로 한 반도체 기판 중국과 미국 국기를 배경으로 한 반도체 기판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이런 가운데 미국의 첨단 기술 제재에 수세적 입장이었던 중국이 학술 차원에서 마련한 미국과 그 동맹국을 겨냥한 기술 제재 방안이 주목받고 있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수출 제한 기술의 선정 체계 및 실증 연구' 제하 보고서가 3월 '중국과학원 회보'(BCAS)에 실린 뒤 최근 소셜미디어를 통해 재차 공개됐다고 보도했다.

연구에는 중국과학기술발전전략연구원·중국공정물리연구원을 비롯해 중국의 국가적 기술 전략 및 안보 연구에 깊게 관여해온 기관들이 공동 참여했다.

연구진은 향후 수출 통제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는 기술을 식별하기 위해 중국 최초로 비교적 포괄적인 체계를 제안했다면서, 전략적으로 민감하거나 중국이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63개 기술 명단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첨단 소재, 양자 통신, AI 하드웨어, 에너지 시스템, 바이오 기술, 항공우주 기술 분야 등이 포함됐다. 세부 기술 별로는 위성 양자 암호화 통신, 전자기 캐터펄트(사출기) 시스템, 우주 로봇, 우주공간 광통신, 양자 기기 제조, 심자외선(DUV) 발광다이오드(LED) 등이 이름을 올렸다.

연구진은 다만 해당 연구는 학문적 탐구라면서, 조만간 관련 정책이 발표될 것으로 전망하면 안 된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SCMP는 중국의 어떤 기술이 수출 통제를 정당화할 만큼 중요하고 이를 어떻게 식별할 것인지를 비롯, 해당 연구가 최근까지 중국에서 좀처럼 공개적으로 논의되지 않았던 근본적인 전략 문제를 다뤘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동안 중국의 기술 정책이 기술 획득과 산업적 추격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지만, 최근 들어 기술 주권이나 기술 안보 등에 대한 논의가 공개적으로 이뤄지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j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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