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의 한 주얼리샵 임차인이 주차장 폐쇄, 천장 누수 수리 거부 등 임대인의 계약 위반과 일방적인 퇴거 통보로 고통받고 있다. /AI 생성 이미지
강남에서 7년간 주얼리숍을 운영해 온 A씨에게 날아온 청천벽력 같은 통보. 계약서에 명시된 주차장이 "50년 만에 땅주인이 나타났다"며 폐쇄됐다. 또 천장 누수 수리 요청에는 "돈 들이기 싫으니 나가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법률 전문가들은 임대인의 명백한 계약 위반과 의무 불이행이라며, 임차인이 법적으로 10년간 영업권을 보장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계약서 믿었는데…" 하루아침에 휀스로 막힌 주차장
2017년 9월, A씨는 계약서에 '차량 1대 주차 가능' 조항을 넣고 강남에 가게를 열었다. 그러나 7년간의 평온은 임대인의 갑작스러운 통보 하나로 깨졌다.
"50년 만에 땅주인이 나타나 주차를 못하게 해 놨다"는 말과 함께 주차장 입구는 휀스로 가로막혔다. A씨가 계약 위반이라며 항의했지만, 임대인은 "어떻게 해 줄 방법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이는 명백한 임대인의 책임이라는 게 법조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한 변호사는 "임대차 계약서에 차량 1대 주차 가능 조건이 명시되어 있다면, 임대인은 주차 공간을 계속 제공할 의무가 있습니다"라며 "이에 따라 임대료에 포함된 조건인 주차 공간에 대한 미제공에 대해 월세 감액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라고 조언했다.
법률사무소 유(唯)의 박성현 변호사 역시 "주차 문제와 관련해, 계약서에 명시된 차량 1대 주차 조건은 임대인의 계약 이행 의무에 포함됩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천장에선 녹물 '콸콸', 수리 요청엔 "피곤하니 나가라"
A씨의 고통은 주차 문제에 그치지 않았다. 낡은 건물 천장에서 녹물이 섞인 물이 흘러내려 벽면을 오염시켰고, 심한 날에는 바닥이 흥건하게 젖을 정도로 물이 쏟아졌다.
다급한 수리 요청에 돌아온 임대인의 답변은 A씨의 가슴을 무너뜨렸다. "오래된 집에 돈들이기 싫다. 너무 피곤하다고 그냥 나가주면 안 되겠냐...."
심지어 임대인은 '월세 인상', '건물 하자 수리 불가', '2025년 8월까지 퇴거'를 요구하는 내용증명까지 발송했다.
하지만 우리 민법 제623조는 임대인에게 임차 목적물을 사용·수익에 필요한 상태로 유지할 의무(수선의무)를 부여하고 있다. 천장 누수와 같은 중대한 하자는 명백히 임대인의 수리 책임 범위에 속하며, 이를 거부하면 임차인은 손해배상 청구, 월세 감액, 심지어 계약 해지까지 고려할 수 있다.
법률사무소 조이 윤관열 변호사는 "상가임대차보호법에 따라 건물 유지·수리는 임대인의 책임입니다. 수리를 거부하면 임대료 감액 청구 또는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10년 보장' 권리를 무시한 퇴거 통보, 법적 효력은?
가장 큰 불안은 일방적인 퇴거 통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내용증명 자체만으로는 법적 강제력이 없다고 단언한다.
핵심은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이 보장하는 '계약갱신요구권'이다. 2017년 9월 계약한 A씨는 2018년 10월 16일 개정된 법 시행 이후 계약이 갱신됐다면, 최초 계약일로부터 10년이 되는 2027년 9월까지 계약 갱신을 요구할 수 있다.
법무법인 반향 정찬 변호사는 "상가임대차보호법에 따라 10년 동안 계약을 보장받을 수 있으며, 월세 인상과 함께 묵시적 계약이 이루어진 상태라면 계약 기간 동안 계속해서 영업할 수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윤관열 변호사 또한 "상가임대차보호법에 따라 10년간 계약 갱신 요구권이 있으므로 2027년 8월까지 계약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라며 "내용증명을 받았다고 해서 자동으로 계약이 종료되는 것이 아니며, 나가야 할 의무는 없습니다"라고 못 박았다.
임대인이 내세운 '수리비 부담'은 법에서 정한 정당한 갱신 거절 사유가 될 수 없다.
권리를 지키는 '골든타임'…"만료 1개월 전 통지는 필수"
법이 10년의 영업권을 보장하더라도 임차인이 가만히 있으면 권리는 잠들어 버린다. A씨가 10년의 권리를 온전히 보장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있다. 바로 임대차 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까지'의 기간 안에 임대인에게 계약 갱신을 요구하는 의사를 명확히 전달하는 것이다.
법적 분쟁을 대비해 구두 통보보다는 내용증명 우편을 통해 증거를 남겨두는 것이 안전하다.
법적 분석에 따르면 임차인이 이 기간 내에 갱신을 요구하면, 임대인의 사전 거절 통보가 있었더라도 임대차 계약은 법에 따라 갱신된다.
주차 문제와 누수 문제 역시 내용증명을 통해 시정을 요구하고, 피해 상황을 사진과 영상으로 꼼꼼히 기록해 두는 것이 향후 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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