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2차 종합특별검사팀의 수사가 갈수록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종합특검팀은 기존 내란 혐의에 더해 군형법상 반란죄 카드까지 꺼내 들었다. 이는 내란 특검팀에서도 검토했었다. 법조계에서는 우려가 적지 않다. 핵심적인 증언을 했던 인사들을 입건 후 기소하면 현재 진행되는 내란 재판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과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입건되면서 의외의 상황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렸다. 2차 종합특별검사팀(특별검사 권창영)은 증거와 핵심 진술을 기반으로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들이 재판과 국회에서 강조했던 증언의 신빙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의외의 상황
종합특검팀은 최근 조태용 전 국정원장과 홍 전 차장 등 전직 국정원 정무직 간부 6명을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입건했다. 종합특검팀은 비상계엄 선포 이후 국정원이 미국 정보기관 등에 접촉해 계엄의 정당성을 설명하려 했다고 의심 중이다.
특히 홍 전 차장은 계엄 직후 윤석열씨로부터 정치인 체포 지시를 받았다는 취지로 국회와 헌법재판소, 법정에서 증언했던 핵심 인물이다.
곽 전 사령관도 비슷한 사례다. 그는 윤씨로부터 “국회 문을 부수고 들어가 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취지의 지시를 받았다고 폭로한 바 있다. 그는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이미 기소됐지만, 종합특검팀은 최근 곽 전 사령관을 군형법상 반란 혐의로 추가 입건했다.
종합특검팀의 수사 확대는 기존 내란 사건 수사와 크게 다르지 않다. 윤씨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 군·경 지휘부 상당수는 이미 검찰 특별수사본부와 내란 특검팀 수사를 거쳐 재판에 넘겨졌다. 종합특검팀이 윤씨를 다시 조사하거나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수첩 등 남은 의혹을 규명하려면, 기존에 기소된 내란 혐의와는 다른 사실을 확인해야 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종합특검팀이 꺼내 든 혐의가 군형법상 반란죄와 형법상 범죄단체조직죄다. 종합특검팀은 계엄 실행에 관여한 윤씨, 김 전 장관, 노 전 사령관, 군 관계자들에게 반란 혐의를 적용해 수사 중이다.
핵심 쟁점은 새 혐의가 이미 기소된 내란 혐의와 얼마나 별개의 범죄사실로 볼 수 있느냐다. 일부 혐의는 내란 특검팀 단계에서 이미 검토된 바 있다.
핵심 증언·진술자들 잇단 피의자 신분 입건
내란 특검 검토했던 ‘반란 카드’ 효과 있나
우선 가장 큰 쟁점은 ‘동일 사건 여부’다. 윤씨 등은 이미 내란 우두머리 및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그런데 종합특검팀이 같은 12·3 비상계엄 행위를 다시 반란죄로 기소할 경우 이중기소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형사소송법 제327조는 이미 공소가 제기된 사건에 대해 다시 공소를 제기한 경우 공소기각 판결을 하도록 규정한다. 결국 핵심은 내란죄와 반란죄가 실질적으로 같은 사건인지, 별개의 범죄인지에 달려 있다.
종합특검팀 측은 두 범죄의 보호법익과 구성요건이 다르다는 입장이다. 내란죄는 헌정 질서 침탈을, 반란죄는 군 지휘체계에 대한 반항을 다루는 만큼 별개 범죄라는 논리다. 하지만 반대 측은 “동일한 행위를 다른 이름으로 재구성하는 것에 불과하다”며 “공소권 남용 논란이 생길 수 있다”고 맞선다.
종합특검팀 입장은 비교적 명확하다. 군형법상 반란죄는 단순히 군 내부 쿠데타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병기를 휴대한 군 병력이 국가기관에 반항한 경우에도 성립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윤씨와 군 지휘부가 공모 관계에 있었다면 민간인 신분인 대통령 역시 공동정범 형태로 반란죄 책임을 질 수 있다고 판단하는 분위기다.
군형법상 반란죄는 기본적으로 군 내부의 ‘하극상’을 전제로 한다. 대법원 역시 12·12 및 5·18 사건 판례에서 반란죄의 본질을 “군의 일부가 지휘통수체계에서 이탈해 반항하는 행위”라고 규정한 바 있다.
즉 반란죄가 성립하려면 군 일부가 상부 지휘체계에 반기를 들어야 한다는 의미다. 그런데 이번 사건은 군 최고통수권자인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병력이 이동한 구조라는 점에서 기존 군사 반란 사건과 성격이 다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빙성 흔들릴 수 있다” 내란 재판 악영향 우려
윤 변호인단 “수사기관 못 믿겠다” 공략할 수도
실제로 검찰 특수본 내부에서도 “대통령이 직접 내란 우두머리로 지목된 사건을 다시 군사 반란으로 구성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이 있었다.
대법원 판례 역시 특검에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대법원은 과거 판례에서 “대통령의 재가나 승인, 묵인 아래 이뤄진 병력 이동은 반란죄 적용이 어렵다”고 판단한 바 있다.
내란 특검팀에 참여했던 한 검사는 “검찰 특수본에서도 반란죄 적용을 검토했었다. 과거 특검팀에서도 무리하게 엮을 필요가 없고 의율하는 것도 힘들 것이라고 결론 냈다. 새로운 사실이 없으면 반란죄로 기소하는 건 무리수”라고 지적했다.
홍 전 차장과 곽 전 사령관처럼 핵심 증언을 했던 인물들이 피의자로 입건될 경우, 수사 압박에 따라 기존 증언을 번복하거나 입장을 바꿀 가능성도 제기된다. 범죄단체조직죄로 입건된 정보사 김봉규·정성욱 대령 등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선거관리위원회 출동 경위와 제2수사단에 대해 적극적으로 진술해 온 인물들도 마찬가지다.
실제 형사재판에서 증인의 신빙성은 유무죄 판단의 핵심 요소다. 내란 사건처럼 직접 증거보다 진술 증거 비중이 큰 사건에서는 증언의 일관성과 신뢰도가 결정적 변수로 꼽힌다.
윤씨 측 역시 향후 재판 과정에서 이를 적극 활용할 수 있다. 종합특검팀이 직접 핵심 증인을 입건했다는 사실 자체를 들어 “수사기관조차 기존 진술을 신뢰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논리다.
갑자기 왜?
곽 전 사령관의 경우 국회 증언과 검찰 진술 사이 일부 표현 차이가 이미 논란이 된 바 있다. 홍 전 차장을 두고도 메모 작성 경위와 보고 체계 등을 둘러싸고 여러 해석이 충돌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 종합특검팀 수사가 본격화되면 윤씨 측 변호인단은 “핵심 증거 자체가 흔들린다”는 전략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다.
결국 종합특검팀의 반란죄 수사와 핵심 증인 입건은 ‘수사 확대’라는 명분과 ‘기존 재판 흔들기’라는 역풍 가능성이 동시에 공존하는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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