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 /연합뉴스
17세 청소년을 상대로 성착취물을 40회 제작하고, 또 다른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소지한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A씨에게 항소심 재판부가 1심과 같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성착취물 소지 혐의에 대해서는 증거 부족을 이유로 무죄를 유지했다.
파일명은 알파벳뿐, "무료야동 검색하다 내려받아"
A씨는 2019년 10월부터 2020년 8월까지 인터넷 사이트에서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동영상 2개를 내려받아 소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해당 영상의 등장인물들이 명백하게 아동·청소년으로 인식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주장하며, 무죄를 선고한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A씨가 "게시물의 검색창에 '야동'이나 '무료야동'이라는 검색어를 입력해 많은 영상을 볼 수 있었고, 그러던 중 문제가 된 해당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동영상을 다른 파일들과 함께 우연히 내려받게 되었다"고 진술한 점에 주목했다.
영상의 파일명 역시 알파벳으로만 되어 있어 이름만으로는 불법 성착취물임을 짐작하기 어려웠다고 판단했다.
또한, 동영상 속 등장인물을 명백히 아동·청소년으로 인식할 만한 옷, 소지품, 장소적 특징 등 주변 정황을 찾아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결국 영상의 출처 및 제작 경위를 알 수 있는 어떠한 증거도 현출되지 않아, 사회 평균인의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임을 인지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소지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40회 성착취물 제작은 유죄…수사 협조 참작돼 집행유예 유지
반면 A씨가 17세 청소년 피해자 B씨를 이용해 24일 동안 40회에 걸쳐 성착취물을 제작한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가 인정됐다.
재판부는 "가치관이 정립되지 않은 아동·청소년의 건강한 성장을 가로막고 자신의 성적 욕망을 해소하기 위해 범행을 저질러 죄질이 나쁘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한 1심의 형량이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는 검사의 항소는 기각됐다.
재판부는 A씨가 B씨의 신고로 수사가 개시되자 경찰에 자진 출석해 휴대전화와 개인 PC 하드디스크를 임의로 제출한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
의도하지 않은 영상 유포가 있었는지 확인하기 위한 디지털 포렌식 절차에도 A씨가 적극적으로 협조한 사실이 인정됐다.
재판부는 A씨가 유죄로 판단된 범죄 사실을 모두 인정하며 B씨에게 용서를 구하고 있고, 형사처벌 전력이 전혀 없는 초범이라는 점 등을 종합해 원심의 양형이 합리적인 재량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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