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7개월 전 취소했는데 계약금 환불 0원? 예식장 '배짱'에 법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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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7개월 전 취소했는데 계약금 환불 0원? 예식장 '배짱'에 법원은

로톡뉴스 2026-06-02 09:42:0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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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식 211일 전 계약을 취소한 예비부부가 예식장의 환불 거부에 소송을 제기했다. / AI 생성 이미지

예식일 211일을 남기고 계약을 취소한 예비부부에게 예식장이 “계약서에 따라 한 푼도 못 돌려준다”며 환불을 거부해 소송전으로 비화했다.

예식장 측은 자체 약관을 내세우지만, 법원은 과거 유사 사건에서 공정거래위원회의 ‘90일 이전 취소 시 계약금 전액 환불’ 표준약관을 근거로 들어 소비자 손을 들어준 바 있어, 불공정 약관을 둘러싼 법적 다툼 결과에 이목이 쏠린다.

"엘리베이터 사고에, 단독홀이라더니..." 예비부부의 취소 이유

인생의 가장 중요한 날을 위해 예식장을 계약했던 A씨는 최근 황당한 일을 겪었다. 계약한 예식장에서 올해 초 하객들이 엘리베이터에 수 시간 동안 갇히는 사고가 있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것이다.

불안감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계약 당시 “건물 내 홀이 하나뿐인 단독홀”이라며 “주차 공간도 400여 대 확보돼 있다”는 안내를 믿고 계약했지만, 예식이 있는 날에도 건물 내 대강당을 외부인이 사용할 수 있게 개방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A씨는 “단독홀이라는 상품 가치가 훼손되고 주차난이 불 보듯 뻔해 계약을 취소하기로 마음먹었다”고 밝혔다. A씨는 예식 예정일(2025년 5월 24일)로부터 약 7개월(211일) 전인 2024년 10월 25일, 예식장 측에 내용증명을 보내 계약 취소 의사를 명확히 했다.

하지만 예식장은 계약금 반환을 완강히 거부했고, 결국 A씨는 11월 27일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계약서가 법보다 위" vs "불공정 약관은 무효"

예식장 측은 법원에 제출한 답변서를 통해 "계약 해지 사유는 전적으로 원고(A씨)에게 있다"며 계약금 반환 의무가 없다고 못 박았다.

이들은 민법 제565조(해약금)를 근거로 “계약금을 포기하고 계약 취소가 가능하다고 명시되어 있으므로 귀책사유 없는 피고는 반환 의무가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계약서 약관에 따라 계약금 반환이 불가하며, 원고 또한 이 부분에 사전 고지를 받았다”면서 “한국소비자원의 분쟁조정 내용은 민법을 뛰어넘을 수 없다”고 항변했다. 해당 예식장 계약서에는 ‘계약 후 14일 이내에만 환불이 가능하다’는 자체 약관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법률 전문가들은 계약서 약관이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약관법)’에 위배될 소지가 크다고 지적한다.

박성현 변호사(법률사무소 유)는 "약관이 불공정하거나, 소비자에게 현저히 불리한 조항이라면 법적으로 무효화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변호사를 통해 약관의 공정성을 따져 적극 대응하시길 권장합니다."라고 조언했다.

오지영 변호사(법무법인 명륜) 역시 “해당 사안은 쌍방간 체결한 계약서와 그 안의 약관에 대해 상호 동의가 이루어진 상태이므로 현 시점에서는 해당 약관의 무효성을 입증하는 것 외에는 실질적인 해결방안을 찾기 어려운 상황입니다”라고 분석했다.

"150일 전 취소도 환불"... 법원의 '기준'은 달랐다

A씨의 사례처럼 예식장 계약금 반환을 둘러싼 분쟁은 이전에도 있었다. 그리고 법원은 소비자의 손을 들어주는 경향을 보였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021년, 예식 6개월 이내에 계약을 해지하면 계약금 전액을 위약금으로 정한 약관이 “약관법에 위배돼 무효”라고 판결했다(2020나77796).

당시 재판부는 판결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가 제정한 '예식장이용 표준약관'은 고객이 귀책사유로 예식예정일 90일 전까지 계약해제를 통보한 때에도 계약금 전액을 반환하도록 규정하였다”는 점을 들었다.

더 최근인 2024년 11월, 같은 법원은 예식 149일 전에 취소했음에도 계약금 전액을 위약금으로 물리는 약관 역시 무효라고 판단했다(2023나67639). 이 판결에서 법원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을 적용해 총비용의 10%를 배상액으로 산정하고, 계약금에서 이 금액을 뺀 나머지를 소비자에게 돌려주라고 명령했다.

A씨의 경우 예식일로부터 211일 전에 취소 의사를 밝혔기 때문에, 법원이 예식장의 ‘14일 이내 환불’ 약관을 불공정 조항으로 보고 무효로 판단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승소 가능성은? "일부 반환은 유력, 전액은 '이것'에 달려"

법조계에서는 A씨가 소송에서 계약금의 상당 부분을 돌려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과거 판례에 비춰볼 때, 약관 무효를 주장하며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른 금액을 제외한 나머지 계약금 반환 청구는 승산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희범 변호사(라미 법률사무소)는 “약관규제법과 귀하에게 귀책이 없음을 입증해야 하는데, 스스로 하기 쉽지 않아 보입니다”라며 전문가의 조력을 강조했다.

만약 A씨가 ‘단독홀’이나 ‘주차 400대’ 등 계약 당시 예식장 측이 안내한 내용이 사실과 달랐다는 점을 입증할 수 있다면 전세는 더욱 유리해진다. 이는 단순 변심이 아닌 예식장 측의 ‘채무불이행’에 해당해 계약금 전액을 돌려받을 명분이 되기 때문이다.

다만 백서준 변호사(오엔 법률사무소)는 “법리적 주장이기 때문에 변호사 도움을 반드시 받아야 하는데, 금전적으로 봤을 때 실익이 어느정도 있을지는 의문입니다”라며 소송에 드는 비용과 시간을 고려한 신중한 접근을 조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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