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대를 기록하며 공급측 요인과 서비스 가격 상승에 따른 물가 압력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산물과 신선식품 가격은 비교적 안정세를 찾았으나, 국제 유가 변동성에 따른 석유류 가격 폭등과 하방 경직성이 강한 개인서비스 요금이 전체 물가 상승을 주도했다.
2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6년 5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9.92(2020=100)로 전년 동월 대비 3.1% 상승했다. 올해 2월 2.0%까지 낮아졌던 물가상승률은 3월 2.2%, 4월 2.6%에 이어 3개월 연속 상승 폭을 키우며 불안정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전월 대비로도 0.5% 올랐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그동안 물가 상승을 주도했던 농림수산물 가격의 기여도는 다소 둔화됐다. 기상 조건 호조와 출하량 증가로 신선식품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4% 하락했다. 특히 배(-17.8%), 양파(-18.5%), 양배추(-43.9%), 배추(-8.9%) 등 신선채소(-4.9%)와 신선과실(-2.8%) 부문이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유통 가중치가 높은 품목으로 구성된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3% 상승해 총지수 상승률을 상회했다. 식품 부문은 2.1% 상승에 그친 반면, 식품이외 품목이 4.2% 급등하면서 전체 생활물가를 끌어올린 결과다. 이는 신선식품의 가격 하락 효과가 다른 생활 필수 품목들의 상승세에 상쇄되었음을 의미한다.
지난달 물가 상승의 가장 큰 요인은 공업제품, 그중에서도 석유류의 급등이다. 석유류는 전년 동월 대비 24.2% 폭등하며 가중치 대비 물가 기여도를 크게 높였다. 휘발유(23.1%)와 경유(33.3%)가 동시에 높은 상승률을 기록함에 따라 지출목적별 분류에서도 교통 부문이 11.6% 올랐다. 국제 유가 상승세가 국내 제품 가격에 본격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서비스 물가 역시 전년 동월 대비 2.8% 오르며 상방 압력을 지속했다. 특히 외식 제외 개인서비스 요금이 4.4% 상승했다. 세부적으로는 보험서비스료(13.4%), 공동주택관리비(4.1%) 등이 크게 올랐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및에너지제외지수’와 ‘농산물및석유류제외지수’는 각각 전년 동월 대비 2.5% 상승했다. 지난 4월(2.2%)보다 상승 폭이 0.3%포인트 확대된 것으로, 계절적·일시적 충격을 제외하더라도 물가의 하방 경직성이 견고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정부 관계자는 “에너지 가격 변동성과 개인서비스 물가의 누적된 상승 압력이 하방을 지지하고 있다”며 “공급망 점검과 유가 변동성 대응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역별 소비자물가 동향에서는 대도시와 지방 간의 상승률 격차가 관찰됐다. 전국 평균(3.1%)을 기준으로 경남(3.6%), 강원·전북·전남·경북(3.5%) 등 주로 지방 시·도 지역의 상승률이 높게 나타났다. 반면 서울(2.7%), 대구(2.8%), 부산(2.9%) 등 대도시 지역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이 같은 격차는 개인서비스 요금의 지역별 인상 시기와 폭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지방의 개인서비스 상승률(경남 4.1%, 경북 4.0%)이 수도권(서울·인천 3.8%)을 웃돌면서 지역 물가 격차를 유발하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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