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최소라 기자] 코스피가 연초 대비 100% 가까이 상승하며 역대 최고 수준의 강세장을 이어가고 있다. 반도체 업황 개선과 인공지능(AI) 투자 확대 기대감이 맞물리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주가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시장은 반도체 중심 랠리가 이어질 것으로 보면서도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자금이 다른 업종으로 이동하는 순환매 가능성에 주목한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는 장중 한때 8874.16까지 오르며 9000선을 목전에 뒀다. 삼성전자는 장중 10%대 급등하면서 시가총액이 2000조원을 넘어섰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의 방한 소식이 전해지면서 LG전자가 장중 상한가를 기록했고 네이버(16.03%)와 현대차(3.73%) 등도 강세를 보였다.
◇반도체가 이끈 9000피…시총 순위 재편
코스피가 9000선을 바라보게 된 중심에는 반도체가 있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신고가를 경신했다.
최근 삼성전기는 현대차를 제치고 시가총액 4위에 오르며 존재감을 키웠다. 증권가는 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이어지는 한 반도체 업종의 실적 모멘텀이 지속될 것으로 본다. 최근 삼성증권은 코스피 연간 상단을 1만1000으로 상향했고, 하나증권도 1만450을 제시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전기, LG이노텍 등 AI 인프라 핵심 부품 업체들의 실적 개선은 이제 겨우 1회 초에 불과하다”고 판단했다.
◇커지는 쏠림 우려…李 “왜 반도체 빼야 하나”
반도체 강세가 이어지면서 대형주 쏠림현상이 문제로 지적된다. 최근 코스피 시장에서 전년 대비 IT하드웨어(400%), 반도체(201%), IT가전(121%) 등 3개 업종만 지수 상승률을 웃돌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코스피 내 12개월 예상 순이익 비중도 71%에 달한다.
반도체 랠리가 이어지는 동안 방산, 바이오, 조선 업종은 상대적인 약세를 보였다. 지난 한 달간 코스피 시장에서 상승 종목은 100여 개에 그쳤고 800여 개 종목은 하락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1일 ‘반도체를 빼면 코스피가 4100선’이라는 보도에 대해 “왜 반도체를 빼고 종합주가지수를 계산해야 하는지 이해가 잘 안 된다”고 반박했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 시총은 삼성전자 대비 93%까지 상승했다. 순이익 규모를 감안 시 SK하이닉스의 시총이 삼성전자를 추월하는 경우 과열을 알리는 위험 시그널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차익실현 자금, 방산·조선·건설로 향하나
반도체주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자금이 조선, 방산, 건설 등의 업종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커진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 방산 업체들은 해외 업체들 대비 프리미엄 거래 중”이라고 밝혔다. 조선업에서는 정부의 핵추진잠수함 개발 계획인 ‘장보고 N 사업’이 주목받고 있다. 변용진 iM증권 연구원은 “핵추진잠수함은 조선·방산 분야를 통틀어 개발·건조에 가장 오랜 기간이 걸리는 핵심전략자산 중 하나”라고 말했다.
수출 개선과 미국 제조업 경기 호조, 한국 GDP 성장률 상향 조정(2.0%→2.6%) 등에 힘입어 에너지·화학·2차전지·방산·전력기기 등 소재·산업재 업종의 반등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이란 간 종전협상 타결과 금통위 금리 동결 이후 채권금리 하향 안정이 가시화된다면 그동안 억눌렸던 성장주의 반등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AI 이벤트·지방선거가 6월 변수
이달 증시는 AI 관련 이벤트와 지방선거 결과가 주요 변수로 꼽다. 글로벌 AI 투자 열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관련 ‘GTC 타이베이 2026’와 ‘컴퓨텍스(COMPUTEX) 2026’, 마이크로소프트 빌드(Microsoft Build) 등 굵직한 이벤트가 예정돼 있다.
6.3 지방선거 이후 지역 개발 공약과 인프라 투자 계획이 본격화되면 건설·건자재·인프라 업종이 수혜를 입을 수 있다. 도시개발 사업과 교통망 확충 계획이 가시화될 경우 건설주 투자심리 개선도 기대된다.
이제 시장의 눈은 ‘삼성전기’ 같은 시총 순위 급상승 기업의 추가 발굴 가능성이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시총 19조원에서 최근 159조원까지 올라간 바 있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시가총액 20~70위권 가운데 실적 성장성과 수익성을 고려할 때 시총 재평가 가능성이 높은 종목으로 ▲효성중공업 ▲한미반도체 ▲삼성중공업 ▲현대로템 ▲LIG디펜스앤에어로 ▲LG ▲카카오 ▲현대오토에버 ▲한국항공우주 ▲에이피알 ▲HD현대마린솔루션 ▲삼성E&A 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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