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티코 보도…"패라지가 집권해도 전쟁 개입 않도록 보장 요구"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키프로스가 영국에서 정권이 교체되더라도 키프로스 내 영국군 기지가 원치 않는 전쟁에 휘말리지 않도록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고 폴리티코 유럽판이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2월 28일 이란 전쟁 발발 전후로 영국 중도좌파 노동당의 키어 스타머 총리는 미국이 키프로스에 있는 영국군 기지를 이란 공습에 쓰도록 허용하지 않았다. 이후 중동 협력국 방공 목적으로만 제한해 사용을 승인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스타머 총리를 거듭 공격하며 강한 불만을 표시해 왔다.
키프로스는 1960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했지만, 영국은 키프로스 아크로티리와 데켈리아에 군 기지를 두고 이곳에 대한 주권을 유지하고 있다. 아크로티리 공군 기지는 오랫동안 양국 관계에 민감한 문제였으며 이란 전쟁을 계기로 긴장이 커졌다. 전쟁 발발 직후인 3월 2일 아크로티리 기지가 이란이 쏜 것으로 추정되는 드론 공격을 받으면서 경계심이 커졌고, 키프로스 정부는 이 문제와 관련해 영국 정부가 충분히 소통하지 않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키프로스는 앞으로도 트럼프 대통령이 영국군 기지를 전쟁에서 공격용으로 쓰는 일이 없도록 방지하기를 원하며 우익 성향의 나이절 패라지 영국개혁당 대표가 총리가 될 경우에도 그런 일이 없도록 보장해 달라고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패라지 대표는 이란 전쟁 발발 직후 "영국이 이란을 상대로 한 중대한 싸움에서 미국을 지지해야 한다"며 대이란 공습에 키프로스나 차고스제도에 있는 기지를 사용하는 것을 지지했다. 그러다가 약 열흘 지나서는 "외국의 전쟁에 직접 개입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을 바꿔 영국개혁당이 집권하면 어떤 정책을 펼칠지 의구심을 일으켰다고 폴리티코는 짚었다.
한 키프로스 고위 외교 당국자는 키프로스 정부가 이란전 종전 후 이 문제를 제기할 계획이라며, 장래의 영국 정부들이 키프로스에 있는 군 기지를 군사 행동에 사용하는 것을 일방적으로 결정하지 못하도록 '구체적인 보장'을 원한다고 전했다.
다만, 이들은 어떤 조치가 가능할지 구체적 방안을 제시하지 않았다.
영국개혁당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우리 당은 키프로스에 있는 영국군 기지의 전략적 중요성과 이를 어떻게 사용할지 결정할 영국의 주권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영국 정부 한 당국자는 이들 기지에 대한 영국의 주권은 논쟁의 대상이 아니라고 일축하면서도 "패라지가 총리가 될 경우 영국의 신뢰성에 관해 동맹국들이 우려한다는 점은 이해할 만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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