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전효재 기자】 포스코퓨처엠이 리튬·인산·철(LFP) 양극재 시장 공략을 가속하고 있다.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중저가 전기차를 중심으로 LFP 배터리 채택이 증가하는 시장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중국 기업이 LFP 양극재 시장을 사실상 장악하고 있지만, 포스코그룹 차원에서 선제 확보한 해외 우량 리튬 자원을 활용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실린다.
1일 포스코퓨처엠에 따르면 중국 기업의 독무대로 여겨졌던 LFP 양극재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채비를 갖추고 있다. 이차전지 소재 국내 기업 피노, 중국 배터리 소재 기업 CNGR(중위그룹)과 합작사(JV) 씨앤피신소재테크놀로지를 설립하고 포항 영일만 4일반산업단지에 LFP 양극재 공장 건설을 시작했다. 지난달 28일 착공한 이 공장은 2027년 양산이 목표다. 연산 최대 5만t까지 단계적으로 규모를 확대할 예정이다.
포스코퓨처엠은 전용 공장 외에도 기존 운영 중인 포항 양극재공장의 삼원계 하이니켈 제품 생산라인 일부를 LFP 양극재 라인으로 개조하고 있다. 올해 2분기 중 시제품 생산을 시작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LFP 양극재 시장에 조기 진입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으로 풀이된다.
포스코퓨처엠의 LFP 생산 능력 확대는 글로벌 배터리 시장 변화에 발을 맞춘 행보다. LFP 배터리는 니켈·코발트·망간(NCM),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등 삼원계 배터리와 비교해 출력은 낮지만 저렴한 가격과 긴 수명이 장점이다. 최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과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에 따른 전력수요 증가로 ESS용 LFP 배터리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다.
이에 따라 배터리 업계도 LFP 전략을 재조정하고 있다. 국내 배터리 셀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는 기존 삼원계 배터리 생산라인 일부를 ESS용 LFP 배터리 라인으로 전환하고 있고, 포스코퓨처엠·엘앤에프 등 배터리 소재 기업도 LFP 소재 공급 역량을 확장하고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ESS와 보급형 전기차를 중심으로 LFP 적용이 늘어나면서 국내 배터리 업계도 전환을 본격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포스코퓨처엠이 그룹 내에서 리튬 원료를 조달하며 LFP 양극재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포스코그룹 장인화 회장은 지난해와 올해 리튬 가격 하강기를 겨냥해 호주·아르헨티나 등 해외 우량 리튬 자원을 인수했다. 포스코그룹은 포스코아르헨티나·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 등 리튬 자회사를 통해 올해 연간 9만3000t의 리튬 생산능력을 갖출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외 지역에서 리튬을 자체 조달하는 점은 글로벌 공급망 규제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 미국 정부는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지급 조건(MACR)을 강화하며 중국 배터리 공급망 의존도 축소를 유도하고 있다. MACR은 배터리 생산에 사용되는 양극재·음극재 등 직접 재료비 중에서 비금지외국기관(Non-PFE)이 차지하는 비중을 뜻한다. 사실상 공급망의 ‘비중국화 비율’을 수치화한 개념이다.
미국은 올해 MACR 비중을 60%(중국산 40% 허용)로 적용하고, 2030년 MACR 85%(중국산 15% 허용)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AMPC 보조금 수혜를 위해서는 중국산 LFP 양극재 의존도를 줄여야 하는 셈이다. 교보증권 리서치센터는 최근 리포트에서 ‘ESS 시대 본격화와 국내 LFP 양극재 공급 부족이 가시화되는 가운데, 동사의 라인 전환 속도 우위와 음극재 동반 수주 가능성이 강화되는 국면’이라고 분석했다.
포스코퓨처엠은 원료 공급망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중국의 LFP 독주 체제에 균열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에 착공한 LFP 양극재 공장은 중국 기업과의 합작으로 추진되지만, 글로벌 규제 대응 차원에서 지분 조절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자체 기술 확보도 속도를 낸다. 사업 초기에는 중국 기업과 협력해 역량을 쌓고, 포항 양극재 공장의 LFP 라인을 중심으로 기술·생산 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퓨처엠의 LFP 양극재 사업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가격 및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활동을 이어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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