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김봉연 기자]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를 단 이틀 앞두고 발생한 잇따른 대형 안전사고가 막판 선거 판세를 뒤흔들 핵심 변수로 급부상했다. 대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폭발 사고와 청주 SK하이닉스 유독가스 누출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자, 여야 선거대책위원회 지도부는 1일 전국 유세 일정을 전격 중단했다.
각 후보 캠프도 확성기 연설과 선거 로고송 송출, 선거운동원 율동을 일제히 취소했다. 선거 막판 안전 이슈에 무감각하게 대응했다간 표심에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는 판단에, 정치권 전체가 극도로 몸을 낮췄다.
◇민주당, ‘상복’ 차림으로 대전행…“차분한 유세 기조 유지”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총괄상임선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고 소식을 접한 즉시 전국 모든 후보자에게 선거운동 중단을 긴급 지시했다.
충남 천안에서 마지막 중앙선대위 현장 회의를 마친 뒤 충북 괴산·경북 안동·울산을 잇는 막판 총력 유세를 계획했던 정 위원장은, 괴산에 도착한 직후 굳은 표정으로 발길을 돌렸다.
정 위원장은 “전국 선거운동 중단을 긴급 공지하고 왔다. 중앙당 지침에 잘 따라주시고 차분해졌으면 좋겠다. 불길 속에서 생사가 왔다 갔다 하는 마당에 우리가 기존 방식대로 선거 운동을 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차영 괴산군수 후보 공약 전달식은 생략됐고, 울산 유세는 취소됐다. 정 위원장은 파란 점퍼를 벗고 노타이 검은 양복으로 갈아입은 채, 안동에서 지지 호소 없이 곧장 사고 현장인 대전으로 향했다.
조승래 총괄선대본부장도 오후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은 사고 수습에 적극 협조할 것이며, 남은 선거운동 기간에도 차분한 유세를 이어가겠다”고 설명했다.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는 동작구 시장 유세 등 대중 연설 일정을 취소한 반면, 강남구 은마아파트와 용산구에서 예정된 재개발·재건축 간담회는 민생 행보의 일환으로 그대로 소화하기로 했다.
◇국민의힘, 로고송·율동 전면 금지…정부 초동 대처엔 ‘날 선 비판’
국민의힘 장동혁 상임선대위원장과 송언석 공동선대위원장의 모든 공개 지원 유세 일정을 취소했다. 서울 서소문고가 붕괴에 이어 대전 폭발 사고까지 겹치자, 격전지 순회로 지지층 결집을 노리던 전략을 즉각 ‘자중 기조’로 선거 전략을 수정했다.
장 위원장은 전국 캠프에 “로고송 사용과 율동을 자제하고 차분한 선거운동을 진행하라”고 지시한 뒤, 유가족에게 애도와 위로의 뜻을 전했다. 이어 울산 방문을 취소하고 대전 사고 현장으로 급파됐다.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캠프도 “오늘 유세에서 율동과 로고송을 전면 금지하고, 차분하고 조용한 일정으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라며 기조를 맞췄고, 당사에서 열릴 예정이던 오 후보 지원 기자간담회도 잠정 연기됐다.
다만 자중 속에서도 공세는 살아 있었다. 정희용 선거대책본부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의 초동 대처를 정조준했다.
정 본부장은 “사고 접수 후 불과 30여분이 지난 시점에 이재명 대통령은 자신의 SNS에 증시 관련 보도에 대한 반박 글을 게시하는 데 시간을 할애했다. 사고 수습을 지시하는 대통령 메시지가 먼저였는지, 증시 반박 SNS가 먼저였는지 그 전말을 국민 앞에 분명히 밝히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국·개혁신당도 확성기 내려놨다…“마이크 대신 직접 찾아뵙겠다”
경기 평택을 재선거에 나선 조국혁신당 조국 후보는 SNS를 통해 선거 차량 유세 중단을 선언했다. 조 후보는 “이 시간부로 유세차 유세를 중단한다. 마이크를 잡는 유세를 하는 대신, 조용하고 차분하게 유권자들을 직접 찾아뵙거나 전화로 평택 주민들께 제 마음을 전하겠다”고 밝혔다.
개혁신당도 소속 후보 캠프에 로고송 송출과 율동을 전면 금지하라는 지침을 내리며, 재난 상황 속에서 유권자들의 정서를 고려한 차분한 선거운동 기조에 동참했다.
확성기는 꺼졌지만 선거는 끝나지 않았다. ‘안전’과 ‘책임론’을 둘러싼 여야의 막판 공방은 투표일 전날까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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