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돈을 들여 방금 사 온 선홍빛 소고기를 냉장고에 그대로 넣었다가, 불과 이틀 만에 검붉은 갈색으로 변해 허탈했던 경험이 누구나 있다. 흔히 냉장고의 보관 능력을 과신하지만, 생고기는 포장을 뜯고 차가운 공기와 마주하는 순간부터 맛과 질감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특히 구이용 소고기는 구입 직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고기 상태가 완전히 달라진다.
이때 주방에 늘 구비되어 있는 ‘이것’, 바로 식용유를 고기 표면에 얇게 발라주면 상황은 180도 뒤집힌다. 기름막 하나가 산소 유입을 원천 차단해 갈변을 막고, 신선함을 한 달 넘게 붙잡아두는 소름 돋는 차단벽 역할을 맡기 때문이다. 매일 구워 먹는 고기의 격을 완전히 바꾸어 놓을 ‘이것’의 놀라운 차단 효과와 올바른 소분 지침을 쉽고 빠르게 정돈했다.
식용유로 겉면 기름 코팅 후 낱개 포장하기
소고기를 오래 보관하는 첫 단추는 고기 표면에 방어벽을 세우는 일이다. 먼저 키친타월로 겉면의 핏물과 물기를 깨끗이 닦아낸다. 물기가 남아있으면 균이 번식하기 쉽고 기름이 겉돌기 때문이다. 이후 고기 앞뒤에 식용유를 얇고 고르게 펴 바른다. 향이 없는 카놀라유나 포도씨유가 고기 본연의 향을 보존하기에 좋다. 이 방법은 산소 접촉을 막아 갈변을 방지하고, 차가운 냉풍 탓에 고기가 바짝 마르는 현상을 차단한다. 구울 때도 육즙이 밖으로 새어 나가지 않아 연한 육질이 유지된다.
코팅을 마친 다음에는 1회분씩 나누어 포장한다. 고기를 비닐봉지나 랩에 넣고 손바닥으로 눌러 안쪽 공기를 바짝 뺀다. 지퍼백으로 한 번 더 감싸주면 밀봉 효과가 높아진다. 한 번에 여러 장의 고기를 겹쳐 두면 서로 달라붙어 살점이 찢어지므로, 조각 단위로 낱개 포장해 밀폐 용기에 담아두는 방식이 바람직하다.
냉장·냉동실 명당 선택과 다른 고기 적용법
포장을 마친 소고기는 보관 위치와 온도가 중요하다. 냉장실에서는 4도 이하에서 일주일가량 신선도가 유지되며, 영하 18도 이하의 냉동실에서는 두세 달까지 보관할 수 있다. 냉장고 문을 자주 열고 닫으면 온도 변화가 심하므로, 냉기가 일정하게 유지되는 냉장고 맨 아래 칸이나 신선실 안쪽에 보관해야 안전하다.
냉동실에 넣을 때는 포장을 두 겹 이상 감싸야 고기 표면이 수분을 잃고 딱딱하게 굳는 서리 마름 현상을 막는다. 식용유 코팅은 얼어붙는 과정에서 섬유질이 파괴되는 현상을 줄여 해동 후에도 쫄깃한 식감을 보존한다. 이 방식은 삼겹살이나 목살 같은 돼지고기, 닭고기 등 모든 생고기에 똑같이 적용할 수 있다. 남은 고기를 개별 밀봉해 두면 처음 상태와 다름없이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다.
육즙 지키는 냉장 해동과 조리 전 15분 대기
얼어붙은 고기를 녹이는 해동 절차도 맛을 결정하는 중요 요소다. 실온에 고기를 꺼내두는 방식은 겉만 먼저 미지근하게 녹아 미생물이 증식하기 쉬우므로 피해야 한다. 가장 좋은 수단은 조리 하루 전날 냉장실로 옮겨 천천히 녹이는 냉장 해동이다. 시간이 다소 걸리지만 영양분 손실 없이 본래의 연한 육질을 그대로 살려낸다.
시간이 급하다면 비닐 포장 상태 그대로 찬물에 담가둔다. 이때 물이 고기 살점에 직접 닿으면 맛이 밍밍해지고 결이 흐물거리므로 주의해야 한다. 해동이 끝난 고기는 굽기 15분 전쯤 실온에 미리 꺼내두어 차가운 기운을 빼준다. 차가운 고기를 뜨거운 불판에 곧장 올리면 육즙이 한꺼번에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한 번 녹인 고기를 다시 얼리면 섬유질이 파괴되어 질겨지므로 재냉동은 절대 금물이다.
Copyright ⓒ 위키푸디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