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정부가 병원 입원실의 남녀 분리 원칙을 폐지하려던 계획을 철회하고 현행 제도를 유지하기로 했다. 입법예고된 이후 제기된 환자들의 우려를 고려해 기존 원칙은 유지하되 예외적 상황에 한해 적용하는 수정안을 내놨다.
1일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 발표를 종합하면 복지부는 지난달 27일 입법예고한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안에 대해 국민 의견을 반영해 수정하겠다고 전날 밝혔다. 입법예고 이후 반대 의견이 잇따르자 닷새 만에 개정안을 조정한 것이다.
수정안에는 입원실을 기존과 같이 남녀를 구분해 운영하도록 하되 중환자실이나 부부·가족이 2인실을 이용하는 경우에는 예외를 인정하는 내용이 담겼다.
복지부 관계자는 “수정안으로 개정할 경우 입원실 남녀 구별 규제는 그대로 유지되면서 환자를 위해 꼭 필요한 경우 다른 환자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범위에서 입원실 남녀 구별 규제를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27일 복지부는 의료법 시행규칙 중 남녀를 구별해 운영하도록 규정한 입원실 운영 기준을 ‘병상 자원의 효율적 운영’을 이유로 삭제한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바 있다. 병상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성별 기준으로 비어 있는 병상을 적극 활용해 병실 운영 효율을 높이겠다는 구상이었다.
현행 의료법 시행규칙 제35조의2을 보면 의료기관의 운영 기준으로 “입원실은 남·여별로 구별해 운영할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위반하는 의료기관은 1차 시정명령을 받고 2차 위반 시에는 영업정지 15일의 행정처분 조치가 내려진다. 복지부는 이 같은 규정이 의료 현장의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고 규제 개선을 추진해 왔다.
이에 복지부는 오는 7월 6일까지 입법예고를 통해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었지만 개정안을 둘러싼 논란이 잇따르면서 결국 철회를 결정했다. 법제처 누리집에 따르면 해당 입법예고에 접수된 4000여건의 의견 대부분은 반대 입장이었는데, 성범죄 우려, 환자의 사생활 침해, 입원 과정에서의 불편 증가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주를 이뤘다.
반대 의견을 낸 환자들은 병실에서 환복과 각종 처치가 일상적으로 이뤄지는 만큼 커튼만으로 사생활 보호가 충분히 보장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특히 최근 성범죄에 대한 사회적 경계가 높아진 상황에서 불법 촬영이나 성추행 등 안전 문제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복지부는 남은 입법예고 기간 동안 수정안에 대한 의견을 받은 뒤 하반기 중 최종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최종안은 공포와 동시에 시행된다.
Copyright ⓒ 투데이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