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가 1.65% 인상에 멈춘 의료개혁···필수의료 해법도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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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가 1.65% 인상에 멈춘 의료개혁···필수의료 해법도 ‘흔들’

이뉴스투데이 2026-06-01 16:10:0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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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그래프=김진영 기자]
[ㅅ그래프=김진영 기자]

[이뉴스투데이 김진영 기자] 2027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에서 평균 수가 인상률이 1.65%로 정해졌지만, 의원 유형이 최종 결렬되면서 의료개혁의 핵심 과제인 필수의료 보상 재설계가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대한의사협회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제시한 1.6% 인상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응급·소아·분만·외상 등 필수의료와 동네의원 중심의 일차의료를 강화하려면 보상 확대가 필요하지만, 건강보험 재정 부담과 직역별 이해관계가 맞물리면서 수가 개편 논의는 한층 복잡해지는 양상이다.

1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 30일 재정운영위원회를 개최, 2027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 결과를 심의·의결했다. 평균 인상률 1.65% 가운데 환산지수 인상률은 1.45%, 상대가치 연계분은 0.20%다. 유형별로는 병원 1.2%, 요양·정신병원 1.3%, 치과 2.6%, 한의원 3.0%, 약국 3.7%, 조산원 6.0%로 결정됐다. 이번 인상으로 추가 투입되는 건강보험 재정은 1조2058억원으로 추산됐다.

의원 유형은 공급자단체 가운데 유일하게 협상이 결렬됐다. 공단은 의원 유형에 환산지수 인상률 1.1%와 상대가치 연계분 0.5%를 합친 1.6% 인상안을 제시했지만, 의협은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의협은 고물가·고금리·인건비 상승으로 의원급 의료기관의 비용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물가 상승률에도 못 미치는 인상률로는 일차의료 기반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이번 협상은 연례 수가 인상률 조정을 넘어 건강보험 재정 배분 구조의 한계를 드러냈다. 의료 수가는 건강보험이 병원과 의원, 약국 등에 지급하는 의료서비스의 대가다. 인상폭이 커지면 의료기관의 비용 부담은 완화되지만 건강보험 지출과 보험료 인상 압력은 높아진다. 반대로 재정 건전성을 이유로 인상폭을 제한하면 일차의료와 필수의료 분야의 저보상 논란은 커질 수밖에 없다.

의협은 특히 공급자단체 전체가 나눠 갖는 추가소요재정, 이른바 ‘밴드’ 규모가 줄어든 점을 핵심 원인으로 지목했다. 박근태 대한의사협회 수가협상단장은 이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이번 추가소요재정은 지난해보다 적었다”며 “밴드 폭이 줄어든 상황에서는 의원급과 병원급처럼 규모가 큰 단체는 인상률을 올릴 여력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 현실을 반영해 달라고 계속 요구했고, 공단과 재정운영위원회에도 밴드 폭 확대를 요청했지만 오히려 줄었다”며 “이 수치는 받아들일 수 없어 결렬을 선언했다”고 설명했다.

의협은 이달 중 내부 논의를 거쳐 향후 대응 방향을 정할 방침이다. 박 단장은 “아직 예정된 행동은 없고 내부적으로 상의할 예정”이라며 “6월 안에 회의를 통해 공단을 다시 만나든지 앞으로의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ㅅ그래프=김진영 기자]
[ㅅ그래프=김진영 기자]

의협 안팎에서는 현행 수가협상 구조에 대한 문제 제기가 커질 가능성도 있다. 공급자단체별 협상이 매년 반복되고 있지만, 정작 협상의 기준이 되는 밴드 규모가 제한되면 필수의료와 일차의료 보상 확대 논의가 구조적으로 막힐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의원급 협상 결렬은 일차의료 보상 문제가 의료전달체계와 맞물려 있음을 보여준다. 의원급 의료기관은 환자가 맨 먼저 찾는 진료 창구다. 이 기능이 약해지면 경증 환자의 상급종합병원 쏠림이 커지고, 대형병원의 중증·응급환자 진료 여력도 제한될 수 있다. 필수의료 강화를 위해서는 상급종합병원 지원뿐 아니라 일차의료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보상 구조가 함께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정부의 수가 개편 방향은 총액 확대보다 재정 재배분에 방점이 찍혀 있다. 보건복지부는 과보상 항목으로 지목된 검체·영상검사 수가를 조정하고, 여기서 절감되는 재원을 진찰료 개편과 일차의료 강화에 투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건강보험 재정 여력이 제한된 상황에서 저평가된 필수의료와 진찰 중심 의료에 보상을 늘리려면 상대적으로 보상이 큰 항목을 조정하는 방식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다만 수가 재배분은 이해관계 조정 부담이 큰 과제다. 한 번 오른 수가는 낮추기 어렵고, 특정 항목을 과보상으로 볼지에 대한 과목별 입장도 크게 엇갈린다. 검체검사는 위수탁기관 간 이해관계가 얽혀 있고, 영상검사는 수가를 조정하면서도 검사의 질을 어떻게 유지할지가 과제로 남아 있다. 응급 중환자, 외상, 고난도 수술을 맡는 외과계에서는 실제 집도의에게 직접 보상이 돌아가는 구조가 필요하다는 요구도 나온다.

필수의료 위기는 의사 인력과 수련 체계, 병원 인프라, 지역 의료체계가 함께 얽힌 문제로 꼽힌다. 다만 적정 보상 없이 의료 현장에 책임만 요구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유경하 대한병원협회장은 “필수의료 문제는 인력, 수가, 병원 인프라, 지역 의료체계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어 어느 한 가지 대책만으로 해결되기 어렵다”며 “응급, 소아, 분만, 외상 분야는 국민에게 필요하지만, 사명감만으로 버티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형훈 보건복지부 2차관 역시 “수가 인상은 쉽지만 한 번 올려놓으면 낮추거나 조정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며 “적게 보상되고 있는 수가는 높이고 과보상되는 부분은 조정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평균 1.65% 인상에 그친 이번 협상으로 의료개혁의 초점은 단순 수가 인상에서 제한된 건보 재정을 어떤 기준으로 재배분할지로 옮겨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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