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이라 참았던 폭언…보험설계사 보호 논의 수면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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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이라 참았던 폭언…보험설계사 보호 논의 수면 위로

투데이신문 2026-06-01 15:59:0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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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 보험 상담 현장에서 정당한 고객 불만과 악성민원의 경계를 어떻게 나눌지가 설계사 보호의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보험상품 특성상 소비자의 문제 제기는 불가피하지만, 반복적인 폭언이나 상담 목적을 벗어난 언행까지 설계사 개인에게 맡기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토스인슈어런스는 최근 소속 보험설계사를 대상으로 ‘블랙컨슈머 대응 제도’를 시행했다. 상담 과정에서 설계사가 반복적인 폭언이나 상담 목적과 무관한 부적절한 언행에 노출될 경우, 개인이 계속 응대하지 않고 본사가 후속 절차를 맡는 방식이다.

보험 상담은 민원이 발생하기 쉬운 업무다. 고객의 소득, 건강 상태, 가족 구성, 기존 보험 가입 내역 등을 바탕으로 보장 분석과 상품 설명이 이뤄지는 만큼 보험료 부담, 인수 가능 여부, 보장 범위, 향후 보험금 지급 가능성 등을 두고 고객과 설계사 사이에 인식 차이가 생길 수 있다.

정당한 문제 제기는 소비자의 권리다. 설명이 부족했거나 상품 구조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다면 고객은 불편을 제기할 수 있다. 다만 반복적인 감정 표출이나 모욕적 언행, 상담 목적과 무관한 요구가 이어질 경우 이를 설계사 개인의 고객 관리 문제로만 볼 수 있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토스인슈어런스는 그동안 상담 이후 고객 만족도 조사와 서술형 의견을 통해 상담 경험에 대한 피드백을 수집하고, 이를 시스템과 운영 정책에 반영해왔다. 그러나 일부 상담 과정에서는 상담 목적과 무관한 언행이나 반복적인 감정 표현 등으로 설계사가 부담을 겪는 사례도 있었다는 설명이다.

이번 제도는 이 같은 상황을 각 설계사의 대응 역량에만 맡기지 않겠다는 취지다. 설계사가 부적절한 언행 등에 반복 노출돼 과도한 심리적 부담을 겪는 경우, 요청에 따라 고객 응대를 중단하고 본사가 대응을 전담하는 절차를 담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통화 녹취와 문자, 메시지 등 객관적 자료를 바탕으로 내부 심의를 거쳐 사안별 대응 여부를 결정한다.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관련 법령에 따라 수사기관 신고나 행정·절차적 지원도 이뤄진다. 해당 절차는 보험업법상 고객응대직원 보호 조치 의무의 취지를 토대로 설계됐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설계사 보호도 결국 상담 품질의 문제

고객응대직원 보호 논의는 금융권에서 이미 이어져 왔다. 은행, 카드, 증권 분야에서는 고객 폭언이나 성희롱, 폭행 등에 대응하기 위한 보호 장치가 먼저 논의돼 왔다. 다만 보험설계사 보호는 일반 고객응대직원 보호와는 다른 균형이 필요하다.

설계사는 고객과 보험사를 연결하는 모집 주체이자 실적에 따라 소득이 달라지는 영업 인력이다. 이 때문에 소비자 불만을 악성민원으로 쉽게 분류할 경우 정당한 문제 제기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관건은 균형이다. 보험상품은 구조가 복잡하고 장기 계약이라는 특성상 설명 부족, 가입 조건, 보장 제외, 보험금 지급 가능성 등을 둘러싼 불만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런 문제 제기는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충분히 다뤄져야 한다.

반면 폭언이나 모욕적 언행, 반복적 괴롭힘까지 설계사 개인에게 감당하도록 두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설계사가 악성민원에 반복 노출될 경우 상담 집중도가 떨어지고, 이는 고객 설명 품질과 상담 경험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토스인슈어런스는 제도 오남용을 막기 위해 내부 기준에 따른 사후 관리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설계사 대상 대응 가이드와 교육을 통해 현장 대응의 일관성을 높이고, 악성민원으로 심리적 부담을 겪은 설계사를 위한 상담 지원도 운영한다.

회사 측은 이번 제도가 고객의 정당한 문제 제기나 불편 제기를 제한하기 위한 장치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설계사가 안정적인 환경에서 고객의 목소리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최소한의 보호 장치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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