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된 전략적 동반자'…양국 정상, 해양 안보 분야 협력 강화
(자카르타=연합뉴스) 손현규 특파원 =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영유권 분쟁 중인 필리핀과 베트남이 양국 관계를 '강화된 전략적 동반자'로 격상하고 해양 안보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수도 마닐라에서 베트남 권력 서열 1위인 또 럼 공산당 서기장 겸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했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 "오늘 우리는 양국 관계를 '강화된 전략적 동반자'로 격상한다"며 "이는 더 폭넓은 협력의 길로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럼 서기장도 "우리는 필리핀과 항상 긴밀히 협력해서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더 높은 차원으로 끌어올렸다"며 "(양국 관계의) 포괄성과 효과를 지속해서 키워 나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럼 서기장의 이번 필리핀 방문은 중국이 영유권 분쟁 지역인 남중국해에서 계속 군사 활동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이뤄졌다.
중국은 전날 해군과 공군 전력을 동원해 남중국해 스카버러 암초(중국명 황옌다오·필리핀명 바조 데 마신록 혹은 파나타그 암초) 주변 해역과 공역에서 전투준비 순찰을 하는 등 무력시위를 했다.
두 정상은 남중국해에서 항행의 자유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는 사실도 재확인하면서 해양 안보 분야에서 협력을 더 강화하기로 했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이날 회담이 끝난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유엔 해양법협약(UNCLOS)을 언급하며 "필리핀과 베트남이 국제법에 확고한 기반을 둔 우리 지역의 질서를 유지하는 데 공통의 이해관계를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등한 영유권 주장국으로서 우리는 남중국해의 평화와 안정 그리고 항행과 상공 비행의 자유를 유지하는 것은 타협의 여지가 없는 사안이라는 사실을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또 럼 서기장도 마르코스 대통령과 정세를 논의했다며 "(양국이) 평화, 안정, 발전을 위해 더 긴밀히 협력해서 변화하는 상황에 더 효과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필리핀을 찾기 전 또 럼 서기장은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군사력만으로는 안보를 보장할 수 없다며 분쟁이 확대되는 상황을 적극적으로 막기 위한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최근 필리핀은 일본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체결하기 위한 공식 협상을 시작하는 등 중국에 대항해 공동전선을 확대하고 있다.
다만 베트남은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로 중국과 분쟁을 벌이는 한편, 또 럼 서기장이 중국과의 관계 발전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외교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또 럼 서기장은 지난 4월에는 중국을 국빈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열기도 했다.
중국은 남중국해의 약 90%에 관한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필리핀을 비롯해 베트남, 대만,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특히 미국의 동맹국인 필리핀은 2022년 마르코스 대통령이 집권한 뒤 전임 정권의 친중 노선을 뒤집었고, 남중국해 영유권을 지키기 위해 관련 법까지 제정하며 중국에 강하게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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