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익 반토막·재고 1600억”···폭스바겐코리아, 순이익은 ‘100% 본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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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익 반토막·재고 1600억”···폭스바겐코리아, 순이익은 ‘100% 본사행’

이뉴스투데이 2026-06-01 15:4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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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틀라스. [사진=폭스바겐]
아틀라스. [사진=폭스바겐]

[이뉴스투데이 김경현 기자] 국내 수입차 시장의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는 가운데, 수입차 대중화를 이끌던 볼륨 브랜드들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특히 과거 시장을 주도했던 폭스바겐은 구조적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데다, 거둔 수익 전액을 해외 본사로 배당하며 국내 시장 재투자에는 인색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개된 ‘폭스바겐그룹코리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폭스바겐그룹코리아의 지난해(제22기) 영업이익은 91억8170만원으로 전년(173억5823만원) 대비 47.1% 급감해 사실상 반토막이 났다. 같은 기간 총매출액은 1조2528억원으로 전년 대비 11.9% 증가했으나, 이는 산하 프리미엄 브랜드인 아우디(매출 7408억원)와 초고가 브랜드 벤틀리의 판매 회복에 기댄 착시 효과로 분석된다.

실제 대중형 라인업을 책임지는 폭스바겐 브랜드의 성적은 처참한 수준이다. 지난해 폭스바겐 브랜드의 총매출은 2544억5537만원으로 전년 3372억4229만원 대비 24.5% 폭락했다. 특히 실적의 핵심 지표인 순수 차량 판매 매출은 전년도 2732억원에서 지난해 1937억원으로 주저앉으며 2000억원 선이 무너졌다.

경영 효율성 악화와 이에 따른 일선 딜러망도 난항을 겪고 있다. 폭스바겐은 판매량을 방어하기 위해 지난해 광고선전비를 265억6394만원으로, 판매촉진비를 50억7800만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대폭 증액했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마케팅 비용을 쏟아붓고도 차량을 처분하지 못하면서, 물류창고에 쌓인 폭스바겐의 상품(차량) 재고 자산 원가는 2024년 말 904억5124만원에서 지난해 말 1630억2560만원으로 2배 가까이 폭증했다. 미착품 등을 포함한 전체 재고자산 규모 역시 3437억3545만원으로 불어났다.

폭스바겐코리아 제22기(2025년) 감사보고서. [사진=전자공시시스템 갈무리]
폭스바겐코리아 제22기(2025년) 감사보고서. [사진=전자공시시스템 갈무리]

차량이 정상적으로 소비되지 않으면서 본사의 밀어내기 압박과 재고 금융 이자를 버티지 못한 현장 딜러사들의 채무불이행 위험도 커지고 있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폭스바겐그룹코리아가 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와 맺은 재매입 약정과 관련해, 딜러사의 채무불이행에 대비해 계상한 충당부채만 당기말 기준 9억41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한국 법인의 재고가 쌓이고 영업이익이 급감하는 위기 속에서도 유럽 본사는 국내 시장에서 거둔 과실 송금에만 급급했다. 폭스바겐그룹코리아는 실적 부진 속에서도 지난해 지배주주에 79억7418만원의 현금배당을 지급했다. 이는 전년도(제21기) 당기순이익 전액을 본사로 보낸 것이다. 심지어 이번 제22기 이익잉여금처분계산서안에도 당기순이익 431억1952만원 전액을 현금배당으로 처분하겠다고 명시해, 한국 시장 재투자는 외면한 채 국외 배당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의 등록 통계는 폭스바겐의 이 같은 브랜드 파워 추락을 방증한다. 지난 2020년 1만7619대에 달했던 폭스바겐의 연간 판매량은 지난해 5142대에 그치며 5년 만에 내수 판매량의 70.8%가 증발했다. 이는 고유가 기조 속 하이브리드(HEV)가 주도하는 국내 소비 트렌드를 오판한 결과다. 가솔린 HEV 라인업이 전무한 폭스바겐이 디젤 차량 중심의 재고 처리에 급급한 사이, 동일한 대중 수입차 포지션인 토요타·렉서스 등 일본계 하이브리드 중심 브랜드들은 내수 시장에서 역대급 호황을 누리며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이는 고유가 기조 속 하이브리드(HEV)가 주도하는 국내 소비 트렌드를 철저히 오판한 데서 비롯됐다. 가솔린 HEV 라인업이 전무한 폭스바겐이 구형 유로 디젤 차량 판매에 묶여 있는 사이, 동일한 대중 수입차 포지션인 토요타·렉서스 등 일본계 하이브리드 중심 브랜드들은 내수 시장에서 역대급 판매량을 기록하며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여기에 벤츠, BMW 등 프리미엄 브랜드의 파격적인 할인 공세와 국산차의 상품성 향상이라는 이중고에 끼이면서 ‘합리적 가격의 독일차’라는 정체성이 완전히 상실됐다.

업계 관계자는 “폭스바겐의 무기였던 '합리적 가격의 독일차'라는 정체성은 가격 상승과 국산차의 상품성 강화로 이미 설득력을 잃었다”며 “한국 소비 트렌드에 부합하는 파워트레인 도입과 딜러 상생을 위한 결단 없이는 매년 한국 시장 철수설이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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