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젠슨 황 CEO(가운데 왼쪽)와 SK그룹 최태원 회장(가운데 오른쪽). 사진=SK하이닉스 제공
한때 PC 제조사들이 신제품을 발표하는 'PC 전시회' 정도로 여겨졌던 컴퓨텍스(COMPUTEX)가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글로벌 AI 공급망 기업들이 총집결하는 행사로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 행사에는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물론 퀄컴, 인텔 등 글로벌 주요 IT 기업 수장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올해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직접 참석한 가운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주요 기업들도 대거 참가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컴퓨텍스는 오는 2일부터 5일까지 대만 타이베이 난강전시센터에서 'AI 투게더(AI Together)'라는 주제로 열린다.
이번 행사는 AI 기술이 실험 단계를 넘어 대규모 구현 단계로 전환되면서 제조, 모빌리티, 의료, 기업 서비스, 콘텐츠 제작 및 스마트 인프라 전반에 걸쳐 혁신을 가속화하는 방식을 심층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특히 ▲로봇공학, 자동화 및 물리적 인공지능 ▲AI 컴퓨팅, 인프라 및 개발 ▲생성형 인공지능 및 지능형 콘텐츠 애플리케이션 ▲AI 기기, IoT 및 엣지 컴퓨팅 ▲산업용 AI 애플리케이션 ▲데이터 인텔리전스, 거버넌스 및 보안 등 6가지 주요 주제를 통해 AI 생태계 전반을 조명할 방침이다.
컴퓨텍스는 대만무역진흥공사와 타이베이컴퓨터협회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행사로 1981년에 설립됐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컴퓨텍스는 CPU와 그래픽카드, 메인보드 등 PC 부품이 주인공인 행사였다. 그러나 AI 열풍과 함께 TSMC 등 대만 기업들이 AI 공급망의 핵심으로 부상한 데다, 엔비디아 젠슨 황이 기조연설자로 등장하며 글로벌 AI 기업들의 전략적 허브로 변모하는 모양새다.
컴퓨텍스 개막에 앞서 열린 엔비디아 'GTC 타이베이 2026'에서는 젠슨 황 CEO가 기조연설에 나섰다. 그는 이 자리에서 차세대 AI 플랫폼 '베라 루빈'이 현재 완전 생산 단계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메모리가 탑재된다고 소개하며 AI 반도체 생태계에서 메모리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최태원 회장도 이날 젠슨 황 CEO의 기조연설 현장을 찾았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역시 함께 참석했다. 업계에서는 엔비디아·TSMC와 구축한 AI 반도체 협력 체계를 바탕으로 추가 협력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행보로 보고 있다.
엔비디아 뿐만 아니라 글로벌 빅테크 CEO들도 컴퓨텍스를 찾는다. 크리스티아누 아몬 퀄컴 CEO, 맷 머피 마벨 테크놀로지 CEO, 립 부탄 인텔 CEO, 라파엘 소토마요르 NXP CEO 등이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다.
국내 기업들도 AI 시장 공략을 위해 대거 참여한다.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SK하이닉스는 컴퓨텍스 행사장 내에 전시 부스를 꾸리고 고객들을 맞는다. 삼성전자는 전시 공간을 통해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최신 메모리를 선보일 예정이다. 2024년부터 3년 연속 전시 부스를 마련한 SK하이닉스는 AI, 데이터센터, 자동차, PC, 모바일 등을 위한 D램 및 낸드 메모리 솔루션을 선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참가해 게이밍에 최적화된 최신 OLED·QD-OLED 제품 16종을 공개한다. LG디스플레이도 행사 기간 타이베이에서 글로벌 주요 고객사를 대상으로 게이밍 OLED 로드쇼를 개최한다.
국내 기업들이 컴퓨텍스를 주목하는 이유는 AI 공급망 핵심 기업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만큼 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엔비디아와 AMD, 퀄컴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 주요 파트너사들이 대거 참석해 이들과의 접점을 넓히고 협력 기회를 모색할 수 있는 장으로 평가된다. 실제 엔비디아는 행사 기간 국내 주요 기업 관계자들을 초청한 '코리아 파트너 나이트' 자리를 마련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컴퓨텍스가 PC 부품 업체 중심 행사 성격이 강했지만 최근에는 AI 공급망 기업들이 집결하는 무대로 바뀌고 있다"며 "엔비디아를 비롯한 주요 AI 기업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만큼 협력 기회를 확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AI 시대에 메모리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한국 기업들은 글로벌 AI 생태계의 핵심 파트너로 자리 잡고 있다"며 "컴퓨텍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도 이 같은 변화와 무관치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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