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튼 한 장에?” 복지부, 입원실 남녀 구별 폐지 결국 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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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튼 한 장에?” 복지부, 입원실 남녀 구별 폐지 결국 철회

일요시사 2026-06-01 14:07:4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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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정부가 병원 입원실의 남녀 구별 의무 규정을 아예 삭제하려던 방침을 결국 철회했다.

환자의 사생활 침해와 성범죄 노출을 우려하는 여론이 거세지자, 현행 제도를 유지하되 현실적으로 필요한 경우에만 예외를 두는 방향으로 한발 물러선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1일 ‘의료법 시행규칙 일부 개정령안’ 입법 예고 기간 중 제기된 국민 의견을 수렴해 남녀 입원실 구별 규정 폐지안을 수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초 복지부는 지난달 27일, 의료기관 운영 기준 중 ‘입원실은 남녀별로 구별해 운영할 것’이라는 조항을 삭제하는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부부나 직계 가족이 같은 병실을 쓰지 못해 발생하는 간병 불편을 해소하고, 남녀 구분이 사실상 무의미한 중환자실이나 어린이 병실 등의 운영 현실을 법령에 반영하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법안이 공개되자마자 법제처 국민참여입법센터와 통합입법예고센터 등에는 4100건이 넘는 의견이 쏟아졌다(6월1일 오전 11시 기준). 보통의 입법 예고에 의견이 10건 내외로 달리는 것과 비교하면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다.

환복, 소변줄 교체, 처치 등 신체 노출이 빈번한 병실 특성상 환자들의 수치심 유발은 물론, 불법 촬영이나 성추행 등 디지털 성범죄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지배적이었다.

반대 의견을 밝힌 장모씨는 “국내 다인실 병실은 얇은 커튼 하나로 공간을 나누는 구조인데, 이성과 같은 방을 쓰라는 것은 사생활 포기 선언과 같다”고 성토했다.

이처럼 여론이 걷잡을 수 없이 악화하자 복지부는 결국 ‘삭제’가 아닌 ‘유지 후 예외 추가’로 방향을 틀었다. 수정안에 따르면 일반 입원실의 남녀 구별 원칙은 현행대로 명확히 유지된다.

만약 이를 위반해 무분별하게 남녀 혼성 병실을 운영하는 병원은 기존처럼 시정명령이나 15일의 영업정지 처분을 받게 된다.

다만, 법령과 현실의 괴리를 좁히기 위해 두 가지 사례에 대해서만 단서 규정을 통해 예외를 인정하기로 했다. ▲구조상 성별 구분이 불가능한 ‘중환자실’ ▲부부나 직계 가족이 공동 간병 등을 목적으로 함께 사용하는 ‘2인실’의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복지부 관계자는 “입원실 남녀 구별 규제는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환자를 위해 꼭 필요한 경우에 한해 다른 환자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범위에서 규제를 완화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료계 관계자는 “병상 운영의 효율성도 중요하지만, 병실은 환자가 가장 취약한 상태에서 머무는 공간인 만큼 사생활 보호와 안전이 최우선 가치가 돼야 한다”며 “이번 수정안은 국민 정서와 의료 현장의 특수성을 절충한 결과로 보인다”고 전했다.

<jungwon933@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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