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상품 탐색·추천 넘어 구매 과정까지 지원
플랫폼 경쟁 축 이동… 데이터·서비스 경험 중요성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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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집에 어울리는 소파 추천해줘.” “내일 저녁 가족 식사 준비해줘.” “출근할 때 입기 좋은 룩 골라줘.”
쇼핑 방식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검색창에 키워드를 입력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이제 소비자는 AI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AI가 상품 탐색과 추천을 수행하는 구조를 경험하고 있다. 유통업계에서는 이를 단순한 기술 변화가 아니라 쇼핑의 출발점 자체가 이동하는 현상으로 보고 있다.
과거 온라인 쇼핑은 소비자가 직접 검색어를 입력하고 수많은 상품과 리뷰를 비교한 뒤 구매를 결정하는 구조였다. 그러나 상품과 정보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소비자가 감당해야 할 선택 비용도 함께 커졌다. 생성형 AI가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방대한 정보를 나열하는 대신 소비자의 의도와 맥락을 해석해 필요한 선택지를 압축해주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 검색창 대신 대화창… 쇼핑의 출발점이 바뀐다
AI 커머스의 가장 큰 변화는 쇼핑이 시작되는 방식이다. 기존 이커머스는 소비자가 상품명이나 브랜드를 알고 있다는 전제로 작동했다. 검색창에 키워드를 입력하면 플랫폼이 관련 상품을 나열하고, 소비자는 이를 비교해 구매를 결정하는 방식이었다.
반면 최근 AI 서비스는 상품 자체보다 상황과 목적을 이해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최근 챗GPT 안에서 자사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전용 앱을 선보였다. 이용자는 별도 사이트에 접속하지 않고도 대화창에서 상품 검색과 추천, 구매 링크 이동까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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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는 AI 쇼핑 앱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에 쇼핑 AI 에이전트를 도입했다. 사용자가 원하는 상품 대신 생활 맥락을 설명하면 공간과 사용 환경, 취향 등을 고려해 상품을 추천한다.
최근에는 클릭, 찜, 장바구니 이력과 최신 트렌드를 분석해 AI가 먼저 쇼핑 대화를 제안하는 기능도 선보였다. 사용자의 질문에 답하는 수준을 넘어 다음 탐색 방향까지 제안하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무신사는 카카오톡 안에서 AI 패션 추천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용자는 “출근룩 추천해줘”, “여행에 어울리는 코디를 알려줘” 같은 자연어 질문만으로 스타일링과 상품 추천을 받을 수 있다.
결국 소비자가 상품을 먼저 정의하던 구조에서 자신의 상황과 목적을 설명하는 것만으로 쇼핑이 시작되는 구조로 변화하고 있다.
◇ 추천을 넘어 실행으로… 에이전틱 커머스의 등장
AI의 역할은 추천을 넘어 실행 단계로 확장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신세계그룹과 오픈AI의 협력이다. 양사는 2027년 상용화를 목표로 상품 검색부터 결제, 배송까지 하나의 환경에서 처리하는 AI 커머스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사용자가 상황을 설명하면 AI가 상품 추천부터 장바구니 구성, 결제까지 지원하는 방식이다.
해외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구글은 월마트와 협력해 AI 기반 쇼핑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사용자가 조건을 입력하면 AI가 상품 탐색과 가격 비교를 수행해 적합한 선택지를 제안한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추천 기능 고도화를 넘어 소비자의 선택 과정 일부가 AI로 이동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에이전틱 커머스의 초기 단계로 해석하고 있다. AI가 정보를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 소비자의 맥락을 이해하고 다음 행동을 제안하거나 일부 구매 과정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의미다.
◇ AI가 학습하는 쇼핑 데이터… 리뷰 경쟁도 달라진다
AI 커머스 시대에는 데이터의 중요성도 함께 커지고 있다. AI가 소비자의 질문에 정확하게 답하기 위해서는 상품 정보뿐 아니라 실제 사용 경험이 담긴 데이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리뷰는 단순 구매 후기를 넘어 AI가 상품을 이해하는 핵심 데이터로 활용되고 있다.
LF몰은 최근 생성형 AI 기반 리뷰 기능 강화와 함께 콘텐츠 커머스 전략도 확대하고 있다. 고객이 별점과 만족도를 입력하면 AI가 리뷰 초안을 자동 생성하고, 기존 작성 이력을 바탕으로 표현 방식과 말투까지 반영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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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F는 리뷰 작성 과정의 번거로움을 줄여 더 많은 사용자 데이터를 확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실제 LF몰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56.7%가 리뷰를 작성하지 않는 이유로 ‘작성 과정의 번거로움’을 꼽았다.
콘텐츠 전략 역시 AI 기반 데이터 활용 방향에 맞춰 고도화되고 있다. LF몰은 AI 기반 트렌드 키워드 분석을 통해 화제 상품을 선별하고, 유튜브·인스타그램·라이브커머스를 연계해 구매 전환까지 이어지는 구조를 운영 중이다. 임직원 출연 콘텐츠와 인플루언서 스타일링 콘텐츠를 통해 고객 반응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상품 운영과 마케팅에 반영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단순 마케팅 강화보다 AI 시대를 대비한 데이터 경쟁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AI 추천 품질은 결국 얼마나 풍부하고 신뢰도 높은 사용자 경험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는지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생성형 엔진 최적화(GEO) 개념도 부상하고 있다. 기존 검색엔진최적화(SEO)가 검색 결과 노출 경쟁이었다면 GEO는 AI가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를 확보하는 경쟁에 가깝다.
AI 시대에는 상품 수나 가격 경쟁력보다 신뢰도 높은 데이터와 경험 기반 정보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결국 AI 커머스는 단순한 쇼핑 기술 경쟁을 넘어 소비자의 선택 과정을 누가 설계하느냐의 경쟁으로 확장되고 있다. 검색과 추천, 구매가 하나의 대화형 경험으로 통합되면서 유통업계 경쟁 기준 역시 상품 중심에서 데이터와 서비스 경험 중심으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 김경희 기자 lululal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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