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핀 에반스(토요타 가주 레이싱 WRT)가 토요타의 홈 무대인 일본 랠리에서 시즌 두 번째 우승을 거두며 드라이버즈 챔피언십 선두를 강화했다.
에반스는 5월 28일부터 31일까지 일본 아이치현과 기후현 일대에서 열린 ‘2026 월드 랠리 챔피언십(WRC) 제7전 일본 랠리’에서 20개 타막 스페셜 스테이지를 3시간17분08초0의 기록으로 소화하며 정상에 올랐다. 디펜딩 이벤트 우승자인 세바스티앙 오지에가 12.8초 차이로 2위, 사미 파야리가 51.4초 차이로 3위를 했다. 타카모토 카츠타는 4위로 마무리하며 토요타가 홈 랠리에서 1~4위를 휩쓸었다.
이번 우승은 에반스의 시즌 2승이자 일본 랠리 통산 3승이다. 동시에 개인 WRC 통산 50번째 포디엄이기도 하다. 에반스는 7라운드 종료 기준 드라이버즈 챔피언십 포인트를 151점으로 늘렸고 2위 카츠타와의 차이를 20점으로 벌렸다.
일본 랠리는 아이치현과 기후현 산악 도로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타막 랠리다. 좁은 도로 폭과 연속 코너, 가드레일과 수풀이 가까운 구간, 변화가 큰 노면 온도와 접지력이 특징이다. 작은 실수도 큰 시간 손실로 이어질 수 있어 정밀한 라인 유지와 타이어 관리가 중요한 대회로 꼽힌다.
에반스의 승부는 금요일 오전부터 만들어졌다. 그는 이세가미 터널 스테이지에서 결정적인 주행으로 선두에 오른 뒤 리드를 놓치지 않았다. 이후 변화하는 접지력과 상승하는 노면 온도, 팀메이트들의 압박을 차분하게 관리하며 시즌 마지막 타막 랠리에서 승리를 완성했다.
토요일 오전에는 올리버 솔베르그가 에반스의 가장 가까운 추격자로 떠올랐다. 솔베르그는 차이를 10.6초까지 줄이며 우승 경쟁에 뛰어드는 듯했지만 오후 첫 스테이지였던 마운트 카사기에서 사고를 당하며 선두 경쟁에서 물러났다. 이로 인해 오지에가 2위로 올라섰고, 에반스는 9회 월드 챔피언을 상대로 남은 랠리를 관리하는 구도로 들어갔다.
오지에는 일요일까지 압박을 이어갔다. 최종 울프 파워 스테이지를 앞두고 차이를 13.3초까지 줄였지만 에반스는 충분한 여유를 유지하며 일본 랠리 세 번째 우승을 확정했다.
에반스는 “정말 훌륭한 주말이었다”며 “타막에서 다시 한번 뛰어난 차를 준비해준 팀에 크게 감사한다. 모리조(토요타 아키오 회장)에게도 지원에 감사드린다. 이번 우승이 그 감사의 표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챔피언십은 아직 갈 길이 멀다. 타이틀을 이야기하기에는 이르지만 지금은 이 우승을 즐기고 싶다”고 기뻐했다.
오지에는 “이유는 알고 있지만 이번 주말에는 원하는 경쟁을 만들지 못했다”며 “나쁜 랠리는 아니었다. 엘핀과의 차이는 도로 순서가 영향을 준 한 스테이지에서 만들어졌다. 나머지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크게 멀지 않았다”고 말했다.
파야리는 랠리 후반 강한 페이스를 보이며 포디엄을 완성했다. 토요일과 일요일 여러 스테이지에서 승리를 거둔 그는 올 시즌 7차례 WRC 출전 중 다섯 번째 포디엄을 기록했다. 파야리는 “기분이 좋고 다시 포디엄에 올라 기쁘다”며 “포르투갈에서 놓친 포디엄이 아쉽지만 이번 결과는 의미 있다. 이 랠리가 현행 랠리1 차로 치르는 마지막 타막 랠리라는 점은 아쉽다”고 밝혔다.
홈 팬들의 기대를 받은 카츠타는 4위로 랠리를 마쳤다. 그는 마지막 날 강하게 밀어붙이며 레이크 미카와코 첫 주행에서 스테이지 우승을 기록했고, 슈퍼 선데이와 울프 파워 스테이지에서도 각각 2위에 올랐다. 그러나 초반 자신감 부족으로 잃은 시간을 끝내 만회하지 못했다. 파야리와의 차이는 12.1초였다.
카츠타는 “포디엄도 가져오지 못해 일본 팬들에게 죄송하다”며 “나의 꿈은 계속된다. 계속 밀어붙이겠다. 일본 팬들에게 특별히 감사드린다. 내년에는 여러분을 위해 우승에 도전하겠다”고 약속했다.
현대 쉘 모비스 WRT는 토요타의 홈 강세를 넘지 못했다. 아드리앙 포르모가 선두에 2분34초8 뒤진 5위로 팀 내 최고 성적을 냈고, 티에리 누빌은 i20 N 랠리1의 밸런스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으며 6위에 머물렀다. 헤이든 패든은 7위로 세 번째 현대차를 완주로 이끌었다.
M-스포트 포드의 존 암스트롱은 일본 랠리 데뷔전에서 8위에 올랐다. WRC2 우승자인 니콜라이 그랴진은 종합 9위였고, 조시 맥얼린은 토요일 휠 교체로 시간을 잃었지만 10위로 포인트권을 마무리했다.
솔베르그는 토요일 사고로 종합 우승 경쟁에서는 물러났지만 일요일 슈퍼 선데이와 울프 파워 스테이지를 모두 제압해 보너스 포인트를 챙겼다. 슈퍼 선데이에서는 카츠타를 8.6초 차이로 앞섰고, 울프 파워 스테이지에서도 1.1초 차이로 가장 빨랐다. 종합 결과와 별개로 마지막 날 경쟁력만큼은 가장 강했다.
토요타는 홈 랠리 1~4위 독식으로 제조사 챔피언십에서도 우위를 강화했다. 7라운드 종료 기준 토요타 가주 레이싱 WRT는 370점을 기록하며 243점의 현대를 크게 앞섰다.
일본에서 토요타가 홈 랠리를 완벽하게 장악한 가운데 2026 WRC는 이제 그래블 중심 구간으로 접어든다. 다음 라운드는 6월 25일부터 28일까지 그리스 루트라키를 거점으로 열리는 전통의 아크로폴리스 랠리다. 에반스가 20점 리드를 지켜낼 수 있을지, 현대와 M-스포트가 그래블 랠리에서 반격할 수 있을지가 다음 라운드의 핵심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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