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사회공헌(CSR)과 ESG 활동이 성과 중심으로 흐르기 쉬운 분위기 속에서, SK행복나눔재단이 지난 20년간 겪은 시행착오와 실패 경험을 전면에 내세운 컨퍼런스를 열어 눈길을 끌었다. 사회문제 해결 과정의 ‘결과’보다 문제를 발견하고 수정해 온 ‘과정’ 자체를 공개했다는 점에서 기존 사회공헌 행사와 결이 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SK그룹 사회공헌재단인 SK행복나눔재단은 지난 5월 28일 창립 20주년 기념 컨퍼런스 ‘실질적 사회공헌의 현실: 진짜 문제와 솔루션을 찾아나간 과정의 기록’을 개최했다고 1일 밝혔다.
행사는 서울에서 진행됐으며, 기업 사회공헌 담당자와 소셜섹터 종사자 등 약 150명이 참석했다. 재단 측은 지난 20년간 장애, 자립, 청년 육성, 기부 문화 등 사회적 사각지대 문제 해결을 위해 추진해 온 사업 경험을 공유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특히 이번 컨퍼런스는 일반적인 성과 발표 형식에서 벗어나 ‘왜 실패했는지’, ‘무엇을 수정했는지’에 무게를 둔 점이 특징으로 꼽힌다. 사회공헌 사업이 외형적 성과나 홍보 중심으로 소비되는 경우가 적지 않은 상황에서, 방향 수정과 실행 과정 자체를 공개한 시도는 드문 사례라는 평가다.
행사는 오전과 오후 두 개 세션으로 나눠 진행됐다. 행복나눔재단이 운영해 온 네 개 주요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문제 정의와 해결 과정, 시행착오 사례를 공유했다.
먼저 기부 플랫폼 ‘곧장기부’는 기부금 100% 전달 구조를 설계하는 과정에서 마주했던 현실적 어려움과 운영 철학을 소개했다. 기부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고 전달 구조를 공개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고민도 함께 다뤘다.
‘SK 뉴스쿨’ 세션에서는 취약계층 청년 자립 지원을 위해 현장형 기술 교육과 직업 윤리, 직무 태도 교육을 병행하게 된 배경과 교육 철학을 설명했다. 단순 직업훈련을 넘어 사회 진입 과정까지 고려한 접근 방식도 소개됐다.
사회문제 해결 프로젝트 ‘세상파일’은 현장에서 드러나지 않는 구조적 문제를 발굴하고 지속 가능한 해결 모델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겪은 반복적인 수정과 실험 사례를 공유했다.
청년 사회변화 프로그램 ‘Sunny’는 짧고 빠른 정보 소비 환경 속에서 청년들이 사회문제를 직접 탐구하며 자기 이해를 확장할 수 있는 경험 설계 과정을 설명했다.
기업 사회공헌 분야에서는 최근 단기성과와 측정 가능한 숫자 중심 평가가 강화되는 분위기다. 그런 점에서 SK행복나눔재단이 성과 지표보다 문제 해결 과정과 실패 경험을 공개한 방식은 사회공헌 활동의 지속가능성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는 의견도 나온다. 반면 일회성 담론에 머물지 않고 실제 사회문제 해결 성과로 이어질 수 있는지에 대한 검증 역시 뒤따라야 한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SK행복나눔재단의 최기원 이사장은 “지난 20년은 우리 사회에서 관심 밖으로 밀려난 문제를 찾고 해결책을 만들기 위해 현실의 벽과 마주한 시간이었다”며 “더 나은 솔루션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컨퍼런스 발표 영상은 추후 공식 홈페이지와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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