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깜이’ 교육감 선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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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깜이’ 교육감 선거, 왜?

일요시사 2026-06-01 10:29:3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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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선거일이 다가오면서 분위기가 과열되고 있다. 특히 여론조사 결과 격차가 얼마 나지 않는 곳은 신경전이 대단하다. 후보들은 네거티브 공격을 불사하면서까지 승기 잡기에 나섰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국민의 관심에서 벗어난 판이 있다. 바로 교육감 선거다. 매번 그랬듯 이번에도 ‘깜깜이’로 치러질 상황이다.

오는 3일에 진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치러지는 전국 선거인 만큼 여야는 선거 결과에 사활을 걸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압승을 거둬 이재명정부의 국정 운영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다. 반면 수세에 몰린 국민의힘은 막판 뒤집기를 꾀하고 있다.

선거 코앞
후보 난립

이번 지방선거는 이재명 대통령 취임 1주년(8일)을 앞두고 열린다. 선거 자체가 정부에 대한 ‘평가’의 성격을 띠고 있는 만큼 선거 결과에 따라 이정부의 국정 운영 방향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이미 국회 의석수는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방의회 권력까지 여당이 틀어쥐게 된다면 정부발 정책은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실제 이정부는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을 거쳐 출범한 만큼 국민의 지지가 탄탄하다.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60% 언저리에서 크게 떨어지지 않는 게 그 방증이다. 하지만 흥미로운 대목은 선거일이 가까워지면서 ‘전승’ ‘전패’ 등의 압도적인 결과를 예측하는 비율이 줄고 있다는 점이다.

공천을 진행하는 등 이른바 선거 체제 초기에는 민주당이 16개 시‧도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압승을 거둘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심지어 국민의힘의 텃밭인 TK(대구‧경북)에서조차 민주당 후보가 앞서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내분이 계속되면서 당을 추스르지 못한 국민의힘에 대한 냉혹한 평가라는 분석이 나왔다.

선거 판세가 묘하게 흐르기 시작한 건 본격적인 선거전이 시작되고부터다. ‘정치는 생물’이라는 정치판의 금언이 이번 지방선거 상황에 적용되고 있다. 광역단체장 선거 결과를 두고 민주당의 ‘싹쓸이’를 언급하던 목소리가 작아지기 시작한 것이다. 동시에 일부 지역에서는 여야 후보 간 격차가 좁혀지는 모양새가 나타났다.

대표적인 지역이 서울이다. 서울시장 선거는 국민의힘 후보로 오세훈 현 서울시장이, 민주당 후보로 정원오 전 성동구청장이 나섰다. 군소 정당 후보가 있긴 하지만 1대 1 구도라고 해도 무방한 대진표다. 이 대통령의 언급으로 인지도와 지지율이 수직 상승한 정 후보는 선거 초반 오 후보를 크게 앞서 나갔다.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20%p 이상의 격차를 보이기도 했다.

전국 시도 교육 수장 뽑는데
매번 역대 최고 무관심 기록

선거를 일주일여 앞둔 현재 기준으로 오 후보와 정 후보의 여론조사 결과 격차는 상당히 좁혀졌다. 일부 조사에서는 두 후보의 지지율이 오차범위 내라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일방적인 싸움이 될 것으로 보였던 서울시장 선거판이 까 봐야 결과를 알 수 있는 최대 격전지로 올라선 상황이다.

판세가 요동치면서 선거판의 분위기는 혼탁해지는 양상이다. 막판으로 갈수록 다급해진 후보들이 이런저런 의혹을 던지기 때문. 선거에서는 긍정적인 이슈보다 부정적인 게 유권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훨씬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기에 막판 뒤집기를 노리거나 미묘한 격차를 유지하고 있는 후보로서는 네거티브 공격이 가장 먹히는 전략일 수 있다.

눈여겨볼 대목은 선거가 코앞에 다가온 상황에서도 교육감 선거만큼은 국민의 관심사에서 멀어져 있다는 점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광역단체장, 기초단체장, 광역의원, 기초의원, 교육감 등을 비롯해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로 총 4227명을 뽑는다.

이 가운데 교육감은 16명이다. 16개 시‧도 각 지역의 교육 수장을 뽑는 것이다. 광역단체장과 맞먹는 위상을 지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교육감 선거 자체는 늘 ‘그들만의 리그’로 끝나곤 한다. 서울시만 해도 선거를 일주일 앞둔 상황에서 여전히 단일화 문제로 진통을 겪고 있다. 교육감 선거는 당 이름을 사용하지 않고 진보 단일 후보, 보수 단일 후보 등으로 치러지는데, 말 그대로 ‘교통정리’가 아직 끝나지 않은 것이다.

진영끼리
단일화 논란

지난달 28일 기준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 나선 후보는 8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다. 보수 진영에서 김영배‧류수노‧윤호상‧조전혁 후보가 나왔고 진보 진영에서는 정근식‧한만중‧홍제남 후보가, 중도 진영에서는 이학영 후보가 선거를 뛰고 있다.

각 진영의 후보들은 단일화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도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진보 진영은 ‘2026 서울 민주진보교육감 단일화 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가 주관한 단일화 경선에서 정근식 후보를 추대했다. 정 후보는 현재 서울시 교육감이다. 하지만 한만중 후보가 불복해 독자 출마했고, 홍제남 후보는 경선에 참여하지 않았다.

보수 진영도 단일화가 요원하긴 마찬가지다. 앞서 단일화 기구인 ‘서울‧경기‧인천 좋은교육감후보 추대시민회의(이하 시민회의)’는 단일화 경선을 거쳐 윤호상 후보를 추대했지만 류수노 후보가 결과에 불복하고 독자 출마했다. 이후 류수노 후보와 조전혁 후보가 진행한 별도 단일화 경선에서는 류 후보가 이겼다.

하지만 조 후보가 불복하고 후보로 등록했다. 김영배 후보는 시민회의 경선 등에 참여하지 않고 독자 출마했다.

심지어 보수 진영은 퀴어‧동성애 논란으로 후보 간 입장 차가 확연하다. 지난달 27일 서울 용산구 서울시 교육청에서 진행된 보수 진영 후보들 간의 기자회견에서는 조전혁 후보가 내건 ‘퀴어‧동성애 교육 추방’ 현수막이 논란으로 떠올랐다.

김영배 후보는 “학교 내 성소수자의 존재를 배제하겠다는 건 아니지만 올바른 성 인식을 갖도록 바로잡아야 한다. 차별금지법도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정작 논란을 일으킨 조 후보는 “현수막은 검증되지 않은 급진적 교육 콘텐츠 전반에 대한 반대를 상징하는 것”이라고 한발 물러섰다.

4년마다
반복되는데

윤호상 후보는 현수막에 대해 “교육감 (선거)에 나온 사람이라면 아이들 교육을 어떻게 바꾸겠다는 비전을 이야기하는 것이 우선인데 왜 그런 내용을 거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서도 “미성숙한 학생들에게 공교육 현장에서 동성애 가치관을 일방적으로 주입해서는 안 된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류수노 후보는 “동성애 교육 반대 현수막은 특정층을 겨냥한 포퓰리즘이라고 생각해 동의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결국 진보, 보수 진영에서 8명의 후보가 모두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시만 해도 이 정도인데 다른 지역은 관심도가 더 떨어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도 교육감은 전국 기준 70조원이 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집행하고 초‧중등 교육 정책 전반을 책임지는 자리다. ‘교육 소통령’이라는 별칭이 괜히 붙은 게 아니라는 뜻이다.

교육감 선거가 ‘깜깜이’로 치러지는 배경에는 현행 선거제도가 있다. 올해로 교육감 직선제는 도입 20년을 맞았다. 이번 선거가 직선제 도입 이후 5번째다. 교육감 선거는 정당 공천이 금지돼있고 기호도 없다. 투표용지에 표기되는 후보들의 이름도 지역별로 순환 배열되면서 기호나 정당을 보고 찍는 유권자에겐 말 그대로 ‘깜깜이’인 것이다.

여기에 보수‧진보 진영 후보가 난립하고 단일화 과정에 진통이 많은 점, 대입 정책과 큰 관련 없는 정책의 남발 등이 유권자의 무관심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매번 선거 때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지만 ‘항상 그때뿐’이다. 그렇게 20년이 흘렀다.

이런 흐름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게 지난 2024년 서울시 교육감 보궐선거 때다. 조희연 전 서울시 교육감이 대법원에서 확정 판결을 받아 사퇴하면서 치러진 선거에 진보 진영 후보로 정근식 현 서울시 교육감, 보수 진영에서 조전혁 후보, 윤호창 후보 등 3명이 출마했다. 승자는 정 후보였다.

정치 중립 외치며 직선제 도입
그들만의 리그 전락한 지 오래

관심을 끈 부분은 투표율이었다. 당시 서울시 교육감 보궐선거 최종 투표율은 23.5%에 그쳤다. 보궐선거의 한계라고 하기엔 이날 함께 치러진 부산 금정구청장, 인천 강화군수, 전남 영광군수, 곡성군수 등 4개 기초단체장 선거의 투표율은 53.9%에 이르렀다.

지방선거 때는 광역단체장 등 관심도가 높은 선거에 묻어가기에 드러나지 않았던 부분이다.

직선제의 도입 배경인 정치적 중립 부분도 이미 무색해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정당 표기도 없고 기호도 없지만 보수 진영 후보는 빨간색, 진보 진영 후보는 파란색 유세 복장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워낙 관심도가 낮으니 드러낼 수 없지만 모두가 알고 있는 정당 표를 등에 업으려 하는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투표율이 낮을수록 두드러진다. 국민의 관심이 없으니 조직 표를 많이 동원하는 쪽이 유리하다. 대표성 논란이 불거질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같은 현상은 다른 선거보다 교육감 선거에서 무효표 수가 월등하게 많이 나오는 것으로도 확인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에 따르면 6~8회 시도교육감 선거 무효투표율은 평균 4.3%였다. 광역단체장 선거 평균(1.97%)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제6회 경기도 교육감 선거에서는 무효투표율이 11.5%에 달했다. 무려 59만표 이상이 무효표로, 전국 1위라는 오명을 썼다.

선관위가 2022년 지방선거 직후 실시한 유권자 의식 조사에서도 교육감 선거에 대한 관심도는 과반에 못 미친 43%였다. 광역단체장 선거(74.1%)는 물론 기초단체장(71.3%) 선거보다도 낮았다.

이번에도
또 넘어갈듯

교육감 선거가 진영 선거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거듭되면서 제도를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번에도 나오고 있다. 직선제를 없애자는 의견부터 아예 정당 추천으로 선거를 치르자는 의견까지 내용은 다양하다. 모두가 문제점은 인식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번 선거는 이미 끝물에 접어들었다. 변화를 외치는 목소리는 4년 뒤에나 다시 나올 것이다.

<jsj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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