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수출액이 1년 전보다 50% 넘게 증가하면서 역대 최대치를 갱신했다. 중동전쟁에 따른 불확실성 속에서도 반도체 수출이 두 배 넘게 증가한 가운데 반도체를 제외한 품목들의 수출도 늘어난 영향이 크다. 일평균 수출액도 사상 처음으로 40억 달러를 웃돈 가운데 1~5월 흑자액도 연간 최대 실적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산업통상부·관세청이 1일 발표한 '2026년 5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은 877억47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53.2% 증가했다. 월간 기준 역대 최대 실적으로 3개월 연속 800억 달러 이상 수출을 기록한 것이다. 한국 수출은 지난해 6월 이후 12개월 연속 '플러스'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42억8000만 달러로 사상 처음으로 40억 달러를 넘어섰다. 지난 3월(37억9000만 달러) 이후 역대 최대치를 갱신한 것이다.
반도체 수출이 견고한 영향이 크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은 371억6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169.4% 급증하면서 역대 최대치를 나타냈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인공지능(AI) 설비투자 증가에 따라 메모리 고정가격 상승이 지속되면서 3개월 연속 300억 달러 이상 수출을 나타낸 것이다.
컴퓨터와 무선통신기기 수출은 AI 서버용 SSD 수요 증가와 신제품 판매 호조로 각각 41억8000만 달러(290.7%), 14억6000만 달러(12.6%) 증가했다. 디스플레이 수출 역시 모바일 신제품 출시 등의 영향으로 9.4% 증가한 14억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소비재 수출도 견조한 증가세를 나타냈다. 화장품 수출은 지난해보다 24.2% 증가한 11억8000만 달러를 기록하면서 역대 5월중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농수산식품 수출은 커피 등 기호식품, 김 등 농수산식품 수출이 감소했지만 면·빵 등 농산가공품이 증가하면서 4.7% 증가함 10억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석유제품 수출액은 유가 상승에 따른 높은 수출 단가가 지속되면서 1년 전보다 46.6% 급증한 52억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다만 석유제품 최고가격제 시행에 따른 수출 통제로 물량은 23.8% 감소했다. 구체적으로 휘발유는 31.1%, 경유는 24.3%, 등유는 99.9% 줄었다. 석유화학 제품 수출액은 37억 달러로 11.1% 증가했지만 내수 공급 우선에 따라 물량은 25.5% 감소했다.
주력 수출 품목인 자동차 수출은 1년 전보다 5.9% 감소한 58억3000만 달러에 그쳤다. 조업일수 감소에 안전공업 화재 등에 따른 부품 공급 감소, 중동전쟁에 따른 물류 차질 등이 종합적인 영향을 미쳤다.
철강 수출은 주력 품목인 열연, 후판 등의 수출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지난해보다 2.1% 감소한 20억4000만 달러를기록했다. 일반기계 수출 역시 중동전쟁에 따른 물류비용 증가, 미국 관세 영향 등으로 6.3% 감소한 38억2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비철금속 수출은 AI 데이터센터 확대에 따른 동·알루미늄 수요 증가에 따라 41.5% 즈가한 16억7000만 달러를 나타냈다.
아세안(158억5000만 달러, 58.4%), 유럽연합(EU·61억9000만 달러, 2.4%) 등도 증가세를 이어갔다. 반면 전쟁 영향에 직격탄을 맞은 중동 수출은 12억7000만 달러로 7.7% 감소했다. 물류 차질에 따라 자동차와 자동차부품 등이 감소한 영향이 크다.
수입은 20.8% 증가한 608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에너지 수입은 15.9% 증가한 117억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원유 수입은 중동 전쟁 등에 따른 물량 감소에도 수입 단가가 상승해 25.0% 증가한 85억 달러를 기록했다.
에너지 외 수입은 22.0% 증가한 490억5000만 달러로 나타났다. 석유제품과 반도체장비가 각각 71.0% 증가한 25억 5000만 달러, 25억6000만 달러를 기록한 영향이 크다.
수출액이 수입액을 웃돌면서 5월 무역수지 흑자액은 전년대비 200억3000만 달러 증가한 269억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16개월 연속 흑자 기조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른 1~5월 누적 수지는 1019억1000만 달러로 연간 최대 무역수지 흑자액을 기록한 2017년(952억 달러)을 웃돌고 있다.
수출이 호조세를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설정한 연간 수출 목표치를 웃돌 가능성이 커졌다. 산업부는 연초 올해 수출 목표액을 7400억 달러로 설정한 바 있다. 다만 반도체 수출 물량과 단가 모두 상승세를 나타내면서 연간 수출액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올해 1~5월 수출액은 3942억2600만 달러로 지난해 1~7월 수출 실적(3953억8900만 달러)과 비슷한 수준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연구원 역시 최근 올해 수출이 전년 대비 30.3% 증가한 9244억 달러, 무역 수지는 2190억 달러 흑자를 나타낼 것으로 내다본 바 있다.
변수는 중동 전쟁과 미국의 관세 정책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중동 전쟁 종전 여부, 미국의 관세, EU의 철강 TRQ 등 통상환경의 불확실성은 잔존하고 있다"며 "정부는 주요국과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우리 기업들의 통상 리스크를 완화하고 안정적인 수출 환경 조성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핵심 수입 원자재의 안정적인 도입 및 공급망 점검을 통해 기업의 생산과 수출 활동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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