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화재로 참고인 조사를 받게 된 아르바이트생이 경찰의 강압 수사에 불안을 느끼고 있다. / AI 생성 이미지
강남 편의점에서 일하던 중 작은 화재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된 아르바이트생. 단순 참고인인 줄 알았지만 수사관은 실화죄를 추궁하며 그를 범인처럼 몰아붙였다.
피의자 신분이 아니면 변호사 선임도 어렵다는 말에 절망했지만, 법률 전문가들은 "천만의 말씀, 참고인 단계부터 변호인 조력을 받는 것이 핵심 권리"라고 입을 모은다.
"참고인으로 불렀는데… 왜 저는 범인입니까?"
지난달 14일 밤, 강남의 한 편의점에서 작은 화재가 발생했다. 당시 근무 중이던 아르바이트생 A씨는 며칠 뒤 경찰로부터 참고인으로 나와 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하지만 조사실의 분위기는 예상과 달랐다. A씨는 "형사님이 참고인으로 부른다고 했지만 저를 실화죄 피의자처럼 추궁한다"며 "잘못 대응했다가 바로 범인 취급을 받을까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A씨를 더욱 불안하게 만든 것은 '피의자로 전환된 것이 아니라 변호사 계약을 하기가 어렵다'는 주변의 말이었다. 법적 보호 없이 홀로 강압적인 수사를 감당해야 한다는 공포가 그를 짓눌렀다.
"피의자 전환은 '순식간'… 변호사 선임, 빠를수록 좋다"
과연 A씨의 생각처럼 참고인 신분에서는 변호사의 조력을 받기 어려운 걸까? 법률 전문가들은 단호하게 "아니다"라고 말한다. 오히려 이 시점을 수사 대응의 '골든타임'이라고 강조한다.
김정학 변호사(법무법인 시그니처)는 "경찰 조사 시, 참고인이 수사 도중 피의자로 전환되어 수사가 진행되는 경우도 많다"며 참고인 조사 단계부터 변호인을 대동하는 판단이 적절하다고 봤다.
박성민 변호사(법무법인 LF) 역시 "처음에는 참고인으로 조사받았어도 혐의점이 발견되면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될 수 있다"며 변호사 동행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검사 출신인 서아람 변호사(법률사무소 SC)는 A씨의 상황을 '피의자성 참고인'으로 규정했다.
그는 "검찰 단계에서 검사가 사건기록을 보고 입건하도록 요구할 수 있고, 그게 원칙"이라며 "수사 과정 전체 단계에 변호사를 선임하는 게 부담된다면 일단 경찰 조사 당일만이라도 변호사와 동행할 수 있게 조력을 받으시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수사 초기 진술이 사건의 방향을 결정짓기 때문이다.
"'과실' 입증 못하면 무죄… 불리한 진술 거부하라"
법적으로도 참고인 단계에서의 변호인 조력권은 폭넓게 보장된다. 헌법재판소는 피의자로 공식 입건되기 전이라도 실질적으로 수사가 개시됐다면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명시한 바 있다.
이철호 변호사(법무법인 동인)는 "참고인이라고 하더라도 변호사 참여 하에 조사를 받을 수 있다"며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을 거부할 수 있고 불리한 자료를 제출할 의무도 없다"고 설명했다.
실화죄(형법 제170조)가 성립하려면 단순히 화재 현장에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다. 법적 분석에 따르면, 검사가 '주의의무 위반(과실)'과 화재 발생 사이의 인과관계를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해야만 유죄가 인정된다.
김경태 변호사는 "화재 예방을 위한 기본적인 주의의무를 다했음을 입증할 수 있는 내용을 구체적으로 준비해야 한다"면서도 "기억이 명확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씀하시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결국, 섣부른 진술로 스스로 혐의를 인정하는 꼴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A씨에게 지금 즉시 변호사를 선임해 다음 조사부터 함께할 것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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