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A는 외출하려고 외투와 모자를 썼다. ② B는 산과 강을 건너 목적지에 도착했다. ③ C는 건강을 지키기 위해 적당한 운동과 식습관을 개선했다.
목적어와 서술어가 호응하지 않는 문장을 수시로 만난다. 언론 기사문에서조차 그렇다. ①∼③의 예가 다반사로 보이는 꼴이다. A는 도대체 어떤 취향을 가졌길래 외투를 쓰는가. 외투는 입거나 걸친다. "A는 외출하려고 외투를 입고 모자를 썼다"로 바로잡는다. B는 또 무슨 도술을 부리는 사람인가. 산을 건너다니. 예부터 산은 넘고 물은 건넌다고 했으니까 그 말을 따르는 것이 좋겠다. "B는 산을 넘고 강을 건너 목적지에 도착했다"로 고친다. 이제 C의 잘못도 분명해졌다. 모범 교정문의 하나는 "C는 건강을 지키기 위해 적당한 운동을 하고 식습관을 개선했다"쯤이 될 것이다.
어법에서 말하는 호응은 곧 제약이다. 이쪽이 '티키'이면 저쪽은 '타카'여야 한다. 이쪽이 '아' 하고 나서면 저쪽은 '어' 하고 반겨야 한다. 그렇게 서로 제대로 제약하면 호응한다고 하는 것이다. 앞에 명사를 둬 '-하다' 꼴을 한 서술어를 둘 이상 쓸 때 "또는"으로 묶는 경우도 잦은데, 이것은 잘못되었다기보다 어색한 쪽이다. ④ D는 그 일에 침묵 또는 동조했다. ⑤ E는 삭제 또는 수정해야 한다. ⑥ F가 탈취 또는 점령한 섬들처럼 말이다. 바꾸어 써보자. 침묵하거나 동조했다, 삭제하거나 수정해야 한다, 탈취하거나 점령한 섬들. 어떤가. 연결 어미로 잇는 게 서술어를 서술어답게 대우해주는 것 아닐까.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uni@yna.co.kr)
※ 이 글은 다음의 자료를 참고하여 작성했습니다.
1. 국립국어원(연구 책임자 남영신), 「기자를 위한 신문 언어 길잡이」(PDF 파일), 2012
2. 남영신, 『나의 한국어 바로 쓰기 노트』, 까치글방, 2009
3. 한겨레신문 사회 교육, 주어·목적어와 서술어는 사이좋은 짝꿍! 정종법 기자의 초·중등 문장 강화 (수정 2011-10-10 10:59 등록 2011-10-10 10:59) - https://www.hani.co.kr/arti/society/schooling/500022.html
4. 표준국어대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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