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출판계에 억대 선인세 계약이 늘어난 것은 해외시장에 통할 작품을 가려내는 주요 도서전의 ‘선별력’, 이를 실제 계약으로 연결하는 에이전시의 ‘실행력’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주요 도서전이 작품을 해외 시장에 소개하는 무대라면, 에이전시는 이를 실제 계약으로 연결하는 중개자 역할을 한다. 결국 ‘어디서 발견되고, 누가 연결하느냐’의 싸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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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수요 먼저 읽고 네트워크 구축
대표적인 무대는 매년 10월께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국제 도서전인 ‘프랑크푸르트 북페어’다. 매년 131개국에서 약 23만 명이 참가하며, 전 세계 도서 저작권 거래의 약 25%가 이곳에서 이뤄진다. 국내에서는 매년 6월 열리는 ‘서울국제도서전’이 주요 플랫폼 역할을 한다.
도서전에서 해외 시장에 통할 작품을 선별했다면, 이를 실제 계약으로 연결하는 건 에이전시의 몫이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 등록된 국내 출판 에이전시는 51곳이다.
국내 에이전시들은 무엇보다 현지 네트워크를 핵심 경쟁력으로 꼽는다. 최성현 작가의 ‘무정설법’, 윤이나 작가의 ‘라면: 지금 물 올리러 갑니다’ 등을 수출한 남유선 듀란킴 에이전시 대표는 “해외 계약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현지 네트워크”라며 “번역 판권뿐 아니라 영상화 등 2차 저작권(IP) 관리까지 염두에 두고 현지 에이전시와 폭넓은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수요를 먼저 읽는 판단력도 성패를 가른다. 홍대규 대니홍 에이전시 대표는 “최진영 작가의 ‘구의 증명’은 자체적으로 영문 샘플 번역을 진행한 뒤 영국과 스페인, 튀르키예 등에 수출했다”면서 “해외 시장의 수요를 읽고 위험 부담을 감수한 선제적 판단, 긴밀한 네트워크가 성공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나라에서 쉽게 접하기 힘든 콘텐츠를 발굴하는 안목도 중요하다. 양윤정 에릭양 에이전시 부장은 “정목스님이 쓴 ‘달팽이가 느려도 늦지 않다’의 경우 해외에서 접하기 어려운 ‘삶에 대한 스님의 태도’를 콘텐츠로 소개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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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도 K북 수출 지원 확대
정부 지원도 K북 수출 확대에 힘을 보탰다는 평가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달 기획안 20건·도서 90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50억 원 규모의 ‘K북 수출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기획부터 번역, 수출 상담, 해외 출간, 현지 마케팅까지 해외 진출 전 과정을 단계별로 지원하는 방식이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K북 해외 진출 지원 사업도 성과를 내고 있다. 해외 출판사와 국내 출판사를 연결하는 ‘찾아가는 도서전’ 상담 건수는 △2022년 496건 △2023년 568건 △2024년 609건으로 꾸준히 증가해오다 지난해에는 1045건(상담액 약 230억원)으로 처음 1000건을 넘어섰다. 최강록 셰프의 에세이 2종을 수출한 출판사 클 관계자는 “해외 출판사와 직접 접점을 만들기 어려운 중소 출판사 입장에서는 공공 지원 사업이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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