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은 비용 아닌 경쟁력...영풍, ESG 경영으로 연 88만㎥ 물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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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은 비용 아닌 경쟁력...영풍, ESG 경영으로 연 88만㎥ 물 살렸다

투어코리아 2026-06-01 01:22:2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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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30일, 경북 봉화군에 위치한 영풍 석포제련소가 세계 제련소 최초로 도입한 ‘폐수 무방류 시스템(Z.L.D·Zero Liquid Discharge)’ 도입 5주년을 맞았다.(▲영풍 석포제련소 폐수 무방류시스템(ZLD) 전경). /사진=영풍
지난 5월 30일, 경북 봉화군에 위치한 영풍 석포제련소가 세계 제련소 최초로 도입한 ‘폐수 무방류 시스템(Z.L.D·Zero Liquid Discharge)’ 도입 5주년을 맞았다.(▲영풍 석포제련소 폐수 무방류시스템(ZLD) 전경). /사진=영풍

[투어코리아=류승준 기자] 한때 환경 논란의 중심에 섰던 제련소가 이제는 산업계 친환경 혁신의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영풍 석포제련소가 세계 제련업계 최초로 도입한 ‘폐수 무방류 시스템(ZLD)’이 가동 5주년을 맞으면서 연간 수십만 톤의 수자원을 절감하는 순환형 공정 모델로 자리 잡았다. 환경에 대한 대규모 투자와 ESG 중심 경영이 실제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강으로 흘러가던 물, 다시 공장으로 돌아오다

경북 봉화군 석포면에 위치한 영풍 석포제련소에서는 공정 과정에서 사용된 물이 더 이상 하천으로 흘러가지 않는다. 제련 과정에서 발생한 폐수를 정화한 뒤 다시 공정용수로 사용하는 '폐수 무방류 시스템(ZLD)'이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 현장에서 폐수는 오랫동안 ‘처리 후 배출’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영풍은 한발 더 나아갔다. 사용한 물을 다시 자원으로 되돌리는 순환 구조를 구축하며 물 관리 방식 자체를 바꿔놓았다. 세계 제련업계에서 이 같은 시스템을 전면 도입한 사례는 석포제련소가 최초라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460억 들인 친환경 승부수… 연간 수십만 톤 물 절약

이 시스템 구축에는 상당한 투자가 뒤따랐다. 영풍은 수백억원 규모의 설비 투자를 통해 고온 증발 방식의 수처리 시설을 도입했다. 폐수를 증발시켜 깨끗한 수분만 회수하고, 남은 불순물은 별도로 처리하는 방식이다.

현재 하루 수천 톤 규모의 공정수를 처리하고 있으며 회수된 물은 다시 생산 공정에 활용된다. 이를 통해 절감되는 수자원 규모는 연간 수십만 톤에 달한다. 산업 활동은 유지하면서도 취수량을 줄이는 효과를 동시에 거두고 있는 셈이다. 환경 규제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자원 순환형 공정은 향후 산업계가 나아갈 방향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전국 지자체가 찾는 ‘친환경 공장 교과서’

최근 석포제련소에는 지자체와 공공기관 관계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산업단지 조성 사업이나 공공폐수처리시설 구축을 검토하는 기관들이 직접 현장을 찾아 시스템을 살펴보고 있는 것이다.

광산 개발 사업을 추진 중인 지방정부는 물론 섬유산업단지 이전 사업을 검토하는 지자체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벤치마킹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과거 생산성과 규모가 공장의 경쟁력이었다면 이제는 환경 기술력이 새로운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지난 5월 30일, 경북 봉화군에 위치한 영풍 석포제련소가 세계 제련소 최초로 도입한 ‘폐수 무방류 시스템(Z.L.D·Zero Liquid Discharge)’ 도입 5주년을 맞았다.(▲영풍 석포제련소 폐수 무방류시스템 DCS룸). /사진=영풍
지난 5월 30일, 경북 봉화군에 위치한 영풍 석포제련소가 세계 제련소 최초로 도입한 ‘폐수 무방류 시스템(Z.L.D·Zero Liquid Discharge)’ 도입 5주년을 맞았다.(▲영풍 석포제련소 폐수 무방류시스템 DCS룸). /사진=영풍

5400억 환경혁신… 공장 전체를 바꿨다

영풍의 변화는 수처리 설비에만 그치지 않았다. 회사는 최근 수년간 대기·수질·토양 관리 전반에 걸쳐 대규모 환경 개선 사업을 추진했다.

질소산화물 저감 설비를 비롯해 비산먼지 방지시설, 실시간 배출 모니터링 체계 등을 잇따라 구축했다. 지역 주민들이 대기질 정보를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공개 시스템도 운영하고 있다.

기업이 환경 정보를 외부에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은 ESG 경영에서 가장 중요하게 평가되는 요소 중 하나다.

실제로 최근 측정 결과에서는 주요 중금속 항목이 검출 한계 이하 수준으로 나타났으며, 대기 환경 지표 역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ESG는 선언이 아니라 투자… 오너 경영 철학이 만든 변화

산업계에서는 이번 사례를 ESG 경영이 실제 현장에서 구현된 대표 사례로 평가한다. 환경 설비 투자는 단기간 수익으로 연결되기 어렵다. 그러나 영풍은 수천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하며 환경 경쟁력이 곧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결정한다는 판단을 내렸다.

특히 최근 기업 경영에서 ESG는 선택이 아닌 생존 전략으로 인식되고 있다. 환경 리스크를 줄이고 지역사회와의 신뢰를 구축하는 기업만이 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대규모 환경 투자 배경에 오너 경영진의 강한 의지가 작용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단순한 규제 대응을 넘어 미래 세대까지 고려하는 지속가능 경영 철학이 있었기에 가능한 결정이었다는 분석이다.

친환경 제련소가 경쟁력… 산업계 새로운 기준 제시

1970년 가동을 시작한 석포제련소는 반세기 넘게 국내 비철금속 산업의 한 축을 담당해왔다. 그리고 지금은 생산시설을 넘어 친환경 산업 모델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시험장이 되고 있다.

영풍 관계자는 “폐수 무방류 시스템 5주년은 단순한 설비 운영 성과가 아니라 산업 현장의 환경 패러다임 전환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이정표”라며 “앞으로도 환경 안전 투자와 친환경 기술 개발을 지속 확대해 지속가능한 제련소 모델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과거 산업 발전의 상징이 굴뚝이었다면, 이제는 얼마나 깨끗하게 생산하느냐가 기업 경쟁력을 결정하는 시대다. 석포제련소의 5년 실험은 그 변화의 방향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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