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세라핌이 정규 2집 '퓨어플로우 파트 원'으로 데뷔 초 선언한 '두려움 없음'의 문법을 스스로 깨뜨렸다. 타이틀곡 '붐팔라'는 그 선언의 역전이자, 결핍을 정면으로 끌어안은 성숙한 고백이다.
'마카레나'와 반야심경이 만든 기묘한 해탈
앨범명 '퓨어플로우'는 메리 셸리의 소설 '프랑켄슈타인' 속 문장에서 출발한다. 원문의 "두려움이 없기에 강하다"는 선언을 "두려움 없는 사람이 아니기에 오히려 강하다"로 뒤집으며, 르세라핌은 세상이 쥐여준 언어를 해체하고 자신들만의 질서를 세웠다.
'붐팔라'는 기원전 반야심경과 1990년대 라틴 팝 히트곡 '마카레나'를 충돌시키는 기이한 조합으로 완성됐다.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의 카오스적 세계관처럼, 모든 것이 무의미하다면 그 무의미 속에서 직접 춤을 추겠다는 실존적 낙관론을 꺼내든 것이다.
상처를 재우는 다정함, 앨범 전체를 관통하다
뮤직비디오 속 멤버들은 두려움이라는 감정에 잠옷을 입혀 재운다. 내면의 상처를 부정하는 대신 다정하게 끌어안는 이 장면은, BTN 유튜브 채널에서 금강스님이 "심장을 보호하는 현대의 진언"이라 해석한 '붐팔라'의 철학을 시각화한 결과다.
수록곡 '손더'는 스쳐 지나가는 타인조차 고유한 우주를 품고 있음을 긍정하고, '크리처스'와 '아이러니'는 억압하는 시선에도 불구하고 함께 자유를 택하겠다는 의지를 담는다. 흉터가 남은 진짜가 매끈한 가짜보다 아름답다는 이 앨범의 미학은 트랙 전체를 하나의 선언으로 묶는다.
팬덤 '피어나' 사이에서는 '1일1팔라'라는 유행어가 번졌고, SNS에서는 "이 곡이 요즘 유일한 힐링", "마카레나 안무 따라 하다 진짜 해탈했다"는 댓글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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