샹그릴라 안보회의 폐막…미중 긴장 완화 속 워싱턴-동맹국 간 균열 표면화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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샹그릴라 안보회의 폐막…미중 긴장 완화 속 워싱턴-동맹국 간 균열 표면화 (종합)

나남뉴스 2026-05-31 20:55:0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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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에 따르면, 아시아 최대 안보 포럼인 샹그릴라 대화가 막을 내린 가운데 베이징과 워싱턴 사이의 긴장은 완화 조짐을 보인 반면, 미국과 유럽 동맹국 간에는 뚜렷한 시각차가 드러났다.

이번 회의는 미중 정상 간 만남이 이뤄진 지 약 2주 후에 개최됐다. 과거 행사마다 격화됐던 양국 간 충돌 양상은 이번엔 상당 부분 가라앉았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가 유럽을 비롯한 우방국들을 향해 날 선 비판을 쏟아내면서, 동맹 분열에 대한 우려와 함께 결속 강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 미 국방수장, 대중 강경 기조 한풀 꺾어…베이징도 화답

전날 연단에 선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 장관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패권 추구를 막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지난해와 같은 고강도 대중 발언은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을 "진정한 역사적 사건"으로 규정하며, 현 행정부 출범 이후 미중 관계가 수년 내 최상의 상태에 도달했다고 평가했다.

이는 1년 전 같은 자리에서 "중국이 무력으로 아시아 현상 변경을 시도하고 있다"며 "실질적이고 즉각적인 위협"이라고 규정했던 것과 확연히 대비된다. 특히 작년 연설에서 직접 언급됐던 대만 문제가 이번엔 전혀 거론되지 않았다는 점이 주목받았다. 블룸버그 통신은 미 국방장관이 샹그릴라 대화 연설에서 대만을 빠뜨린 것이 최소 10년 만이라고 보도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이 지역에서 불필요한 대립을 바라지 않는다"며 "중국과의 군 대 군 소통 채널을 유지하며 접촉 빈도도 높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중국 측도 한층 부드러운 어조로 응수했다. 중국 대표단을 이끈 멍샹칭 국방대 교수는 헤그세스 장관이 양국 정상회담과 합의를 언급한 데 대해 "중국과 미국이 서로에게 다가가기를 기대한다"며 "양국 군사 관계가 건강하고 안정적이며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나아가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이는 지난해 중국 대표단장이었던 후강펑 국방대 부총장이 미국의 대중 견제 정책을 "완전한 날조와 왜곡"이라며 맹비난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다만 양측 모두 '패권주의 반대'라는 표현으로 상대를 향한 견제 메시지는 남겼다. 헤그세스 장관은 "중국을 포함한 어떤 나라도 패권 행사로 미국과 동맹의 안보·번영을 위협할 수 없다"고 천명했고, 멍 교수 역시 "패권주의와 진영 대결이 역내 안보를 해치고 있다"고 맞받았다.

멍 교수는 특히 일본을 정조준했다. 그는 "일부 세력이 전쟁범죄를 미화하고 2차 세계대전 역사를 왜곡하며 침략의 과거를 세탁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군국주의 뿌리를 완전히 청산하지 못한 나라가 국제무대에서 타국의 국방 협력을 논할 도덕적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과거 침략 피해국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겠느냐"고 수위를 높였다.

이에 대해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은 이날 연설에서 정면 반박에 나섰다. 그는 "핵무기와 전략폭격기를 대규모로 보유한 국가가 그 어느 것도 갖추지 않은 일본을 '신군국주의'라 부르는 것은 기이하다"고 일축했다. 또한 남중국해와 대만해협에서 중국의 군사력 확장 움직임에 대해 "불투명한 군비 확충과 의도 불명의 행동은 불신과 오판을 초래한다"고 경고했다.

◇ 미 국방장관, 유럽 향해 방위비 질타…동맹국들 "분열은 억지력 약화"

중국에 대한 유화적 태도와 달리, 헤그세스 장관은 미군 재배치 문제 등으로 갈등 중인 유럽 동맹국들에게는 거친 비판을 가했다. 그는 전날 연설에서 방위비 증액 요구를 재차 강조하며 "유럽 동맹들이 자국 국방 예산을 늘려달라는 우리의 정중한 요청이 너무 오래 무시됐다"고 질타했다.

이어 "집단 방위에 적극 기여하길 거부하는 동맹국들은 우리 협력 방식의 분명한 변화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유럽과 나토가 "중대한 결정의 시점에 서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유럽 국가들이 "규칙 기반 국제질서라는 공허한 세계주의적 구호에 빠져" 국경을 개방하고 군사력을 방치했다면서, 실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규칙은 "종이 쪼가리에 불과하다"고 쏘아붙였다.

이 같은 발언에 여러 동맹국이 우회적 반박에 나섰다. 딜란 예실괴즈 제게리우스 네덜란드 국방장관은 "국제법이 침해당한다고 해서 포기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라며 "오히려 더욱 일관되고 용감하게 수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제법이 완벽하진 않지만, 역사는 그 대안이 훨씬 나쁘다고 가르쳐준다"고 덧붙였다.

리처드 말스 호주 부총리 겸 국방장관도 규칙 기반 질서의 불완전함을 인정하면서도 "강대국을 포함해 우리 모두의 과제는 그 질서를 해체하는 게 아니라 개혁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강력한 규칙이 오늘날처럼 중요했던 적이 없다"며 "호주 같은 중견국이나 소국들이 자율성을 확보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라고 역설했다. 또한 동맹이 역내 안보에 핵심적이라면서 "공동의 도전에는 공동의 대응이 필요하며, 이것이 규칙 기반 질서의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고이즈미 방위상 역시 "분열은 억지력을 떨어뜨리고 단결은 억지력을 높인다"며 강력한 연대의 필요성을 부각했다. 그는 "미국·유럽·동맹국 간에 균열이 생기면 이를 틈타려는 세력이 반드시 등장할 것"이라며 "그런 상황을 막아야 하고, 지금이야말로 협력을 더욱 심화해야 할 때"라고 역설했다.

한편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이번 회의 계기에 고이즈미 방위상과 양자 회담을 갖고, 한일 해군 간 수색구조훈련을 내달 7일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양국은 또한 상호 병력 간 군수물자 교류를 가능케 하는 상호군수지원협정 논의도 진전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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