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오가는 거리에서 이런 물건을 봐야 한다는 게 불쾌하고 민망합니다.”
31일 오후 4시께 인천 부평구 한 번화가. 유동인구가 많은 이곳 중심부 한 건물 3층에는 성인용품 매장이 들어서 있었다. 매장 유리창 너머로 진열해 놓은 각종 성인용품들이 보이고 있었으며, 심지어 일부 상품들은 포장도 없이 형태가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었다.
이 일대는 음식점과 카페, 의류매장 등이 밀집한 번화가 초입으로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곳이다. 성인용품 매장 내부 진열대가 유리창을 통해 그대로 보이면서 시민들은 원치 않는 노출에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정혜민씨(25)는 “이곳을 지날 때마다 매장 안이 그대로 보여 두 눈을 의심하게 된다”며 “민망한 형태의 상품도 있어 보고 싶지 않은 것에 억지로 노출된 기분”이라고 불쾌감을 표시했다.
같은 날 인천 연수구 한 성인용품 매장도 마찬가지다. 청소년들도 자주 오가는 상가지만 복도 유리창 너머로 성인용품 진열대와 상품들이 쉽게 눈에 띄었다.
이 건물을 찾은 홍지민씨(40)는 “초등학생 딸과 지나가면서 ‘저게 뭐냐’ 물어볼까 봐 걱정”이라며 “성인용품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성인용품점이 입점하는 장소는 제재가 필요해 보인다”고 토로했다.
인천지역 일부 성인용품 매장이 미성년자들이 드나드는 공공장소에 이렇다 할 제재 없이 무분별하게 입점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매장 내부에 진열돼 있는 성인용품들이 투명유리를 통해 인근을 지나가는 미성년자들에게까지 적나라하게 노출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날 시에 따르면 현행 옥외광고물법은 간판, 디지털광고물, 입간판, 현수막, 전단 등을 옥외광고물로 규정하고 음란·퇴폐적인 내용으로 미풍양속을 해칠 우려가 있거나 또는 청소년 보호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광고물은 설치하지 못하도록 제한한다.
그러나 매장 안 진열상품이 외부에서 보이는 경우 이를 옥외광고물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해선 명확한 규정이 없다. 이 때문에 단속은 물론 지도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역 안팎에선 불특정 다수가 오가는 거리에서 선정적인 성인용품 상품이 그대로 노출되는 문제를 막기 위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상품 판매를 위해 바깥에서 보이는 구조로 성인용품을 진열하는 것은 광고 목적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는 미풍양속을 해칠 우려가 있다”며 “광고 목적으로 매장 밖에서도 보이도록 한 성인용품 진열은 옥외광고물 관리 범위에 포함하는 등 시민과 청소년을 보호할 수 있는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에 대해 한 구청 관계자는 “현장을 확인해 관련 실태를 파악하겠다”며 “필요할 경우 업소 측에 상품 진열 위치 조정이나 가림막 설치 등 개선 조치를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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