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라 감염 1000명 넘어…민주콩코, 의료체계 붕괴 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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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볼라 감염 1000명 넘어…민주콩코, 의료체계 붕괴 직전

이데일리 2026-05-31 17:05:2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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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코)에서 에볼라 바이러스가 계속 확산하고 있다. 발병 중심지인 동북부 이투리주 몽브왈루에서는 병원에서 조차 기본 감염 통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등 의료 체계가 붕괴 직전 상태에 놓였다. 국제 사회의 긴급 개입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이번 사태가 역대 최악의 에볼라 유행으로 기록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 이투리주 지역 몽브왈루에서 개인보호장비를 착용한 적십자사 직원들이 에볼라로 숨진 어린이의 시신을 관에 안치하고 있다. (사진=AFP)


3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즈(NYT)는 아프리카질병통제예방센터(CDC)를 인용해 지난 28일 기준 민주콩코에서 확인된 에볼라 발병의 의심 사례는 최소 1077건, 의심 사망자는 246명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민주콩코 보건 당국이 에볼라 발병을 공식 선언한지 불과 2주 만에 이번 사태는 역대 세 번째로 큰 에볼라 발병으로 확대됐다. 국제 구호단체들은 현재 확산 속도가 국제사회의 대응을 앞지르고 있어, 긴급 개입이 이뤄지지 않으면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에볼라 유행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민주콩코에서 확인된 발병 의심 사례 가운데 400건 이상은 인구 약 15만 명 규모의 금광 도시 몽브왈루에 집중됐다. NYT가 확인한 몽브왈루 종합병원의 상황은 심각했다. 숨진 지 7시간이 지난 환자의 시신이 병상에 그대로 방치돼 있었고, 병원이 식수와 음식을 제대로 제공하지 못해 환자 가족들은 보호장비 없이 병동을 드나들며 음식과 물을 전달하고 있었다.

병원 의료진도 속수무책으로 감염되고 있다. 이미 병원 직원 7명이 에볼라 의심 증세로 사망했다. 직원들 가운데 에볼라 대응 훈련을 받은 사람은 거의 없었고, 가장 기본적인 장비조차 턱없이 부족했다. 진단 키트와 보호복, 마스크, 고글은 물론 기본적인 식수조차 부족한 상황이다.

선별 진료소조차 없어 병원이 오히려 감염 확산의 중심지가 되고 있었다. 실제 누가 에볼라 환자인지조차 파악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검사 키트를 구하기도 어렵고 검사 결과가 약 80㎞ 떨어진 지역 거점도시 부니아에서 전달되는 데 4일 이상 걸리기 때문이다. 병원 측은 “감사 결과가 나오기 전 이미 사망하는 환자가 많다”고 했다.

현지에서는 의료진과 구호단체에 대한 불신도 확산하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에볼라를 의사들과 해외 구호단체가 꾸민 돈벌이 음모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병원을 향한 공격도 잇따르고 있다.

실제로 최근 괴한들이 국경없는의사회(MSF)가 설치한 격리 병동에 불을 질렀고, 혼란 속에서 에볼라 의심 환자 18명이 병원을 이탈했다. 또 에볼라로 사망한 가톨릭 설교자의 시신을 넘겨달라는 군중이 병원을 습격하면서 경찰과 군이 경고 사격을 하는 사태도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또 다른 환자들이 병상을 이탈해 지역사회로 흩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몽브왈루가 대규모 확산의 최적 조건을 갖춘 지역이라고 지적한다. 바이러스 자연 숙주로 추정되는 과일박쥐가 대규모로 서식하는 데다 금광 산업으로 인해 광부와 상인, 성매매 종사자, 밀수업자 등이 끊임없이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반군 분쟁을 피해 이동하는 피난민들 겹치며 바이러스 확산 위험이 커지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MSF)의 열대의학 자문위원인 에스테르 스테르크 박사는 현 상황을 두고 “최악의 조건이 모두 겹친 완벽한 폭풍“이라고 평가했다.

더 큰 문제는 현재 유행 중인 분디부조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해 승인된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다는 점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백신 개발에만 최소 6~9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몽브왈루 종합병원 중환자실에 근무하는 알렉스 보고레 박사는 몽브왈루에 거의 도움을 보내지 않은 국제사회를 향해 “그들은 계속 회의만 하고 있다”며 “사람들이 계속 죽고 감염되고 있는데 대응은 너무 느리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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