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영빈관이 이 곳에서 만들어졌다…" 지하 80m 절벽 앞에 설 수 있는 채석장 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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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영빈관이 이 곳에서 만들어졌다…" 지하 80m 절벽 앞에 설 수 있는 채석장 공원

위키푸디 2026-05-31 14:58: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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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등석산 문화예술공원 / 익산시청 공식블로그
황등석산 문화예술공원 / 익산시청 공식블로그

전북 익산은 넓은 평야와 낮은 들녘이 먼저 떠오르는 도시다. 황등면으로 들어서도 풍경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길 양옆으로 밭과 마을이 이어지고, 멀리 보이는 산자락도 평범한 야산처럼 보인다. 그래서 황등석산 문화예술공원 앞에 도착해도 처음에는 거대한 채석 절벽을 쉽게 떠올리기 어렵다.

하지만 공원 안쪽으로 들어가 절벽 가까이 서면, 익산의 조용한 들녘과는 완전히 다른 장면이 펼쳐진다. 전북 익산시 황등면 황등7길 34에 있는 황등석산 문화예술공원에는 지하 80m 깊이로 깎인 회백색 암벽이 남아 있다. 

한때 황등석산은 돌을 캐내던 거대한 채석장이었다. 사람이 168년 동안 산을 파 내려가며 꺼낸 황등석은 청와대 영빈관과 국회의사당, 독립기념관, 광화문광장 바닥돌에 쓰였고, 국보 제11호 익산 미륵사지 석탑 보수 현장에도 새 석재로 들어갔다. 나라의 주요 건축물과 문화유산에 쓰인 돌이 나온 자리는 지금 시민과 여행객에게 열린 문화예술공원으로 바뀌어, 거대한 채석 절벽과 황등석의 시간을 함께 보여준다.

168년 전부터 이어진 채굴, 지금도 현장에서 계속된다

황등석산 문화예술공원 / 익산시청 공식블로그
황등석산 문화예술공원 / 익산시청 공식블로그

황등석산의 채굴 역사는 조선 철종 9년인 1858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청나라 사람이 황등 일대 화강암의 품질을 알아보고 개발을 시작했고, 청일전쟁 이후에는 일본인이 운영하는 시기를 거쳤다. 1965년부터는 황등산업이 채석장을 맡아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현재도 현장에서는 채굴 작업이 계속되며, 굴착 깊이는 약 80m에 달한다. 앞으로는 120m까지 더 깊게 파 내려갈 계획이다. 황등석산 문화예술공원은 옛 채석장을 정비한 관광지이면서, 지금도 돌을 캐내는 산업 현장과 맞닿아 있는 장소다.

황등석이 청와대 영빈관과 국회의사당, 독립기념관, 광화문광장 바닥돌 같은 주요 건축물에 쓰인 데에는 석재 품질이 크게 자리한다. 황등석은 입자가 고른 회백색 화강암으로, 철분 함량이 낮아 시간이 지나도 색이 쉽게 흐려지지 않는다. 일반 화강암보다 녹물이 배거나 얼룩이 생기는 일이 적어 건물 외벽, 광장 바닥, 기념물처럼 오랜 시간 바깥에 드러나는 곳에 쓰기 좋다. 

절벽 위 삼각형 건물, 전망대와 카페가 같은 자리에 있다

어스언더파크 익산 / 익산시청 공식블로그
어스언더파크 익산 / 익산시청 공식블로그

공원에서 가장 먼저 향하게 되는 곳은 제1전망대다. 채석 현장을 위에서 내려다볼 수 있는 데크형 전망대로, 주변에는 야자매트 산책로와 안전 관람 구역이 마련돼 있다. 전망대에 서면 지하로 깊게 깎인 회백색 암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암벽 표면에 남은 곧은 절단면은 다이아몬드 와이어 톱 공법으로 만들어진 흔적이다.

다이아몬드가 박힌 와이어를 빠르게 회전시켜 암석을 잘라내는 방식이라, 발파로 깨뜨린 암벽과 달리 벽면이 반듯하고 매끄럽게 남는다. 층층이 내려가는 암벽이 거대한 건축 설계도처럼 보이는 것도 이런 절단 방식 때문이다. 방문객들이 이곳을 두고 콜로세움을 뒤집어 놓은 것 같다고 말하는 장면도 여기서 나온다.

전망대 근처에는 삼각형 외형이 눈에 띄는 카페 어스언더파크 익산이 자리한다. 유리 외벽으로 마감한 건물은 거친 채석장 절벽과 선명하게 대비되고, 통유리 창가 좌석에서는 회백색 암벽을 정면으로 바라보며 음료를 마실 수 있다. 

2025년 개장 이후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 속도

황등석산 문화예술공원 / 익산시청 공식블로그
황등석산 문화예술공원 / 익산시청 공식블로그

황등석산 문화예술공원은 2025년 새로 단장해 문을 열었다. 개장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여행객 발길이 빠르게 늘었고, 2025년 11월 한 달 동안 약 2만 명이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무료로 둘러볼 수 있어 부담이 적은 데다, 국내에서 쉽게 보기 어려운 지하 채석장 절벽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는 점이 빠르게 입소문을 탔다.

공원 안에는 새 관람 시설도 들어서고 있다. 제2전망대는 막바지 공사 중이며, 완공 뒤에는 제1전망대와 다른 각도에서 채석 현장을 내려다볼 수 있다. 익산시와 황등산업, 황등아트앤컬처가 함께 추진하는 사업에는 총 320억 원 이상이 들어가며, 전체 완공 목표 시점은 2031년이다. 조성이 끝나면 황등석산은 지금보다 넓은 구역을 갖춘 채석장 문화 공간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주변 코스와 방문 전 확인할 사항

아가페정원 / 한국관광공사
아가페정원 / 한국관광공사

황등석산 문화예술공원에서 차로 5분 정도 이동하면 아가페정원에 닿는다. 거리는 약 2.2km다. 아가페정원은 나무와 정원이 잘 가꿔진 곳이라, 거친 채석 절벽을 본 뒤 들르면 전혀 다른 느낌으로 익산 여행을 이어갈 수 있다. 

황등석산 문화예술공원은 입장료 없이 이용할 수 있다. 공원 안을 둘러보는 데 따로 비용이 들지 않아 익산 여행 중 부담 없이 들르기 좋고, 카페 어스언더파크 익산에서 음료나 베이커리를 주문할 때만 개별 결제하면 된다. 운영 시간은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이며, 주문은 오후 7시에 마감된다. 

차량으로 찾는다면 황등시장 방향으로 진입하면 되고, 주차장은 제2주차장까지 마련돼 있다. 운영 시간은 날씨나 현장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출발 전 네이버 플레이스에서 당일 안내를 확인하는 편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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