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7년 만에 ‘과학기술 부총리’ 체제를 출범시킨 지 1년을 맞은 가운데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과학기술 혁신과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국가 대전환의 토대를 마련했다고 자평했다.
배 부총리는 지난 29일 열린 정부 출범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지금 대한민국은 AI 3대 강국을 향해 순항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스탠포드대 AI 지수를 인용하며 “한국의 지난해 출시된 주목할 만한 AI 모델 수가 세계에서 세 번째의 나라가 됐다”며 “오픈AI, 엔비디아, 구글 딥마인드 등 글로벌 빅테크 CEO와도 공고한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등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반시설과 제도 정비에 대해선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을 지원하고 첨단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적시 확보·공급하며 민관이 원팀이 돼가고 있다”며 AI 기본법과 AI 데이터센터 특별법을 통해 혁신을 뒷받침할 제도적 기반도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이러한 기반을 토대로 독자 AI 모델을 반도체 공장과 정부 행정망, 국가 연구개발(R&D) 예산 심의 등 산업·공공 분야 전반으로 확산시킬 계획이다. 아울러 취약계층을 포함한 국민의 AI 활용 역량 강화를 위해 올해 130만명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한다.
배 부총리는 R&D 생태계와 관련해 “무엇보다 연구 현장의 활력을 되찾는 생태계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며 “기초가 탄탄해야 다양한 응용 연구와 산업적 효과가 만들어진다는 믿음 아래 전년 대비 20% 이상 확대된 35조5천억 원의 R&D 예산을 편성했다”고 말했다.
특히 규제 혁신 성과를 강조했다. 그는 “연구 현장의 오랜 숙원이었던 R&D 예비타당성조사 제도를 18년 만에 전격 폐지해 사업 착수 결정을 2년에서 5개월로 획기적으로 단축시켰다”며 연구과제중심제도(PBS) 폐지와 실패를 용인하는 평가체계 도입을 주요 성과로 내세웠다.
이와 함께 연구비 자율사용 비목 신설, 간접비 규정의 네거티브 방식 전환, 2천171개에 달하던 행정 서식의 90% 이상을 줄여 154개로 축소하는 등 연구 현장의 행정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제도 개선도 추진했다고 부연했다.
배 부총리는 AI 전환(AX) 전략에 맞춰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사업 등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국내 AI 기술 역량이 크게 향상됐다고 진단했다.
그는 제한된 자원 여건 속에서도 주목할 만한 AI 모델 8개를 개발하며 한국이 AI 분야 세계 3위권 수준의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GPU와 AI 기반시설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가 이뤄진다면 글로벌 최고 수준의 프런티어 모델 개발에도 도전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배 부총리는 “우리 전체 예산이 미국 빅테크 기업 1개 투자 수준”이라며 “가용 자원 내에서 주목할 AI 모델 8개를 만들어 낸 것처럼 GPU나 AI 인프라 투자가 더 공격적으로 이뤄졌을 때 프런티어 모델도 도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수년 내 변화 속도가 어마어마하게 발전할 거고 범용 인공지능(AGI) 달성 시점에는 기하급수적으로 속도 차이가 날 것”이라며 AGI 도달을 위해서도 프런티어 모델에 뛰어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독자 AI 모델을 기반으로 한 AI 서비스를 전 국민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모두의 AI’ 프로젝트를 올해 말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업이 종료되는 2028년 이후에도 해당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무료 제공하겠다는 방침을 제시했다.
모두의 AI는 국민 개개인이 AI 에이전트를 하나씩 활용하는 개념의 서비스로, 기본적인 챗봇 기능은 물론 AI 활용에 어려움을 겪는 고령층과 정보 취약계층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도 제공된다.
배 부총리는 AI 확산 과정에서 일자리 감소와 부의 편중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으며 이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모두의 AI’가 국민 누구에게나 AI 활용 기회를 제공해 디지털 격차를 줄이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출연연구기관 처우에 관해선 “민간 기업과 갭이 생기면서 내부적으로도 논의하고 있고 발표될 내용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우주항공 분야 육성과 관련해서는 “지금 정도 수준 투자로는 우주항공 세계 5대 강국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정부 차원에서 어떤 수준으로 투자해야 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할지 논의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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