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당도 믿고 담았는데 식탁선 ‘밍밍’···여름 과일 장바구니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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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당도 믿고 담았는데 식탁선 ‘밍밍’···여름 과일 장바구니 주의보

이뉴스투데이 2026-05-31 09: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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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과일에 ‘표기된 당도는 상품의 평균 당도이며 재배 환경에 따라 일부 당도 오차가 발생 될 수 있다’고 쓰여있다. [사진=한정용 기자]
서울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과일에 ‘표기된 당도는 상품의 평균 당도이며 재배 환경에 따라 일부 당도 오차가 발생 될 수 있다’고 쓰여있다. [사진=한정용 기자]

[이뉴스투데이 한정용 기자] 여름 과일 매대의 ‘고당도’ 표시를 둘러싼 피해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매대에 적힌 당도(Brix·브릭스) 수치가 평균값이나 표본 검사 기준으로 안내되고 있는 가운데 실제 당도가 표기 수치보다 낮은 상황이 빈발하면서 매장을 믿고 구매하는 소비자들의 피해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31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대형마트와 청과 매장 등에서는 수박, 참외, 멜론, 복숭아 등 여름 과일 매대에 ‘고당도’, ‘당도 선별’ 등 브릭스 수치를 앞세운 판매 문구가 쓰이고 있다. 당도 수치가 산지와 가격, 외관에 이어 과일 구매의 주요 판단 기준으로 자리 잡았지만 일부 현장에서는 개별 과일의 실제 측정값 대신 전체 물량의 평균치나 표본 검사 기준이 안내되는 실정이다.

소비자는 매장에 표시된 당도 값을 자신이 고른 과일의 개별 품질 기준으로 받아들이기 쉽다. 직접 상품을 보고 고르는 오프라인 매장 특성상 매장과 본사 매입 담당자가 일정 수준 이상의 품질을 확인했을 것이라는 신뢰가 전제되기 때문이다.

같은 금액을 지불한 소비자는 안내된 표시 수치에 가까운 품질을 기대하지만 실제로는 같은 진열대 안에서도 개체별 당도 편차가 발생한다. 안내된 브릭스 수치를 보고 구매한 과일이 기대에 못 미치면 표시 정보에 대한 불만으로 이어진다.

과일 품질 표시를 둘러싼 소비자 불만은 온라인 구매 영역에서도 수치로 확인된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온라인 구매 과일 관련 상담은 4556건으로 집계됐고 이 중 품질 관련 불만은 2342건으로 전체의 51.4%를 차지했다. 오프라인 매장 역시 브릭스 수치가 구매 판단에 쓰이는 만큼 평균값과 표본 검사 기준, 개별 측정값을 구분한 안내가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품목별 특성을 고려한 안내가 뒤따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토마토나 포도처럼 여러 알을 묶어 판매하는 과일은 평균 표시가 현실적인 방식으로 받아들여진다.

반면 수박, 참외, 멜론처럼 한 통이나 낱개 단위로 구매하고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큰 품목은 평균값과 개별 상품 정보를 분명히 구분해 제공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매대에 평균 당도를 표시하는 방식은 소비자에게 개별 상품의 품질 정보처럼 받아들여질 소지가 크다”며 “같은 가격을 내고 당도 수치를 확인하며 구매하는 만큼 평균값인지 개별 측정값인지 더 명확히 안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토마토처럼 작은 과일은 개별 표시가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수박이나 참외처럼 한 번에 소비하는 단위가 큰 품목은 소비자 부담이 큰 만큼 더 구체적인 정보 제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진열된 과일에 당도가 표시돼 있다. [사진= 한정용 기자]
진열된 과일에 당도가 표시돼 있다. [사진= 한정용 기자]

대형마트 측은 산지 단계부터 과일 품질과 당도를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현재 과일 당도 검사는 품목과 설비에 따라 전수 검사와 샘플링 검사로 나뉘어 운영된다.

한 대형마트에 따르면 바이어가 직접 산지를 방문해 작황과 품질을 점검하고 판매용 과일을 매입하기 전 줄기나 나무 단위로 샘플을 채취해 당도를 확인한다. 기준을 통과한 원물만 판매용으로 선별하는 구조다.

‘당도선별 상품’은 수박 11브릭스 이상, 사과 12브릭스 이상 등 품목별 내부 기준을 통과한 원물만 취급한다. 해당 물량은 산지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에서 비파괴 당도 검사 장비를 통한 조사를 거친 뒤에야 물류센터와 점포로 이동해 매대에 오른다.

다만 점포 입고 이후 진행되는 간이 검사 역시 전수 조사가 아닌 일부 물량만 무작위로 골라 확인하는 표본 검사 방식으로 운영된다. 여기에 수확 이후 물류 이동, 점포 후방 창고 보관, 매대 진열로 이어지는 유통 과정의 물리적 변수가 더해진다.

과일은 수확 이후에도 숙성과 호흡이 이어지는 생물인 데다 여름철 고온 노출과 수분 상태 변화 등이 겹치면서 산지 검사 당시의 측정값이 소비 시점까지 그대로 유지되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산지 단계에서 당도와 품질을 확인한 물량을 중심으로 매입하고 품목별 기준에 맞는 상품을 선별해 운영하고 있다”며 “다만 과일은 수확 이후에도 숙도와 보관 상태가 달라지는 생물이라 물류 이동과 점포 진열을 거치며 소비자가 먹는 시점의 당도에 차이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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