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리 인상 신호에 산업계 긴장…경기 민감할수록 큰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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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금리 인상 신호에 산업계 긴장…경기 민감할수록 큰 타격

연합뉴스 2026-05-31 06:01: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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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비용 증가로 자금조달 어려움…경기침체 가속 가능성도

설비투자 비중 크고 경기 영향받는 車·건설·석화 중심으로 우려↑

금융시장 금융시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강태우 오진송 기자 = 한국은행이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하면서 국내 기업들이 고환율, 고유가에 이어 고금리라는 '삼중고'를 맞을 위기에 처했다.

기본적으로 금리가 오르게 되면 기업들은 높은 이자 부담에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자동차, 건설, 정유, 석유화학 등 설비투자 비중이 높고 경기에 민감한 제조업종이 고금리 타격을 가장 크게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3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28일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한 뒤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적절한 시기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며 연내 인상을 공식화했다.

한국은행이 이러한 통화정책 운용 방향을 언급하자 국내 기업들은 크게 술렁이는 분위기다.

이미 장기화한 고환율과 중동 전쟁에 따른 고유가가 발목을 잡은 상황에서 금리마저 오르게 되면 기업들은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금리가 오르게 되면 기업들은 시설 투자나 운영자금 확보를 위한 자금을 조달할 때 이자 비용이 커지게 된다. 또 채권 발행금리 상승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 유가 등 글로벌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진 상황에서 금리 상승은 기업 실적 둔화와 재무구조 악화로도 이어질 수 있다.

아울러 가계의 이자 부담 급증이 소비를 위축시켜 경기침체를 가속할 수도 있다.

한국 자동차 한국 자동차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에 따라 설비투자 비중이 높고, 경기에 영향을 크게 받는 자동차, 건설, 정유, 석유화학 등의 업종을 중심으로 고금리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자동차 업계는 고금리에 따라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 완성차 판매가 줄 수밖에 없다.

자동차는 소비자 대출, 할부 등 금융거래가 중요한 비중을 차지해 금리 상승이 직접적으로 구매 비용을 올려 수요에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이번 달 말 기준 6개 전업카드사의 신차 기준(현금구매비율 30%·36개월 할부) 자동차 할부 금리는 평균 4%대로 예년보다 높은 수준이다.

안 그래도 고유가로 소비심리가 침체한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상까지 더해지면 자동차 수요에 미칠 악영향은 명약관화하다는 것이 업계의 대체적 전망이다.

이자 비용 증가가 자동차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건설업계는 금리 상승 시 사업비 증가와 수요 위축이 동시에 나타나며 업황이 둔화할 수 있다며 우려한다.

건설사들은 대규모 프로젝트를 위해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외부 자금을 많이 조달하는데, 금리가 오르면 이자 비용이 늘어나 사업 수익성이 악화한다. 특히 재건축·재개발처럼 사업 기간이 긴 프로젝트일수록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건설현장 건설현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금리 인상은 분양시장에도 영향을 미친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함께 오르면서 실수요자의 구매력이 떨어지고, 그 결과 미분양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금리 상승과 분양 부진이 겹치면 신규 사업은 줄고 착공 지연은 늘어나 중장기적으로 주택 공급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금리가 오르면 청약 시장이나 부동산 거래 수요가 직격탄을 맞아 부동산 시장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며 "건설사들은 분양이 위축되면 공급을 줄이며 대응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신용등급이 낮은 중소 건설사의 타격이 더 클 전망이다.

중소 건설사는 PF 의존도가 높은데, 금리 상승으로 자금 조달 비용이 급증하고 분양시장까지 위축되면 유동성 위기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한 중소 건설사 관계자는 "금리 인상으로 사업비용이 늘어나면 착공과 분양이 모두 위축돼 중소 건설사들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결국 공사비 단가를 대폭 높이는 수밖에 없는데, 그 부담이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여수 석유화학단지 여수 석유화학단지

[연합뉴스 자료사진]

설비투자 비중이 높은 정유 및 석유화학 업계도 고금리에 취약한 업종이다.

정유업체가 현지서 원유를 들여와 정유 공정을 거쳐 제품을 내놓기까지는 두 달여가 걸리는데 이 기간 현금이 묶이기 때문에 정유사들은 자금을 융통할 목적으로 유전스(Usance)라는 채권을 발행한다.

이에 따라 채권 발행이 많은 정유업계는 금리 인상 시 이자 부담이 늘면서 비용이 배로 커진다.

석유화학도 최근 업황 악화에 고환율, 고유가라는 악재가 겹치면서 구조조정 위기에 처한 상태다. 여기에 금리까지 인상된다면 이들 업종의 고충은 더욱 심화할 전망이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고유가와 고환율이 미치는 타격이 큰 상황에서 금리 인상 시 이자 비용 부담까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viv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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