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우리 경제가 2002년 이후 처음으로 명목 성장률 10%대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가계와 국가 재정의 건전성 지표에도 긍정적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특히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의 경우 역대 최대 폭 하락이 예상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금융시장에서는 31일 기준 올해 명목 GDP가 두 자릿수 성장을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다음 달 9일 공개 예정인 1분기 명목 GDP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10%를 크게 상회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28일 경제전망 설명회에서 한국은행 이지호 조사국장은 실질 국내총소득(GDI)의 큰 폭 증가와 반도체 수출 가격 강세가 명목 성장률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물가 상승분을 제외한 1분기 실질 GDP 성장률 속보치는 전년 대비 3.6%를 기록한 바 있다.
반도체 가격은 2분기에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전반적인 경기 흐름 역시 견조하다. 이에 한은은 5월 전망에서 올해 연간 실질 성장률 예상치를 기존 2.0%에서 2.6%로 상향 조정했다.
명목 성장률이 12%에 도달할 경우 정부가 설정한 가계부채 관리 목표 달성 시점이 당초보다 4년 앞당겨질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정부의 올해 가계부채 증가율 관리 목표인 1.5%를 적용해 계산하면,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80.3%까지 낮아진다. 명목 GDP가 13% 성장하는 시나리오에서는 79.6%로 80% 선 아래로 진입하게 된다. 10% 성장만 이뤄져도 81.8%로 떨어져 역대 최대인 6.8%포인트 하락과 함께 1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정부는 2030년까지 이 비율을 80%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2021년 말 98.7%까지 치솟았던 가계부채 비율은 이후 지속적인 관리를 통해 지난해 말 88.6%까지 내려왔다. 우리나라의 이 비율은 2015년 79.2%에서 이듬해 82.9%로 올라 처음 80%대에 진입했고, 이후 5년 연속 상승해 100%에 근접했다가 최근 하락세로 전환됐다.
다만 국제 비교에서는 여전히 상위권이다. 국제금융협회(IIF) 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한국의 가계부채 비율은 87.8%로, 선진국 그룹인 성숙시장 37개국 중 7위를 기록했다. 스위스(124.0%), 호주(114.0%), 캐나다(99.8%), 네덜란드(92.7%), 뉴질랜드(90.9%), 덴마크(90.0%)에 이어 높은 수준이다. 한국은 올해 1분기부터 신흥국에서 성숙시장 국가로 재분류됐다.
IIF는 자체 추정 방식을 활용해 국제결제은행(BIS)이나 한은보다 최대 한 분기 빠르게 통계를 발표하는데, 전반적인 추세는 대체로 일치한다. 올해 한국의 가계부채 비율이 80%대 초반까지 떨어지면 순위가 10위권 밖으로 밀려날 가능성도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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