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이태훈 기자] 리버풀에서 물러난 아르네 슬롯 감독이 곧바로 AC밀란과 연결됐다.
유럽 축구 이적시장에 능통한 사샤 타볼리에리 기자는 30일(한국시간) “아르네 슬롯이 AC밀란의 새 감독이 될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고 독점 보도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슬롯 감독은 리버풀의 미래로 평가받았다. 위르겐 클롭 감독이 떠난 뒤 안필드의 새 시대를 열 인물로 낙점됐고, 부임 첫 시즌에는 그 기대에 완벽히 부응했다. 프리미어리그(PL) 경험이 없다는 우려를 딛고 리버풀에 빠르게 자신의 색을 입혔다. 강한 압박과 빠른 전환,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앞세워 PL 정상에 올랐다. 잉글랜드 풋볼리그컵(EFL컵)에서도 준우승을 차지하며 성공적인 데뷔 시즌을 보냈다.
분위기는 오래가지 않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리버풀은 알렉산더 이삭, 플로리안 비르츠, 위고 에키티케 등 굵직한 영입을 단행하며 슬롯 감독에게 힘을 실어줬다. 첫 시즌 리그 우승에 더해 PL 2연패와 유럽 무대 성과까지 기대했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리버풀은 디펜딩 챔피언다운 안정감을 보여주지 못했고, 리그 우승 경쟁에서도 일찍 밀려났다.
컵 대회 성과도 아쉬웠다. 잉글랜드 FA컵과 EFL컵에서 모두 조기 탈락했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는 파리 생제르맹(PSG)에 막혀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부상자 변수가 있었고, 새 얼굴들과 기존 선수들의 호흡도 완벽하지 않았다. 그러나 리버풀의 투자 규모와 이름값을 고려하면 만족하기 어려운 시즌이었다.
결국 리버풀은 결단을 내렸다. 구단은 공식 채널을 통해 “슬롯 감독은 즉각 지휘봉을 내려놓게 됐으며, 후임 선임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발표했다. 이어 “팀의 방향성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믿음에 기반한 결정이다. 그렇다고 해서 슬롯 감독이 이곳에서 해낸 일을 깎아내리는 것은 아니다. 그에 대한 존경이 줄어든 것도 아니다. 다만 우리에게는 다른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는 의미”라며 결별 배경을 설명했다.
경질은 빠르게 이뤄졌지만, 슬롯 감독을 향한 관심은 사라지지 않았다. 곧바로 AC밀란이 등장했다. 밀란은 최근 마시밀리아노 알레그리 감독과 결별한 뒤 새 사령탑을 찾고 있다. 최근 2년 연속 UCL 진출에 실패하며 자존심을 구겼고, 다시 유럽 무대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는 감독을 물색 중이다.
슬롯 감독은 리버풀에서 씁쓸하게 물러났지만, 여전히 매력적인 카드다. 페예노르트에서 지도력을 인정받았고, 리버풀 부임 첫 시즌에는 PL 우승까지 이끌었다. 마지막은 좋지 않았지만, 빅클럽에서 우승을 경험한 감독이라는 이력은 쉽게 무시할 수 없다. 특히 최근 2년 연속 UCL 진출에 실패한 밀란 입장에서는 팀 분위기를 바꾸고 다시 정상 궤도에 올려놓을 수 있는 인물로 슬롯 감독을 바라볼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두 구단의 처지가 닮아 있다는 것이다. 리버풀은 클롭 이후 시대를 제대로 이어가지 못했고, 밀란은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한 새 설계가 필요하다. 슬롯 감독은 한쪽에서는 실패한 감독으로 떠났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재건을 맡길 수 있는 후보로 평가받고 있다.
리버풀에서 성공과 실패를 모두 빠르게 경험한 슬롯 감독이 이번에는 이탈리아 무대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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