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이태훈 기자] 아르네 슬롯 감독과 리버풀의 동행이 끝났다.
유럽 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지오 로마노 기자는 30일(한국시간) “아르네 슬롯과 리버풀이 즉시 결별한다. 시즌 종료 후 리뷰 끝에 네덜란드 감독과 리버풀의 동행은 끝났다. 안도니 이라올라가 다음 리버풀 감독직을 맡을 확실한 유력 후보다”고 독점 보도했다.
충격적인 결정이다. 슬롯 감독은 지난 시즌 위르겐 클롭 감독의 뒤를 이어 리버풀 지휘봉을 잡았다. 클롭 감독이 오랜 시간 리버풀의 상징과도 같았던 만큼 후임자를 향한 부담은 컸다. 여기에 슬롯 감독은 프리미어리그(PL) 경험이 없는 지도자였다. 페예노르트에서 지도력을 인정받았지만, 빅리그 최상위권 구단을 이끌 수 있을지 의문을 품는 시선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슬롯 감독은 첫 시즌부터 우려를 지웠다. 리버풀에 빠르게 자신의 색을 입혔고, 안정적인 경기 운영과 공격적인 압박 축구를 앞세워 PL 정상에 올랐다. 부임 첫해 리그 우승이라는 성과를 내며 단숨에 리버풀 팬들의 신뢰를 얻었다. 잉글랜드 풋볼리그컵(EFL컵)에서도 준우승을 차지하며 성공적인 데뷔 시즌을 보냈다.
구단도 슬롯 감독에게 힘을 실어줬다. 올 시즌을 앞두고 알렉산더 이삭, 플로리안 비르츠, 위고 에키티케 등 굵직한 영입이 이어졌다. 리버풀은 공격진에 막대한 투자를 단행했고, 슬롯 감독 체제에서 더 큰 도약을 기대했다. 첫 시즌에 이미 리그 우승을 경험한 만큼, 이번 시즌에는 PL 2연패와 유럽 무대 성과까지 노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기대는 현실이 되지 못했다. 리버풀은 디펜딩 챔피언다운 위용을 보여주지 못했다. 리그에서는 초반부터 흔들렸고, 우승 경쟁에서도 일찍 밀려났다. 지난 시즌의 단단함은 사라졌고, 새로 합류한 선수들과 기존 핵심 자원들의 조화도 기대만큼 매끄럽지 않았다.
컵 대회에서도 아쉬움이 이어졌다. 리버풀은 잉글랜드 FA컵과 EFL컵에서 모두 조기 탈락하며 트로피 추가에 실패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도 파리 생제르맹(PSG)에 막혀 준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시즌 중 부상자가 잦았고, 선수단을 온전히 유지하기 어려웠다는 변수가 있었지만, 리버풀의 이름값과 투자 규모를 고려하면 만족하기 어려운 결과였다.
결국 리버풀 수뇌부는 시즌 종료 후 리뷰를 진행했고, 변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첫 시즌 리그 우승을 이끌었던 감독과 단 1년 만에 결별을 택했다는 점에서 파장은 클 수밖에 없다. 슬롯 감독은 리버풀에서 강렬한 출발을 알렸지만, 두 번째 시즌의 추락을 막지 못하며 예상보다 빠르게 안필드를 떠나게 됐다.
후임 후보도 곧바로 거론됐다. 로마노 기자에 따르면 이번 시즌까지 본머스를 이끌었던 이라올라 감독이 리버풀 차기 사령탑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 이라올라 감독은 PL에서 전술적 역량을 인정받은 지도자다.
리버풀은 클롭 시대 이후 슬롯 체제로 새로운 장을 열었지만, 그 동행은 길지 않았다. 이제 안필드는 또 한 번 변화의 시기를 맞이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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