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 기운이 부쩍 올라오는 이맘때가 되면 유독 부엌 식탁 위에는 입맛을 돋우는 짭조름한 반찬이 간절해진다. 매번 먹는 아삭한 열무김치나 겉절이가 살짝 지루해졌거나, 막 담근 새 김치가 부담스러운 날에 딱 맞는 비밀 병기가 있다. 된장 양념에 조물조물 버무려 멸치육수와 함께 자작하게 지져낸 '열무 된장 지짐'이다.
불을 약하게 줄이고 뚜껑을 덮어 푹 익혀내면, 질기던 열무 줄기와 무 부분까지 부드럽게 숨이 죽으며 구수한 양념이 속까지 깊게 밴다. 마지막에 얹은 들가루의 고소함과 청양고추의 칼칼함이 국물에 녹아들면 그야말로 다른 반찬이 필요 없는 밥도둑이 완성된다.
열무 손질과 세척
열무는 노랗게 뜬 잎을 떼어내고 뿌리 쪽 잔뿌리를 정리한다. 무가 어느 정도 붙어 있으면 길게 튀어나온 부분만 잘라낸다. 무와 잎이 만나는 부분에는 흙이 남기 쉬우므로 칼끝으로 긁어 깨끗하게 다듬는다. 무 표면도 살살 긁어주면 지짐을 만들었을 때 씹는 맛이 한결 부드럽다.
데치기 시간 조절
물이 팔팔 끓으면 천일염 1큰술을 넣고 열무를 데친다. 뿌리 쪽부터 넣어야 두꺼운 부분이 먼저 익는다. 전체 시간은 약 2분이면 충분하다. 너무 오래 데치면 줄기가 물러지고, 짧으면 지질 때 풋내가 남을 수 있다. 데친 열무는 바로 찬물에 담가 열기를 빼고 흙이나 잔여물을 씻어낸다.
물기 제거와 자르기
찬물에 헹군 열무는 손으로 세게 비틀지 않는다. 살살 눌러 물기를 빼야 줄기 모양이 무너지지 않는다. 물기가 너무 많으면 된장 양념이 묽어지고 간이 늦게 밴다. 손질한 열무는 먹기 좋은 길이로 자른다. 줄기가 길면 4등분, 짧으면 2등분 정도가 알맞다.
채소 손질 방법
양파 60g은 얇게 채 썬다. 대파 30g은 반으로 가른 뒤 어슷하게 썬다. 청양고추 2개와 홍고추 1개는 양끝을 자르고 반으로 갈라 어슷하게 썬다. 마늘은 다진마늘 1큰술 분량으로 준비한다. 청양고추는 마지막에 넣어야 칼칼한 맛이 살아난다.
멸치육수 내기
마른 냄비에 멸치 20g을 넣고 기름 없이 볶는다. 멸치에서 고소한 향이 올라오면 물 500ml와 다시마 3g을 넣는다. 물이 끓기 시작하면 다시마를 먼저 건져낸다. 다시마를 오래 끓이면 국물이 텁텁해질 수 있다. 불을 중불로 낮춘 뒤 10분 정도 더 끓이면 된장 지짐에 어울리는 멸치육수가 완성된다.
양념 먼저 무치기
냄비에 데친 열무를 넣고 된장 1과 1/2큰술, 멸치액젓 1/2큰술, 고춧가루 1큰술, 다진마늘 1큰술, 들기름 1큰술을 넣는다. 손이나 주걱으로 조물조물 버무려 열무에 양념을 입힌다. 양념을 바로 국물에 풀지 않고 열무에 먼저 입히면 간이 겉돌지 않는다. 된장이 덩어리로 남지 않게 줄기 사이까지 고루 펴주는 것이 좋다.
육수 붓고 약불 조리
열무에 양념이 배면 채 썬 양파와 멸치육수를 넣는다. 양파는 오래 익을수록 단맛이 나와 된장 맛을 부드럽게 잡아준다. 냄비 뚜껑을 닫고 센불에서 끓이다가 육수가 끓어오르면 약불로 낮춘다. 약불에서 15분 정도 지지면 열무가 부드러워지고 국물 맛도 깊어진다. 약불에서 천천히 익혀야 열무가 무르지 않고 양념이 차분하게 밴다. 중간에 한두 번 뒤적이면 바닥에 눌어붙는 것도 줄일 수 있다.
들가루와 고추·대파로 마무리
열무가 부드럽게 익으면 들깻가루 1큰술을 넣는다. 들깻가루는 국물을 걸쭉하게 만들고 고소한 맛을 더한다. 너무 일찍 넣으면 바닥에 눌어붙을 수 있어 마지막 단계에 넣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청양고추, 홍고추, 대파를 넣고 5분 정도 더 익힌다. 고추는 칼칼한 맛을 내고 대파는 끝맛을 산뜻하게 잡아준다. 홍고추는 색감을 살려 식탁 위에서 더 먹음직스럽게 보이게 돕는다.
완성된 열무 된장 지짐은 따뜻할 때 먹어도 좋고 한 김 식혀 먹어도 맛이 좋다. 김치로만 먹던 열무를 다른 반찬으로 즐기고 싶을 때 만들기 좋은 집밥 메뉴다.
열무 된장 지짐 레시피 총정리
■ 요리 재료
→ 손질한 열무 450g, 양파 60g, 대파 30g, 청양고추 2개, 홍고추 1개, 다진마늘 1큰술, 된장 1과 1/2큰술, 멸치액젓 1/2큰술, 고춧가루 1큰술, 들기름 1큰술, 들깻가루 1큰술, 물 500ml, 멸치 20g, 다시마 3g, 천일염 1큰술
■ 만드는 순서
열무 450g은 노란 잎과 잔뿌리를 정리하고 무 표면을 칼로 살살 긁어 씻는다.
끓는 물에 천일염 1큰술을 넣고 열무 뿌리 쪽부터 넣어 약 2분 데친다.
데친 열무는 찬물에 담가 식힌 뒤 3번 정도 헹구고 살살 눌러 물기를 뺀다.
열무는 먹기 좋은 길이로 자르고 양파 60g은 채 썬다. 대파 30g, 청양고추 2개, 홍고추 1개는 어슷하게 썬다.
마른 냄비에 멸치 20g을 볶다가 물 500ml와 다시마 3g을 넣고 끓인다. 끓으면 다시마를 건지고 중불에서 10분 더 끓인다.
냄비에 열무, 된장 1과 1/2큰술, 멸치액젓 1/2큰술, 고춧가루 1큰술, 다진마늘 1큰술, 들기름 1큰술을 넣고 무친다.
양파와 멸치육수를 넣고 뚜껑을 덮은 뒤 센불에서 끓이다가 끓어오르면 약불로 낮춰 15분 익힌다.
들깻가루 1큰술을 넣어 섞고 청양고추, 홍고추, 대파를 넣어 5분 더 익힌다.
■ 오늘의 레시피 팁
→ 열무는 뿌리 부분부터 데쳐야 두께 차이 없이 익는다.
→ 데친 뒤 물기를 너무 세게 짜면 줄기가 뭉개질 수 있다.
→ 들깻가루는 마지막에 넣어야 국물이 텁텁해지지 않는다.
→ 국물이 빨리 줄면 멸치육수를 조금 더 넣고 약불로 맞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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