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 사령관이 중국의 시각에서 한국을 ‘단검’에 비유한 발언으로 논란이 일자 정부가 미국 측에 사실상 유감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30일 청와대 등에 따르면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해 국방부와 외교부 등은 한미 간 다양한 채널을 통해 브런슨 사령관의 발언과 관련한 입장을 미국 측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이 과정에서 해당 발언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향후 유사한 언급을 자제해 달라는 뜻을 함께 전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구체적 협의 내용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면서도 “브런슨 사령관의 최근 대외 발언을 인지하고 있다”며 “한미 양국은 주요 현안에 대해 각급에서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논란의 발단은 브런슨 사령관의 공개 발언이었다. 그는 지난 22일 미 육군 전쟁대학 주관 팟캐스트에 출연해 중국의 시각을 언급하며 “그들(중국)이 중국 동부 해안에서 바라볼 때, 눈에 들어오는 건 아시아의 중심에 있는 비수라 할 한국, 그리고 일종의 방패이자, 그들이 남중국해 너머로 나아가려 하는 야심을 가질 때 방어벽 같은 일본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5월에도 한국의 지리적 위치를 두고 “일본과 중국 본토 사이에 떠 있는 섬이나 고정된 항공모함 같다”고 평가한 바 있다.
이 같은 발언을 두고 일각에서는 한국의 외교·안보적 판단과 주권적 입장을 고려하기보다 미국의 전략적 시각만을 강조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주한중국대사관 역시 강하게 반발했다. 대사관은 브런슨 사령관이 한국과 주한미군을 중국을 겨냥한 ‘전진기지’로 묘사했다고 반발하면서 일부 한국 언론을 통해 “귀하의 발언은 분명히 선을 넘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도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의 최근 발언과 관련해 “대한민국의 전략적 위상을 임의로 규정한 것으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부승찬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대한민국이 ‘단검’이 될지 ‘방패’가 될지는 오직 국민이 결정한다”며 “대한민국은 스스로 운명을 개척하고 책임지는 당당한 주권국가”라고 강조했다.
이어 “외교·안보 전략은 오직 주권자인 국민이 스스로 결정한다. 국민의 동의 없이 그 누구도 대한민국에 그 어떤 역할도 부여할 수 없다”며 “한반도와 동북아의 정세는 군사적 비유가 아니라 외교의 언어로 풀어가야 할 사안이다. 군 지휘관의 이러한 발언은 자칫 한반도 정세에 불필요한 오해와 긴장을 부를 수 있어 매우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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