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한 몸값을 자랑하는 대표적인 고급 수산물 킹크랩을 시중의 절반 가격에 맛볼 수 있다면 어떨까. 최근 인터넷 쇼핑몰을 중심으로 '반값'을 내세운 킹크랩 판매가 성행하는 가운데 과연 저렴한 가격만큼 실속이 있을지 아니면 싼 게 비지떡일지 소비자의 의문이 커지고 있다. 이에 수산물 전문가 유튜브 채널 '입질의추억TV jiminTV'가 인터넷에서 직접 반값 킹크랩을 구매해 그 실체를 틈 없이 검증했다.
인터넷에서 산 킹크랩. / 유튜브 '입질의추억TV jiminTV'
'입질의추억TV jiminTV' 운영자이자 수산물 전문가인 김지민은 시중가 절반 수준에 달하는 1kg당 5만 9900원에 판매되는 3kg 상당의 블루 킹크랩 자숙(찜) 상품을 내돈내산으로 구매했다. 배송비 무료 혜택을 포함해 총 약 18만 원이 소요됐다.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보통 레드, 블루, 브라운 등 품종을 명확히 구분해 판매하는데 현재 유통되는 킹크랩의 대부분은 제철을 맞이한 블루 킹크랩이다. 가장 비싼 품종은 레드이며 브라운은 가장 저렴하지만 품질 편차가 심해 추천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한 킹크랩은 1kg짜리 단일 개체가 존재하지 않으므로 보통 2인은 2~2.5kg, 3인은 3kg 이상의 크기를 주문하는 것이 적절하다.
유튜브 채널 '입질의추억TV jiminTV' 운영자이자 수산물 전문가인 김지민. / 유튜브 '입질의추억TV jiminTV'
수산물을 찌는 과정에서는 피를 빼고 수분이 날아가기 때문에 중량 손실이 필연적으로 발생한다. 보통 A급 활어는 20~25%, 일반적인 수율의 킹크랩은 30~35%의 중량 손실이 생긴다. 반면 죽어서 배에 물이 많이 찬 개체는 수분 함량이 높아 손실률이 최대 40%에 달하기도 한다. 김지민은 구매한 쇼핑몰 상세 페이지에는 20~30%의 중량 손실과 85%의 살 수율 보장이 명시돼 있었다. 그러나 직접 배송된 킹크랩의 무게를 측정한 결과 실중량은 1.75kg에 불과했다. 이는 약 40%의 중량 감소율을 보인 것으로 안내된 기준치보다 손실률이 높아 다소 아쉬운 대목이다.
직접 뜯어보니 수율도 맛도 진짜 대반전이네
인터넷에서 구매한 킹크랩 모습. / 유튜브 '입질의추억TV jiminTV'
그러나 살 수율과 맛에서는 반전이 나타났다. 다리가 하나도 빠지지 않은 온전한 상태였으며 다리를 잘라 단면을 확인하자 살이 85~90% 이상 가득 차 있는 우수한 수율을 자랑했다. 선어 킹크랩의 고질적인 문제인 짠맛도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수조 안에서 죽어 방치된 개체는 바닷물이 살에 스며들어 매우 짜지지만 이 상품은 물 밖에서 죽었거나 죽은 직후 빠르게 건져내어 자숙했기 때문에 짜지 않고 달콤한 감칠맛을 유지했다. 몸통 살과 집게다리 살 역시 촉촉하고 풍성하게 채워져 있었다.
노량진 수산시장 시세랑 비교해도 싼 게 맞을까
해당 가격이 노량진 수산시장 시세와 비교해 합리적인지에 대해서는 시장 상황에 따라 평가가 갈릴 수 있다. 촬영 당일 노량진 수산시장 소매 기준으로 블루 킹크랩 선어는 kg당 4만 5000원, 활어는 8만~9만 원 선이었다. 경매를 거친 새벽 도매시장 가격을 기준으로 하면 수율 70~80%의 선어는 3만 8000원, 꼬물이는 4만 9000원, 활어 A급은 6만 5000원~8만 4000원 대에 형성돼 있었다. 이를 기준으로 선어 평균 시세를 kg당 5만~5만 5000원으로 잡으면 인터넷 판매가인 5만 9900원은 시장 가격보다 약간 비싼 편에 속한다.
인터넷에서 산 킹크랩 모습. / 유튜브 '입질의추억TV jiminTV'
하지만 수산시장에 직접 방문하는 데 드는 시간, 교통비, 유류비와 배송비 무료 혜택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하면 인터넷 구매 역시 나쁘지 않은 선택지다. 특히 속초 등 주요 관광지 식당에서 kg당 12만~13만 원에 판매되는 가격과 비교하면 인터넷 가격은 확실한 반값이 맞다. 다만 시장 가격이 일시적으로 폭락하는 시기에는 체감 가성비가 다소 줄어들 수 있다는 변수가 존재한다.
인터넷에서 살 때 손해 안 보려면 이것만 확인하자
실패 없이 인터넷으로 킹크랩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판매처의 리뷰를 최소 10개 이상 확인하고, 상세 페이지에서 몇 가지 핵심 정보를 반드시 검증해야 한다. 김지민은 중량 엄선 방식, 죽기 직전 움직임이 있던 '꼬물이' 여부, 정확한 품종(레드/블루/브라운) 구분, 중량 손실률 고지, 절지(다리 유실) 여부 및 살 수율 보장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조건 중 두 가지 이상이 불분명하거나 누락됐다면 해당 판매처는 피하는 것이 안전하다.
인터넷에서 산 킹크랩을 요리한 모습. / 유튜브 '입질의추억TV jiminTV'
자숙된 킹크랩을 따뜻하게 데워 먹을 때 찜통에 다시 찌면 살이 마르고 퍽퍽해질 수 있다. 이를 방지하려면 냄비에 물을 자박하게(킹크랩이 완전히 잠기지 않고 3분의 1에서 절반 정도만 잠기도록) 부은 뒤, 등딱지가 아래로 가도록 두고 센 불에 3~5분간 끓여내면 촉촉한 식감을 살릴 수 있다. 에어프라이어를 활용해 버터, 다진 마늘, 소금, 설탕, 후추, 아카시아 꿀, 파슬리를 섞은 소스를 바르고 200도에서 8분간 구워내면 훌륭한 버터구이가 완성된다. 남은 게살과 내장은 볶음밥이나 중식 스타일의 게살 요리로 활용할 수 있다.
김지민은 "직접 이동하기 어렵고 시간이 부족한 상황에서 집들이 대접용 음식을 간편하게 준비해야 한다면 재구매할 의사가 있다"고 전했다. 더불어 소비자가 저울치기나 흥정에 대한 불안감 없이 안심하고 수산물을 소비할 수 있도록, 판매 업체들이 약속된 살 수율 보장과 중량 기준을 정직하게 준수해 주기를 바란다는 당부의 메시지를 남겼다.
바다의 제왕 킹크랩, 일반 게와 무엇이 다르고 왜 특별할까
수산시장에서 가장 압도적인 크기와 비주얼을 자랑하는 킹크랩은 바다의 제왕이라는 별칭에 걸맞게 최고의 대접을 받는 수산물이다. 쫄깃한 식감과 달콤하면서도 진한 풍미로 미식가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지만 정작 이 거대한 생명체가 생물학적으로 어떤 특징을 가졌고 일반 게와 무엇이 다른지 아는 소비자는 많지 않다.
생물학계에 따르면 킹크랩은 우리가 흔히 아는 대게, 꽃게와 같은 진짜 게 무리에 속하지 않는다. 대게나 꽃게는 십각목 단미아목에 속하는 진짜 게인 반면 킹크랩은 집게목 석판게과에 속한다. 즉, 생물학 분류상으로는 꽃게보다 소라 껍데기를 집 삼아 사는 집게에 더 가까운 친척이다.
이러한 계통학적 차이는 외형에서 극명하게 나타난다. 일반 게는 집게다리를 포함해 총 10개의 다리가 겉으로 드러나 있다. 반면 킹크랩은 겉보기에 다리가 8개처럼 보인다. 집게다리 한 쌍과 걷는 다리 세 쌍만 보이기 때문이다. 나머지 마지막 다섯 번째 다리 한 쌍은 퇴화해 크기가 매우 작아졌으며 아가미 옆에 숨겨져 있어 평소에는 보이지 않는다. 이 작은 다리는 아가미를 청소하거나 몸을 다듬는 용도로 사용된다. 또한 배가 비대칭적으로 접혀 있는 구조 역시 집게류의 흔적을 보여주는 결정적인 증거다.
서식지 또한 독특하다. 킹크랩은 북태평양, 베링해, 오호츠크해 등 수온이 매우 낮은 한대 해역의 수심 200~800m 깊은 바다에 서식한다. 차갑고 깊은 바다에서 천천히 성장하기 때문에 몸집이 거대해지며, 단단한 껍질과 가시로 무장해 포식자로부터 몸을 보호한다.
킹크랩(왼)과 일반 게(오).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그렇다면 일반 게와 비교했을 때 맛과 식감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꽃게나 대게는 부드럽고 섬세한 단맛이 특징이며 살결이 얇게 찢어지는 편이다. 이와 달리 킹크랩은 바닷가재에 가까울 정도로 살이 단단하고 쫄깃해 씹는 맛이 강하다. 한 입 가득 채워지는 두툼한 살집과 씹을수록 배어 나오는 묵직한 감칠맛은 킹크랩만의 독보적인 매력이다. 특히 다리뿐 아니라 몸통 곳곳에도 살이 가득 차 있어 한 마리만으로도 풍성한 포만감을 선사한다.
국내에 유통되는 킹크랩은 주로 러시아나 노르웨이 등지에서 수입되며 껍질 색상과 형태에 따라 레드, 블루, 브라운으로 분류된다. 레드는 가장 대중적이면서 단맛과 수율이 가장 뛰어나 최고급으로 평가받으며, 봄과 여름철에 수입량이 많은 블루는 생물일 때 푸른 빛을 띠고 쫄깃한 식감이 강하다. 브라운은 황갈색을 띠며 상대적으로 수심이 아주 깊은 곳에 살아 희소하지만 다른 품종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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