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 3일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우세가 전반적으로 유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 직전 발표된 일부 조사에서는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오차범위 내까지 추격하며 접전 양상도 나타났다. 정 후보 측은 적극 투표층 우위를 바탕으로 우세를 자신하는 반면, 오 후보 측은 보수층 결집에 따른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변곡점① 李대통령 '공개 칭찬' → 정원오 부상
선거 흐름의 첫 번째 변곡점으로는 지난해 12월 8일 이재명 대통령이 X(옛 트위터)를 통해 당시 정원오 성동구청장을 공개 칭찬한 점이 꼽힌다. 정 후보는 성동구청장 3선을 지내며 '일 잘하는 행정가' 이미지를 구축해 서울시장 여권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었지만, 전국적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높지 않은 편이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언급 이후 당내에서는 정 후보가 이른바 '명심(明心)'이 실린 후보라는 해석이 나오면서 존재감이 급부상했다. 정 후보 캠프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 대통령의 SNS 언급은 정 후보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 분명한 효과가 있었다"며 "엄청난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오 후보 캠프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정 후보를 띄우면서 추이가 그렇게 됐던 건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 대통령의 언급 직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는 정 후보가 오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는 결과가 잇따라 나왔다. 리서치뷰가 KPI뉴스 의뢰로 지난해 12월 12~13일 서울시 거주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ARS 조사에서 정 후보는 45.2%, 오 후보는 38.1%를 기록해 7.1%p 차를 보였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같은 달 26~27일 실시한 ARS 조사에서도 정 후보 49.0%, 오 후보 37.2%로 격차가 11.8%p에 달했다.
다만 전화면접 조사에서는 접전 양상이 나타났다. 중앙일보가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해 지난해 12월 28~30일 서울 거주 만 18세 이상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가상 양자대결 기준 오 후보 37%, 정 후보 34%로 오차범위(±3.5%p) 내 접전이었다.
변곡점② 이재명 고공 지지율 + 국민의힘 내홍 → 정원오 독주
지난해 말부터 지난 4월까지는 이재명 대통령의 높은 국정 지지율과 국민의힘 내홍이 맞물린 시기였다. 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60%대를 유지하는 동안 국민의힘은 한동훈 전 대표 제명, 친한계로 분류되는 김종혁 전 최고위원·배현진 의원 징계, 장동혁 대표 사퇴 요구 등을 둘러싼 당내 충돌이 이어지며 내홍을 겪었다. 이에 국민의힘 지지율은 한때 10%대 중반까지 떨어지며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에 오 후보는 현직 시장 프리미엄을 충분히 살리지 못한 채 정 후보와의 격차가 벌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 여론조사에서도 정 후보 우세 흐름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조원씨앤아이가 스트레이트뉴스 의뢰로 1월 24~25일 실시한 ARS 조사에서는 정 구청장 50.5%, 오 시장 40.3%로 격차가 10.2%p였다. 이어 2월 7~8일 실시한 조사에서는 정 구청장 47.5%, 오 시장 33.3%로 격차가 14.2%p까지 벌어졌다. 같은 기관이 2월 28일~3월 1일 실시한 조사에서는 정 후보 55.8%, 오 후보 32.4%를 기록하며 격차가 23.4%p까지 확대됐다. 한국갤럽이 세계일보 의뢰로 4월 7~11일 실시한 조사(전화면접)에서도 정 후보는 52%, 오 후보는 37%를 기록하며 15%p 차 우세를 보였다.
오 후보 캠프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당 지도부가 강성 보수층과 궤를 같이하다 보니 결과적으로 후보에게도 영향이 있었다"며 "서울만 놓고 보면 당 지지도는 여전히 민주당에 비해 많이 밀린다. 당내 갈등의 영향 역시 지금까지 없을 수 없다"고 말했다.
변곡점③ 보수 결집 → 오세훈 추격…GTX 안전 이슈 → 정원오 우세
서울시장 선거 특성상 선거 막판 보수층 결집이 이뤄지면서 오 후보가 추격세를 보였다. 그러나 지난 15일 GTX-A 삼성역 구간 공사에서 철근 누락 시공 오류가 밝혀지면서 정 후보 우세 흐름은 유지되고 있다.
뉴스1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9~10일 서울 거주 성인 8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전화면접)에서는 정 후보 46%, 오 후보 38%로 격차가 8%p까지 줄었다. 코리아리서치가 MBC 의뢰로 지난 26~27일 서울 거주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전화면접)에서는 정 후보 41%, 오 후보 37%로 나타났다. 엠브레인퍼블릭이 문화일보 의뢰로 같은 기간 서울 거주 만 18세 이상 8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전화면접)에서는 정 후보와 오 후보가 각각 39%로 동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조사에 따라서는 여전히 정 후보 우세가 뚜렷하게 확인되기도 했다. 리서치앤리서치가 동아일보 의뢰로 24~26일 서울 거주 만 18세 이상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전화면접)에서는 정 후보가 49.6%를 기록해 오 후보(36.4%)를 13.2%p 차로 앞섰다. 적극 투표층에서는 정 후보 54.0%, 오 후보 35.5%로 격차가 18.5%p까지 벌어졌다.
鄭 측 "골든크로스 없어…우세 유지" 吳 측 "상승세…2~3%p 박빙 승부"
정 후보 캠프는 예상보다 보수층 결집 속도가 더디다고 보고 있다. 캠프 관계자는 "서울 선거는 늘 박빙이어서 한 달 전쯤부터 5%p 안팎 접전 양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는데, 오히려 격차가 좁혀지는 속도가 빠르지 않았다"며 "삼성역 GTX 철근 누락 문제 등 오 후보에게 불리한 안전 이슈가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거 막판 격차가 다소 좁혀지더라도 순위 자체가 뒤집히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인 진성준 의원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선거가 가까워지면서 지지층이 자연스럽게 결집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골든크로스가 나타난 적은 없다. 기본적으로는 정 후보 우세 흐름이 뒤집히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캠프는 선거 막판에는 결국 5%p 안팎의 총결집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승부는 적극 투표층이 얼마나 실제 투표장으로 향하느냐에 달렸다고 판단한다. 캠프 내부에서는 최근 적극 투표층에서 정 후보가 5~10%p가량 앞서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반면 오 후보 측은 최근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다며 오차범위 내 접전을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캠프 관계자는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양 진영 지지층이 결집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결국 2~3%p 차이의 박빙 승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방선거가 투표율이 많이 낮아서 어느 지지층이 많이 나오느냐가 상당히 중요하다"며 "전날 이 대통령이 기표소에 나온 이슈나 투표 당일 서울시를 압수수색한 것들이 오히려 보수층을 더 결집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대통령은 전날 삼청동 주민센터 관외투표소에서 사전투표를 하던 중 기표소를 나와 "동그라미표가 완전하지 않고, 반만 찍히면 괜찮냐. 무효가 되지 않냐"고 물었고, 선관위원이 무효표가 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답하자 다시 들어가 투표를 마쳤다. 같은 날 경찰은 지난 26일 3명이 숨지고 3명이 부상한 서울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와 관련해 철거 공사를 발주한 서울시 산하 서울도시기반시설본부, 시공사와 하청업체, 공사 현장 사무실 등 7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또 다른 오 후보 캠프 관계자는 "동률 조사와 격차가 큰 조사가 함께 나오고 있지만 일관된 것은 오 후보의 상승이 꾸준히 이어지고 정 후보는 하락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론조사 편차가 큰 경우) 보수층 응답률 분석에 있어서 샤이 유권자(자신의 정치적 의사를 적극적으로 드러내지 않는)의 침묵의 나선이론 현상이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폴리뉴스 김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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