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이유진’이라는 이름은 드물지 않다. 영어권에서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이름이기도 하다. 그만큼 ‘유진’이라는 이름을 생각하면 여러 인물이 연상된다는 의미다.
삼청동에도 이유진이 있다. 청와대 비서관으로 근무하고 있다. 이재명 정부의 기후정책 철학을 몸소 ‘현실화’하고 있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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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유진 청와대 기후에너지환경비서관은 시민사회와 에너지 분야에서 꽤 알려진 인물이다. 그의 내정 소식이 알려졌던 지난해 6월 기사를 보면, 그는 1999년 녹색연합 활동가로 환경운동을 시작했다.
이런 전문성을 인정 받아 기후위기와 에너지 전환 분야에서 정부에 조언하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 때는 정세균 국무총리의 그린뉴딜 특별보좌관을 맡았고, 2050탄소중립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했다. ‘그 분야에서 일 잘하는 사람을 뽑아오겠다’는 청와대의 인사 기조와도 맞닿아 있는 인선이다.
참, 기후에너지환경비서관이라는 직제 자체가 생소한 분도 계실 것 같다. 이전 정부에서도 비슷한 업무를 관장한 조직은 있었겠지만, ‘에너지’라는 단어가 붙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단순히 탄소배출량을 줄인다는 개념을 넘어 풍력·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와 결합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겠다는 ‘에너지고속도로’ 구상을 현실화하는 자리다.
민간 전문가로 청와대에 영입된 그가 ‘비서관’으로서 공식적인 본인의 생각을 밝힌 적은 거의 없다. 비서관이라는 직책이 청와대 내부에서 중용받는 자리이지만, 대외적인 책임자는 수석인 이유가 크다. 공식 석상에 모습을 보인 것도 하정우 전 AI미래기획수석 브리핑 때 정도였다.
그래도 그가 시민사회에 있으면서 남긴 여러 칼럼과 인터뷰를 보면 그의 생각을 대충이나마 짐작할 수 있다. 물론 시민사회에 있을 때와 ‘어공’(어쩌다 공무원)을 하고 있는 지금과는 좀 달라졌을 수도 있다.
우선은 2024년 총선 직전에 있었던 ‘그리니엄’ 인터뷰에서 찾아볼 수 있다. 기후테크 미디어 플랫폼인 그리니엄에서 이 비서관은 당시 녹색전환연구소장 자격으로 ‘기후 유권자’라는 개념을 내세웠다. 기후 정책 입안이 되기 위해서는 시민사회 뿐만 아니라 유권자가 보이는 ‘투표의 힘’이 절실하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어쩌면 앞으로 있을 그의 행보를 짐작케 하는 부분이다.
이때는 ‘녹색의제’가 과감하게 펼쳐진 때였다. 정의당이 녹색당과 선거연합을 꾸리는 등 기후위기 아젠다를 국회로 올리려고 했다. 시민사회 등의지원사격도 받았지만 정의당과 녹색당은 ‘원내 0’석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여야 했다.
기후비서관 선임을 얼마 남기지 않았던 2025년 5월 10일 기고문에서는 ‘다급함’이 엿보인다. 그는 피렌체의 식탁에 쓴 글을 통해 기후경제부 신설을 주장했다. 환경부 주도의 기후정책이 한계에 이르렀다고 봤기 때문이다. 당시 그는 차기 정부가 온실가스 40%, 메탄 30% 감축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보다 앞서 있었던 2025년 1월 플래닛03 인터뷰에서는 2025년 대통령선거와 2026년 지방선거에서도 기후정책이 주요 의제로 자리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가 몸담았던 녹색전환연구소에서도 기후시민팀 등을 신설하고 기후정치와 정책 지원에 박차를 가한다고 전했다.
다만 비서관으로 일하는 지금, 그의 생각이 궁금하다. 평소에는 관심을 받다가도 선거 때마다 사라지는 기후정책의 현실을 그는 어떻게 보고 있을까. 힘겹게 밀어 올려도 늘 제자리로 돌아가는 ‘시시포스의 돌’처럼 느끼고 있지는 않을까. 한때 상급자였지만 지금은 부산 북갑 보궐선거를 치르는 하정우 전 AI수석과는 또 다른 ‘(정치) 비애’를 느끼고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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