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사령탑 홍명보 감독이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의 갑작스러운 사의 표명 소식에 당황했다고 밝혔다.
다만 홍 감독은 소식을 접한 직후 대표팀은 그동안 해왔던 대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준비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이야기했다.
정 회장은 29일 성명서를 통해 북중미 월드컵 이후 축구협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정 회장은 "이번 월드컵 이후 축구협회장 자리에서 물러나고자 한다"며 "대표팀이 본선에서 성과를 내도록 지원하는 것이 협회장으로서 마지막 소임이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해 2월 85.6%의 지지율로 4선에 성공한 정 회장의 이와 같은 결정은 대표팀에 대한 축구 팬들의 전폭적인 지지와 응원을 간곡히 당부하기 위해 이뤄졌다"며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한 중장기적 비전 수립과 이행에 매진해야 할 협회가 현재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숙고 끝에 결정했다"고 했다.
홍 감독은 정 회장이 사의 표명 의사가 담긴 성명서를 발표하기 약 2시간 전 인터넷 화상회의 방식으로 정 회장의 거취에 대해 통보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홍 감독이 소식을 접한 것은 현지시간으로 오후 8시 30분경, 정 회장의 성명서가 공개되기 약 2시간 전이었다.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생긴 돌발 변수에도 불구하고 홍 감독은 지금까지 준비했던 대로 대회 준비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30일(한국시간) 연합뉴스에 따르면 홍 감독은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 인근 헤리먼의 사전캠프 훈련자에서 정 회장의 사의 표명 소식과 관련해 "어제 갑작스럽게 소식이 전해져서 조금 당황스러웠다"며 "그동안 해왔던 식으로 저희 역할들을 앞으로 다할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 감독은 또 "선수단은 선수단끼리 따로 시간을 갖고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일들과 자신들의 역할에 대해 명확하게 이야기를 했다"며 선수단도 이번 사안과 관련해 따로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선수단 분위기에 대해서는 "(분위기는)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며 "오늘도 그동안 우리가 해왔던 식으로 차분하게 준비해 나가는 모습이 보인다. 크게 동요된다고 느끼지는 못했다"고 설명했다.
월드컵 개막 직전 대표팀 지원 업무를 최종적으로 책임지는 축구협회장이 사의를 밝히는 것은 초유의 일이다.
지난 2013년 조중연 전 회장의 뒤를 이어 대한축구협회장에 취임한 정 회장은 2017년과 2021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축구협회장 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2017년과 2021년 선거는 단독 출마했고, 지난해에는 허정무 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과 신문선 명지대학교 교수를 압도적인 표차로 제치고 4선에 성공했다.
그러나 정 회장과 대한축구협회에 대한 여론은 좋지 않았다.
특히 지난 2024년 홍 감독을 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하는 과정에서 공개된 행정 난맥상은 대한축구협회와 정 회장에 대한 팬들의 신뢰를 크게 떨어뜨렸다.
싸늘한 여론은 흥행 참패로 이어졌다.
지난해 10월과 11월 국내에서 열린 네 차례 평가전 중 브라질과의 친선경기를 제외한 세 경기에서 서울월드컵경기장 관중석이 절반 가까이 비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또한 문화체육관광부가 같은 해 11월 대한축구협회 감사 결과를 발표, 정 회장과 협회 주요 인사들에 대해 자격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요구한 것에 대해 대한축구협회가 문체부의 처분에 불복하고 집행정지를 신청했다가 지난달 23일 본안 소송 1심에서 패하며 상황이 심각해졌다.
대한축구협회는 이달 초 이사회를 열어 항소하기로 의결했지만, 정 회장은 결국 월드컵 직전 회장직을 내려놓기로 결정했다.
월드컵 직전 정 회장의 사임 의사 표명은 홍명보호에도 악재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홍명보호는 지난 18일 솔트레이크시티에 입성해 조별리그가 열리는 고지대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훈련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엑스포츠뉴스DB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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