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하나로 자신의 건강정보를 확인하고 병원진료기록을 조회하는 본격적인 ‘디지털 헬스케어’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하지만 주무부처인 복지부 산하기관의 공공앱 체계는 심각한 혼란과 비효율의 늪에 빠져있습니다. 현 정부는 디지털 헬스케어산업 육성을 핵심국정과제로 천명했는데 정작 현장에서는 기관 중심의 행정편의주의로 인해 공공복지앱들이 우후죽순 난립하면서 중복개발과 낮은 활용률, 높은 유지보수비용 등으로 국민 혈세가 새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에 헬스경향은 공공복지앱 난립 실태와 예산낭비 문제를 짚고 국민 중심의 ‘원앱’ 통합플랫폼의 필요성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편집자 주>
■목차
①기관 중심 ‘혈세 낭비’... 국민 중심 ‘원앱’ 원해요
②[인터뷰] 임도빈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③공공복지앱 해외사례
④[직접 써보니]
“겹치는 기능이 너무 많고 접속하기 꽤나 번거로운데.”
복지부의 ‘나의건강기록’, 건보공단의 ‘건강보험25시’, 심평원의 ‘건강e음’ 등 공공복지앱을 직접 사용해 본 본지 기자 5인의 평가는 거의 일치했다. 세대는 달라도 중복되는 메뉴가 많고 로그인 절차가 지나치게 복잡하다는 것. 단 개인별로 유용성에 대한 평가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5인 5색 기자들의 앱 사용기를 정리했다.
■할머니와 함께 사는 20대 기자
할머니를 모시고 있어 장기요양신청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건강보험25시’ 앱이 가장 유용했다. 최근 도입된 통합돌봄서비스의 시행기관과 세부서비스까지 한눈에 볼 수 있어 편리했다. 단 평범한 젊은층이 매력을 느낄 만한 대중적 요소는 부족하다는 느낌이었다. 특히 앱을 켤 때마다 반복되는 로그인 과정은 몹시 번거로웠다. 디지털에 익숙한 20대가 이렇게 느낄 정도라면 중장년층 이상에겐 벽이 너무 높은 듯했다.
■헬스, 러닝 등 운동마니아 30대 기자
평소 헬스, 러닝 등 운동으로 건강을 관리하는 터라 혈압, 혈당, 활동량 등을 기록할 수 있는 ‘나의건강기록’ 앱이 가장 유용했다. 또 최근 처방약이 많았는데 복약관리 메뉴를 통해 약의 상세정보를 확인하고 복약알람을 설정할 수 있어 잊지 않고 복용할 수 있었다. 단 ‘건강e음’ 앱과 겹치는 기능이 많아 두 앱을 통합하는 것이 더욱 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올 초 종합건강검진 받은 30대 팀장
나의건강기록 앱 안에 ‘검진이력’ 메뉴가 있다는 정보를 듣고 다운받았다. 올 초 종합건강검진을 받았는데 6개월이 지나니 병원에서 문자로 보내준 검진결과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해당 메뉴에서는 국가검진결과만 확인할 수 있어 김이 빠졌다. 장기적인 보관 차원에서 종합건강검진결과까지 확인할 수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그래도 수확은 있었다. 앱 안의 ‘예방접종이력’ 메뉴를 통해 총 3번 맞아야 하는 자궁경부암백신을 1번밖에 안 맞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 여러 번 맞아야 하는 백신은 이 메뉴가 큰 도움이 될 것 같았다.
■두 자녀 키우는 워킹맘 40대 기자
두 자녀 모두 성장기이다 보니 평소 앱을 잘 활용하고 있다. 특히 ‘건강보험25시’ 앱을 유용하게 써왔다. 유치원이나 학교에 서류를 급히 제출해야 할 때가 있는데 그때마다 건보공단 사이트를 들어가지 않아도 앱에서 바로 발급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나의건강기록’ 앱은 이번에 처음 이용해 봤는데 아이들의 예방접종이력도 확인할 수 있어 만족스러웠다. 또 투약정보 메뉴를 통해 약 복용법과 부작용까지 상세하게 안내받을 수 있어 한결 안심이 됐다. 단 자녀 정보를 확인하기까지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한다는 점, 앱 속도가 느리고 오류가 자주 발생한다는 점은 아쉬웠다.
■유아 키우는 워킹대디 40대 기자
막 생후 19개월이 지난 아이가 있어 자녀의 예방접종이력을 확인할 수 있는 ‘나의건강기록’ 앱을 자주 썼다. ‘건강e음’ 앱은 메뉴만 봐도 어떤 기능인지 알 수 있게 직관적으로 구성돼 보기 편했지만 멈춤현상이 심했고 주민번호 입력 후 추가인증을 요구하는 등 로그인 절차가매우 번거로웠다. 또 아이가 어리다 보니 야간·휴일에 문 연 의료기관을 찾을 때가 많은데 나의건강기록·건강e음 앱 모두 이 메뉴가 있어 반가웠다. 하지만 눈에 잘 띄지는 않았다. 문 연 응급실과 의료기관 확인이 주목적이라면 복지부의 ‘응급의료정보제공’ 앱을 이용하는 것이 편리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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