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사내대출의 힘"… 집값 주도하는 대기업 직원들 [손바닥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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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급·사내대출의 힘"… 집값 주도하는 대기업 직원들 [손바닥부동산]

이데일리 2026-05-30 08:00:0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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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 최근 수도권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키워드는 단연 ‘셔세권’이다. 과거에는 지하철 역세권 여부가 집값을 결정했다면, 최근에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대기업 셔틀버스 노선 접근성이 새로운 프리미엄으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동탄·수지·기흥 등 주요 셔세권 단지들은 경기 평균을 크게 웃도는 상승세를 보이며 시장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다.

동탄의 아파트 단지 모습(사진=뉴스1)


실제 수치도 강하다. 5월 4주 기준 경기지역 아파트 주간 매매가격 변동률은 0.09% 수준이지만, 삼성전자 셔틀 노선이 집중된 화성 동탄구는 0.49% 상승했다. 경기 평균 상승률의 5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청계동·반송동 등 삼성전자 출퇴근이 편리한 신축 대단지를 중심으로 강한 매수세가 이어지는 분위기다.

용인 역시 흐름이 좋다. 용인시 전체 상승률은 0.20% 수준이지만 SK하이닉스 및 삼성전자 접근성이 뛰어난 기흥구는 0.27%, 수지구는 0.18% 상승했다. 특히 수지는 단순한 직주근접을 넘어 학군·생활인프라·브랜드 신축 선호까지 결합되며 사실상 고소득 전문직의 배후 주거지 역할을 하고 있다.

2026년 주간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변동률 누계 (그래픽=도시와경제)


흥미로운 점은 정작 삼성전자 평택캠퍼스가 있는 평택과 SK하이닉스 본진이 위치한 이천은 기대만큼 강하지 않다는 점이다. 이천시 아파트 매매가격은 -0.22%, 전세가격 역시 -0.13%를 기록하며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평택 역시 삼성전자 대규모 투자에도 불구하고 일부 지역은 공급 부담과 미분양 우려가 이어지며 상승 탄력이 제한되는 모습이다.

하지만 이를 단순히 안 오른다라고 해석하기는 어렵다. 현재 평택과 이천은 공급 부담과 정주 여건 한계라는 단기 악재를 안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상승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평가를 할 수 있다.

평택은 삼성전자 반도체 투자 확대와 함께 첨단산업 생태계가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 GTX 연계 가능성, KTX·SRT 접근성, 고덕신도시 인프라 확충 등이 현실화될 경우 현재의 공급 부담은 상당 부분 흡수될 가능성이 있다. 이천 역시 SK하이닉스의 투자 확대와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이 이어질 경우 직주근접 수요가 다시 강화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결국 산업도시의 집값은 단순히 산업단지 존재 여부보다 도시 기능과 정주 인프라의 향상 여부가 핵심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시장에서는 또 하나의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바로 대기업 성과급과 사내대출이 특정 지역 부동산 시장을 자극하는 현상이다. 삼성전자뿐 아니라 카카오, 현대자동차 등 주요 대기업들도 성과급 규모와 노사협상 결과에 따라 시장 유동성에 상당한 영향을 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처럼 수억 원 규모의 사내대출이 가능한 구조에서는 일반 금융권 대출 규제를 상당 부분 우회하는 효과가 나타난다. 최근 DSR 규제와 대출 총량 제한으로 일반 실수요자의 자금 조달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지만, 대기업 임직원들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소득과 낮은 금리의 사내대출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주택 매수 양극화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일반 실수요자들은 금리 부담과 대출 제한으로 주택 구입 자체가 어려워지고 있지만, 고소득 대기업 임직원들은 성과급과 사내대출을 활용해 핵심지 신축 매수를 이어갈 수 있다. 결국 같은 시장 안에서도 ‘살 수 있는 사람’과 ‘접근조차 어려운 사람’의 격차가 커지는 구조다.

더욱 중요한 부분은 이러한 유동성의 최종 종착지다. 동탄·수지 같은 셔세권은 1차 목적지가 될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 자산이 축적되면 결국 강남·송파·분당 같은 동남권 상급지로 이동하는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실제 서울 송파구와 성남 분당구는 여전히 견조한 상승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고소득 전문직과 대기업 임직원들의 자금은 결국 자산가치 방어력이 높은 지역으로 유입되는 특징이 있다. 특히 성과급과 사내대출 등을 활용해 미래 가치가 높은 핵심지 부동산을 선점할 경우 시간이 갈수록 자산 격차는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즉 처음에는 직주근접을 위해 동탄이나 수지 등에 진입하더라도, 이후에는 잠실·반포·압구정·대치 같은 서울 핵심지로 갈아타기를 시도하는 흐름이 나타난다. 최근처럼 공급 부족 우려와 재건축 기대감이 겹치는 시기에는 핵심지 희소성이 더욱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

셔세권 열풍은 시장 전체로 확산될 가능성에 대해선 주의해야 한다. 오히려 특정 신축·특정 지역 중심의 핀셋 상승 가능성이 높다.

현재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0.06% 수준에 불과하고 지방은 -0.01%로 여전히 침체 흐름이다. 5대 광역시(-0.02%), 세종(-0.04%) 등 대부분 지역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 즉 시장 전체에 유동성이 광범위하게 퍼지는 장세는 아니라는 의미다.

결국 셔세권의 본질은 고소득 유효수요다. 대기업 셔틀버스 접근성이 뛰어나고, 학군과 생활인프라, 브랜드 신축까지 갖춘 일부 단지에만 자금이 집중된다. 반면 구축 단지나 비선호 지역까지 온기가 퍼지기는 쉽지 않다.

향후 부동산 시장은 역세권 시대에서 고소득 전문직의 자금 조달 능력이 집값을 결정하는 방향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 과거에는 지하철이 집값을 움직였다면, 이제는 대기업 셔틀버스와 성과급, 사내대출이 시장의 흐름을 바꾸는 시대가 되고 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사진=도시와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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